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계절산타 Jul 20. 2016

기업사회공헌의 6가지 선택지

필립 코틀러의 CSR 마케팅

기업사회공헌 활동에는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요? 선택지를 유형화(類型化)한다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유형화는 말 그대로 공통되는 특성에 따라 몇 개의 전형적인 틀로 묶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몇 개의 틀로 묶다 보니 개별적이고 고유한 특성이 꼼꼼하게 반영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형화의 장점도 있습니다. 복잡한 현상이 단순하게 정리되고 명쾌해지고, 첫 시작을 좀 편하게 해 주는 면이 있습니다.




마케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입니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기업사회공헌에 관한 책도 발간 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에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습니다.



원저인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 Doing the Most Good for Your Company and Your Cause(2005)'을 번역한 것인데, 2006년에는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2007년에 "필립 코틀러의 CSR 마케팅"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내용은 같고 표지와 제목이 바뀐 겁니다. 제 생각에는 2007년 제목이 더 잘 어울립니다. '착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 아니고, 기업이 사회참여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전략적으로 마케팅의 관점에서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사회공헌에 '착한' 이런 단어를 안 쓰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기업의 사회참여 사업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에서는 기업 경영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포함해서 왜 기업 사회공헌을 해야 하는지 등을 적고 있습니다. 별로 재미없고 유의미하지도 않아서 그냥 넘기셔도 될 듯합니다. 2장부터 8장까지는 기업사회공헌의 6가지 유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9장 '사회참여 사업의 25가지 베트스 프랙티스'에서는 사회문제의 선정, 사회공헌 유형의 선정, 실천 프로그램의 기획, 성과의 측정과 평가 등 4가지 측면에서 25가지의 팁(Tip)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10장 'NGO가 기업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방법'에서는 기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 NGO가 신경 써야 할 10가지 내용을 정리해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10장은 괜한 오지랖을 부리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오히려 기업에서 어떻게 비영리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만들고 협력을 할 것인가를 써야 책의 구성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내용도 기업을 '갑'으로 딱 설정해 두고 쓴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필립 코틀러가 제시한 6가지 유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실 원저의 제목은 'Six Options for Corporate Social Initiatives'입니다. 직역하면 '기업 사회 참여의 6가지 선택지' 정도인데, 이것이 유형이라는 이름으로 번역, 정리된 것입니다.


기업사회공헌의 6가지 유형 / 기업사회참여의 6가지 선택지


기업사회공헌 유형은 공익 캠페인(Cause Promotions), 공익 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사회 마케팅(corporate Social Marketing), 기업 자선(Corporate Pilanthropy), 지역사회 자원봉사(Community Volunteering),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Socially Reponsible Business Practices) 등 총 6가지입니다. 이 6가지는 또 마케팅이라는 관점에서 2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이 공익 캠페인, 공익 연계 마케팅, 사회 마케팅이고, 마케팅 개념이 없는 그룹이 기업 자선, 지역사회 자원봉사, 사회책임 경영 프랙티스입니다. 각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1. 공익 캠페인(Cause Promotions : Increasing Awareness and Concern for Social Cause)


공익캠페인은 특정 사회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성공의 관건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또한 기업의 사명에 부합하는 사회문제일수록 좋습니다. 물론 추진시에는 그 해당 사회문제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습니다. 인식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사람들의 행동 변화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익 캠페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코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97


2. 공익 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 Making Contributions to Cause Based on Product Sales)


공익 연계 마케팅이란 기업이 특정 상품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특정 사회문제에 기부금 형태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특정 상품 판매 촉진과 함께 비영리 기관의 한시적인 기금 마련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때론 아예 기부를 위한 상품을 만들어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한때 GS칼텍스에서 나눔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했었습니다) 기업은 물건을 팔아서 좋고 비영리기관은 사업비 및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전형적인 마케팅 기법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관건입니다. 거의 'B to C(Business to Customer)' 기업에만 적용 가능한 마케팅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 코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143


3. 사회 마케팅(Corporate Social Marketing : Supporting Behavior Change Campagins)


사회 마케팅이란 공공의 건강, 안전, 환경 또는 사회복지 개선을 목표로 기업이 특정 행동의 변화를 기획, 시도할 때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공익 캠페인과 다른 점은 행동 변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특정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행동 변화 자체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더없이 좋다고 합니다. 돌(Dole)에서 진행한 '하루 5가지(5 A Day)' 같은 캠페인 대표적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 코들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191


4. 기업 자선(Corporate Philanthropy : Making a Direct Contribution to a Cause)


책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기업 자선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기업 자선은 특정 사회문제에 기업의 자산을 직접 기부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기업사회공헌 활동에 있어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한 활동입니다. 비영리기관의 든든한 재정적 후원자가 되는 것입니다. 단순 기부를 넘어 유통 채널, 기술적 노하우 등 비금전적 기업 자산을 기부하는 형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업재단을 설립하는 형태로 이 방식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 코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235


5. 지역사회 봉사 활동(Community Volunteering : Employees Donating Their Time and Talents)


지역사회 봉사 활동이란 기업의 임직원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임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해야 하고, 적절한 봉사 프로그램도 있어야 합니다. 물론 경영진들의 결단도 있어야 하고요. 어려운 만큼 임직원, 자원봉사처 모두에게 정서적으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 코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279


6. 사회 책임 경영 프랙티스(Socially Responsible Business Practices : Discretionary Business Practices and Investments to Support Causes)


사회 책임 경영 프랙티스란 기업이 임의의 경영 및 투자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 개선과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사회 참여 방식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임의의(任意. discretionary)'입니다. 법이나 규제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기업이 상위의 도덕적, 윤리적 기준에 따라 실천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조, 유통, 판매, 협력업체, 직원 등과 관련된 기업의 주요 방침 및 절차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CSV(Creative Shared Value)와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합니다.(CSV에 대해 쓴 칼람을 다음에 옮겨야겠습니다) 사회가 연결되고 투명해질수록 사회 책임 경영은 임의로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필립 코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p327



정리하고 글을 쓰다 보니까 '그냥 읽으면 될 것을 왜 정리를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사회공헌과 관련해서 읽을 책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2006년 출판 당시 매우 꼼꼼히 밑줄을 긋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일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고, 사례 하나하나를 찾아보면서 공부도 많이 했었습니다. 책이 나온 지 벌써 10년이 되어서 적절하지 않은 사례도 있겠지만, 기업사회공헌의 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을 해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들도 적고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단, 기업적 관점이 많이(아니 전적으로) 부각되어 있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볼 필요는 있습니다.




[보너스]


필립 코틀러가 제시하는 '기업 지원을 이끌어 내는 10가지 방법'을 궁금해야 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기록 차원에서 적어 둡니다. 사실 반론의 여지가 많은 방법입니다.


NGO가 기업 지원을 이끌어 내는 10가지 방법

1.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문제를 선택하라.
2. 선택한 사회문제와 연관된 기업들의 명단을 만들어라.
3. 기업과 접촉하여 관심과 경험의 수준을 파악하라.
4. 기업의 비즈니스 욕구에 귀를 기울여라.
5. 가지고 있는 자원과 능력을 적절히 보여줘라.
6. 지원 사업의 제안을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라.
7. 실천 계획을 마련하는 기획 단계에 참여하라.
8. 사업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무적인 일을 담당하라.
9.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일에 동참하라.
10. 기업의 지원 노력에 대한 그 기업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인정해줘라.
매거진의 이전글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고 싶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