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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18. 2024

제주도 첫 한달살기 후기 및 비용

제주 남쪽에서 총 40일을 지낸 후, 제주의 동쪽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전, 겨울옷 네 벌과 운동화 한 켤레를 버렸지만 한 달 새 짐이 더 늘어 SUV 트렁크와 뒷자리가 짐으로 꽉 찼다. 특별히 산 것도 없는데 짐이 자가증식을 하는 걸까 고개를 갸웃거렸다.


1시간을 달려 성산읍에 도착했다.

새 숙소에 짐을 풀고 냉장고를 채운 다음, 제주에서의 첫 한달살기 정산에 들어갔다.

제주 남쪽에서 지냈던 40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 제주 남쪽에서의 40일 후기 ☆

    

- 기간 : 2.23~4.2

- 장소 :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동

- 만족도 ★★★★★


1. 좋았던 점 


지난번 글에 썼던 것처럼 건강이 나아진 것이다. 평소 건강 아쉬움이 큰 사람이라 그것만으로 떠남의 이유는 충분했다. 환경에 우리 몸이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서울에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생활을 누리면서 눈앞은 바다고, 고개 돌리면 한라산이 있어 길 나설 때마다 감탄을 내뱉었다.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덜한 공기에도 감사했다. 한산한 도로와 여유로운 주차공간도 감동적이었다.

      

2. 아쉬웠던 점 


우리 부부의 유일한 사치이자 공동의 취미가 공연 감상인데,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다. 서울에 살 때, 한 달에 한 번은 뮤지컬 공연이나 음악회를 찾아 귀 호강을 했다. 공연 보기 일주일은 공연 관련 역사적 사실 등을 남편과 함께 찾아 공부하고 돌아와 일주일은 같은 노래를 부른 여러 뮤지션의 퍼포먼스를 보며 각자 최애 버전을 찾았다. 한 달 중 2주의 행복이었는데, 그 부분을 채울 수 없었다.(물론, 있는데 내가 못 찾았을지도 모른다)     


3. 추천 spot


- 웃물교 벚꽃길

내년 3월 말, 4월 초에 제주에 온다면 꼭 가보시라 추천한다. (내비에 '서귀포시 서흥동 웃물교'라고 찍으세요) 내 인생 최고의 벚꽃이었다. 그동안 사람 반, 꽃 반인 벚꽃놀이에 익숙했는데, 이곳은 한적하여 오로지 꽃에 집중한 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내가 상상하는, 천국으로 가는 길 같았다
유채꽃과 벚꽃의 조합은 처음이다

 - 서귀포 치유의 숲     

숲은 평화롭고 신비하다.

제주의 숲은 서울에서 못 보던 나무가 많아 이국적이고, 3월 초였지만 울창하고 풍성했다.

나무 리클라이너(?)가 곳곳에 있어 쉬어 가기 좋다. 누워보면 의외로 굉장히 편하다.


 - 범섬뷰 법환동바다

지난번 글에서도 소개했던, 숙소에서 가까워 자주 갔던 곳.

정차해 두고 핫초코 홀짝이며 음악 듣고 있으면 "내가 이런 호사를 다 누리네" 싶어 입꼬리가 올라갔다.

  

"우리 자리"라 명명한 곳에서 자주 물멍시간을 보냈다


 - 외돌개와 쇠소깍 산책도 추천한다.             


4. 40일 비용


2인 총비용 : 4,286,146원

* 제주로의 이동비 제외, 현지에서 쓴 비용


- 고정비 : 약 40만 원(보험료 등)

- 주거비 : 1,292,000원(공과금 포함)

- 변동비 : 약 260만 원(식비, 쇼핑, 마사지 4회, 통신교통비 등등 total)


국내 한달살기 예산을 월 400(주거비 150, 생활비&고정비 250)으로 잡았는데 가성비 숙소에 머물러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한 끼는 외식, 두 끼는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외식이 잦아 훨씬 더 썼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     


5. 한달살기 첫 달의 깨달음 세 가지


 - 한달살기에 옷은 많이 필요하지 않더라~

옷 갈아입으며 사진 찍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계절별로 실내, 실외복 각각 2벌씩이면 되겠다.


- 제주에서 코트는 필요 없더라~

패딩 입다가 바로 봄 외투로 넘어가 이사 준비하며 코트를 버렸다. 아깝지만 부담스러운 짐이라 안녕하기로.


- 국내 한달살기, 차는 필수더라~

처음엔 제주에서 필요한 날만 차를 렌트하려 했는데 그랬으면 짐과의 전쟁이 되어 너무 힘들었을 거다.





첫 여행지가 썩 마음에 들었다.

부동산 사이트에서 서귀포 강정동, 법환동, 서호동 쪽 집도 찾아보고, 찜해 둔 오피스텔로 임장(?)을 다녀올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서 우리 부부가 살아갈 지역을 넓혀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4월의 집은 마트 등 편의 시설이 차로 10분 남짓한 거리라 불편함이 있다. 반면, 바닷가 작은 마을이라 인적이 드문 만큼 주변이 조용하고, 숙소 침대 옆 세로창은 돌담과 바다를 안고 있어 볼 때마다 행복감을 선사한다.

집 앞 바닷가 길 따라 산책하며 이곳과도 어서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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