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를 추모하며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있어 더운 줄도 몰랐다.
느지막이 저녁 먹는다고 둘러앉았는데 밖에 나갔다 왔던 사람들이 오늘 엄청 더웠다고 손부채질을 하면서 하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됐다.
"충청남도에 거주하는 건설 노동자 A(34) 씨가 지난 28일 오후 4시께 열사병에 걸려 사망했다."
누구나 죽는다.
그 어떤 죽음이 옳다고 말할 순 없겠으나, 정말 온 힘을 다해 살아보고 이 세상에 더는 아쉬울 거 없을 때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게 보내는 이들도 맘이 편하리라
너무 젊다. 30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처럼 피할 수 없던 게 아니었는데 그 무슨 마음의 빚이 있어 그 더위를, 그 열기를 버티고 또 버티었던가
뙤약볕, 드넓은 공사현장에 한참을 뜨겁게 일하던 때, 볕은 따갑기만 한데 잠시 쉴 여유조차 없어 어지러워질 때. 어느 꿈, 어느 약속, 어느 기대, 어느 사랑, 어느집 귀한 아들 그 열기를 피하지 못해 지쳐 잠들었다.
생마늘 한입 깨문 듯이
가슴 여기 어딘가 지독하게 아리다.
부디 그곳에선 무거운 짐 풀고 시원하게 땀 식히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