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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31. 2023
서비스 기획자에 대한 고찰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12)
내가 상상한 서비스를 실현시키는 낭만.
주니어 기획자 분들에게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내가 상상한 서비스를 실제로 실현시킬 수 있는 업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서비스 기획자의 실제 업무는 워낙 다양하지만, 다양한 업무 중에서 가장 큰 낭만은 보통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는 업무이다. 실제로 본인이 상상하고 기획한 서비스가 디자인과 개발을 거쳐서 실제 서비스로 출시되었을 때 짜릿한 감정은 기획자에게 큰 카타르시스가 아닐 수 없다.
IT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
하지만 역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분명히 멋진 서비스를 기획하러 입사한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IT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 범위는 넓다.
네이버에서 '서비스 기획자는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정말 다양한 답변들과 의견들이 있다. '개발 및 디자인의 요구사항을 명세화하는 역할'부터, 자신이 담당하는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모두 책임지는 역할이라는 의견까지. 심지어 해외에는 '서비스 기획자'라는 역할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듯 '서비스 기획자'의 정의가 다른 이유는 아마도 회사별로 조직구조나 서비스 제품 특성에 따른 업무의 Scope에서 꽤 많은 차이점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업무 역량의 범위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명세서 작성이나 기획서 작성이 기획자의 주요 업무였다고 하면, 지금은 점점 더 많은 역량을 서비스 기획자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가장 힘든 역할 중에 하나다.
사실 IT 서비스 기획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도무지 뭐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실제로 업무에 필요한 지식들이 워낙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개발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마케팅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또한 UX, UI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해해야 하고 최신 업데이트 트렌드들도 빠르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현업에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역량도 키워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리고 제일 힘들면서 또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즉, 설득하는 역량이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공부와 지식들도 설득하기 위해 기획자가 가져야 할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라.
내가 상상한 서비스와 기능에 대해 누군가 디자인을 하고 개발을 하고 마케팅을 한다.
당연하게도 처음에는 기획자가 상상한 서비스에 대해서 디자이너와 개발자, 마케터, QA 모두 머릿속에 다른 상상을 하고 있다.
이런 다른 상상들을 하나로 묶어서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이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획자이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다른 상상들을 하나로 묶고 담당자들을 설득하여 일을 진행시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바로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당연하게도 기획자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당연하다.
개발하다가 혹은 디자인하다가 무언가 싱크가 맞지 않고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기획자가 제일 먼저 호출된다. '이거 안 되는 기능인데요?' , '이거 구체적인 명세요건이 뭐예요?' 등등 기획자는 늘 이슈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왜 그럴 수밖에 없냐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기획자의 머릿속 상상에서 시작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IT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진짜 필요한 역량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뛰어난 기획자들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인 업무스킬은 다 배제하고)
1. 프로덕트 오너십이 강하다.
- 내 서비스라는 마인드가 굉장히 강하다. 어떻게든 서비스가 잘 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또 찾는다.
- 프로덕트 오너십이 강한 기획자들은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비판에 대해 수용도도 높은 편이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요구사항을 잘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판에 대해 소위 마상을 별로 입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이 서비스는 내 것이니까' 라며 잘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2. 끈질기다.
- 설령 어떤 기능이 안 된다고 해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고 설득하는 끈질김이 있다.
3. 설득력이 뛰어나다.
- 이것을 왜 해야 할지 잘 이해시키고, 일이 될 수 있도록 잘 설득시키는 힘이 뛰어나다.
- 개발자든 디자이너든 누구든 만나서 설득해야 하니, 관련 배경지식이 풍부한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이번 글을 마무리하며.
위에서 쓴 IT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보면 어딘가 유사하지 않은가?
맞다. PM과 PO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거의 흡사하다.
실제로 PM과 PO로 전환하는 높은 비율의 직군이 기획자이다.
그리고 기획자로서의 업을 받아들이고 역량을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반짝반짝하게 빛나는 역할도 기획자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