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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남 Apr 16. 2024

일 년에 고작 15권(7/15)

제7권-차민수 TEXAS HOLD'EM

스스로를 전략적인 사람이라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반복해 왔음을 인정했다. 그래서 감정의 노예에서 벗어나고자 포커책을 샀다.


애초에 포커를 알지도 못한다. 다만, 사람을 상대하며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승리의 확률을 가늠해 승부를 하는 세계임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사고 관점을 이쪽 관점으로 옮겨놓기 위해서였다.



차민수 - 텍사스홀덤을 읽으며 나는 임기응변식으로 살아온 모습을 인정해야만 했다. 학창 시절 이과를 선택해 수학을 하면서도, 유독 확률과 통계를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수학적 생각보다 기계적으로 많은 문제를 풀어버렸던 과거였다.


사람을 상대하기 위한 행동반응에는 두 눈에 호기심이 타오르며 세상을 읽어나갔다. 그러나 카드카운팅이라는 확률에 다다르자 나는 머릿속이 어지럽기 시작했다. 글자를 읽어나가는 속도가 더뎌진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듯 눈으로 읽은 후엔 사라져 간다.


어렸을 적부터 암기과목은 영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런 거니까 그냥 해!”라고 하는 모든 것들이 싫었다.


나는 숲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녔다. 다만 숲이 되려면 나무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못 참았다. 그저 나무를 사 오고 싶었을 뿐이다. 나무를 하나하나 쌓아나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말이다.


내가 나로 태어났지만 내 주변은 늘 가득 차있었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줄 알기에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다. 기회는 기다림을 요구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기다리는 게 싫었다.


‘기다림’을 스스로에게 배우지 못하게 한 지금, 나는 아주 힘든 시간을 몸으로 겪으며 보내고 있다.


어떤 기다림을 할 수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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