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차를 팔았다.
요 몇 달간 차를 쓴 적이 없었다. 날이 추워지고 나서 배터리가 방전될까바 틈틈히 시동을 켜주던 참이었는데 자동차세, 자동차보험갱신, 차량검사 고지서가 한꺼번에 날아왔다. 벌이도 없는데다 사용하지도 않는지라 짐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바로 중고차 딜러를 불렀고 몇 차례 밀당 후 적당한 가격에 키를 넘겼다.
이렇게 후루룩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5분만에 결정하고 1분만에 입금이 되었다. 10년전 이 차를 살때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받을 수 있는 걸로(덕분에 옵션이 엉망이었다.) 선택했었다.
느긋한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사고파는 데 있어선 빛의 속도다.
덕분에 나의 의외의 모습을 또 발견하게 된다.
조수석에 항상 개가 있어서 차 역시 개의 유품을 정리한 기분이 든다. 행복하고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개와 관련된 남은 물건도 모두 당근으로 나눔했다. 마지막 남은 유골은 제주바다에 뿌려주고 싶은데 코로나로 의도치 않게 아직도 이고지고 다니는 중이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나는 아직도 매일 아침 눈 뜰때마다 그리워한다.
개의 무게, 온도, 털의 느낌...
어쩌면 그리운 건 그 존재가 아니라 감촉인 것 같기도 하다.
다행인건 예전처럼 마음이 슬프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