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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타PD Apr 16. 2024

퇴근길 꽃을 사는 이유

어릴 적 아빠가 집에 돌아올 때, 늘 양손 가득히 치킨이나 아이스크림을 사 오시곤 했다.

“아빠 왔다”라는 소리와 함께 봉지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반가운 마음에 현관으로 달려가 아빠를(간식을?) 맞이하곤 했다.


직장인이 된 후 이런 글을 보았다.

-일하는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실 때 가족을 위해 무언갈 사들고 온 날은 밖에서 힘들었던 날이다.


이 글을 보고, 또 직장인이 되어 보니 알겠다.

나도 회사에서 일이 고된 날에는 대체 뭐를 위해 이렇게까지 일하고 있지? 싶어 기운이 쪽-빠진다.

이런 날에는 퇴근길 부모님이 좋아하는 치킨이나 아이스크림을 사가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치킨 향기를 풍기며 현관에서부터 기대하는 마음으로 외쳐본다.

“나 왔어~”


내 손에 들린 간식들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는 가족들을 보며, 나 역시 거울처럼 따라 미소를 짓게 된다.

‘아, 나 이러려고 일하는 거지’라며 수고한 나에 대한 해답과 보상을 주는 간단한 방법.


늦은 퇴근 시간과 마음에 들지 않았던 복잡했던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눈에 들어온 꽃집에 홀린 듯이 들어가 가장 화사한 꽃을 산다.

이 꽃을 받고 행복해할 남편을 통해, 나 역시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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