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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1. 마, 니! 계급장 떼고 함 붙자

독일어 존댓말 - 같이 올리든지, 같이 까든지

by 독한아빠



"어떻게 사람이 만날 식단 따져 먹나?

가끔은 라면도 먹어야 재미지!"


기본기 탄탄한 독일 교과서,

근본있는 독일 문화 전문서적이 아닌,


뇌피셜, 본인피셜,

왼갖 근본없는 피셜들로 점철된

야매 독일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독일어 존댓말 - 같이 올리든지, 같이 까든지



서양의 '코쟁이'들의 나라엔

존댓말 따윈 없을 것 같지만,

사실, 독일어에는 존댓말이 있답니다.

(그래서 배울 때도 쓸데 없이(?) 힘듭니다요 ㅠㅠ)


이것저것 재고 따지고,

정리하고, 고치고, 바꾸는 걸 좋아하는

독일 민족답게(!)

각 잡고 존댓말을 "조직"해 놨습니다!


독일 존댓말은 'Siezen(Sie: 당신, 귀하)'이라 해요!

참고로 우리나라 평어는 'Duzen(Du: 너)'이라 부르고요.


존댓말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존댓말과

1:1로 등치해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높이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한 의도가 잔뜩 담긴(?)

우리네 존댓말과 그 쓰임이 다르거든요.

(*동방예의지국 부심!!!)



social-distancing-4978049_960_720.png 출처: Social Distancing Corona Virus - Kostenloses Bild auf Pixabay



뭐랄까?

독일 사람들의 존댓말은

일종의 "거리두기"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시대와 잘 어울리네요^^:;;


일반적으로 독일존댓말, Siezen을 사용하는 경우는...


- 학생이 선생님에게 (*주로 중학교 이상에서...)

- 상대거래처나 회사에서의 업무적 관계

- 상점에 갔을 때, 종업원과 손님의 관계

- 처음 만났거나, 아직 서로 잘 모를 때

등등등


그러니까 결국 독일에선

안 친할 때,

혹은 안 친해지고 싶을 때,

존댓말을 쓴다고 보면

80%는 맞지 싶네요ㅎㅎㅎㅎ


(물론, 학생이 선생님께 하는 존댓말은

어느 정도는 존경의 의미도 담겨있겠지요?)


이렇게 따지면,

너무 '4가지' 부족한 존댓말 같은데,

한가지 좋은 점이 있어요


그것은....바로!!!


독일 존댓말은 "쌍방향" 동일합니다.


그러니까,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 한다고 보면 되요.


왜 우리나라에선

존댓말을 쓰면,

자연스레 높낮이가 정해지잖아요?


부장: 여어, 김대리. 이 서류 한 번 확인해보게.(Du)

대리: 네, 부장'님'. 어떤 서류를 말씀하'셨'지요? (Sie)


뭐, 대충 이렇게 말이지요.



office-195960_960_720.jpg 출처: Büro Geschäft Geschäftlich - Kostenloses Bild auf Pixabay




그런데, 독일어는 그렇지는 않아요.

같이 존댓말(Siezen) 쓰거나,

같이 평어(Duzen) 쓰거나,

둘 중에 하나입니다.


친하면, 서로서로 Du.

안친하면, 서로서로 Sie예요! 그냥.


부장: 김대리님, 이 서류를 지금 확인해주십시오.(Sie)

대리: 네, 부장님.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Sie)


부장: 김대리, 이 서류를 지금 확인해줄래? (Du)

대리: 응. 지금 바로 살펴볼게. (Du)


해석하니까 조금 웃겨지는 것 같지만,

같은 말하기 형식을 빌리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니까 '오바' 좀 하면.

그냥 계급장 딱 떼고, 1:1로,

같은 눈높이를 맞추는 언어라고 보면 됩니다.



2020/03/06 - [블로그 참고] 독일 존댓말, 나이와 관계없이 친하면 '너!(Du)'



그럼 서로 존대하는 게 나을까요?

서로 편하게 부르는 게 좋을까요?


언듯 편하게 부르는게 좋을 것도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예요.


img.jpg 이미지 출처: 독일 아마존 (https://www.amazon.de/)




"Freundschaft? Wenn's nach mir geht, würden wir uns Siezen!"

친구라고 했습니까? 만약 내가 결정할 수만 있었다면,

나는 '서로 존댓말 하자'라고 말했을 겁니다!


좀 의역하면 이런 뜻 아닐까요?


"그래서 내가 말 안놓는다고 했잖아!

왜 말까자고 해서 이렇게 힘들게 만드냐!"


때로는 업무적인 관계로,

사생활 터치 않고,

거리두는 관계가 편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독일에서는 "공식문서"를 쓸 때나,

회사에 불편사항을 전달해야 하는 "편지"를 쓸 때는

격식 딱 갖춰서, 거리 제대로 띄워서

Siezen으로 쓰라고 조언합니다!


참고로 언젠가 독일에 살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편지를

직접 쓰고,

또 받게 되실거예요.

Siezen으로 철벽치고서 말이지요 ㅎㅎ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 더 많은 글 보러가기: https://bahu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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