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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희 Aug 03. 2020

구성원과 조직을 value up하는  평가제도

월간 인사관리 2020년 8월호

어떻게 하면 구성원은 성장하고 조직은 성과를 이끌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했다.



월간 인사관리 2020년 8월 호 HR Best practice 코너에 기고한 글입니다.

인사관리에 기고했던 원본 + 강의 PT를 추가했습니다.


Best practice라기 보다 조직문화에 맞는 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한 기업의

도전적 시도로 참조해 주심 좋을 듯 합니다.


밸류업 제도에 대한 사례 발표 후 문의를 많이 주셔서
이해를 돕고자 좀 길게 담아 보았습니다.

평가에 관련해 편하게 의견 주시면 귀담아 듣고 잘 실행해보겠습니다.

 



구성원과 조직을

Value-up하는 평가제도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은 높이고

타성에 젖어 안주하는 것을 방지하는 인사평가제도를 고민한 결과

'밸류업(Value-up)' 평가제도를 도입하였다.

구성원이 성장이 곧 조직의 성과가 될거라는

조직의 가치체계에 따라 설계된 제도이다.


[왜 인사평가 제도를 재설계하게 되었나요?]

 

올해로 비상교육은 22살이 되었다. 인사평가제도 재설계는 비상교육이 2018년에 20살이 된 시점부터 시작되었다. 20세는 사람으로 치면 성인인데 기업도 그에 맞는 가치관을 정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이 제기되었다. 이에 기업의 존재이유인 Mission과 기업의 가치관인 ‘핵심가치’를 새롭게 정비했다. 이후 새롭게 정비된 핵심가치에 기반한 인사제도를 설계하는 일에 착수하게 된다. 인사제도를 설계함에 있어 신호등 역할을 한 것은 핵심가치였다. 비상교육은 모든 구성원의 합의로 만든 핵심가치를 ‘우리의 믿음’이라 부른다. 우리의 믿음을 구체화시킨 HR제도. 구성원들의 신념과 문화가 반영된 제도를 설계하게 된다. 우리의 믿음 즉 핵심가치 중 첫 번째는 “당연한 것도 낯설게 본다.”다.

당연한 것도 낯설게 본다는 것은 무슨 일이든 ‘그 일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인사부문에서도 ‘당연하게 낯설게 본다’ 가 시작되었다. 평가란 무엇인가? 평가를 왜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평가는 왜 할까? 기업 활동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성과관리 도구로 평가를 활용한다.

평가를 하는 이유는, 인사담당자 모두 알고 있듯

첫째. 보상과 분배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평가한다.

둘째.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한다.

셋째. 평가를 통해 자극을 주어 구성원을 성장하게 한다.

즉 당근과 채찍으로 평가가 존재했다. 기존의 평가 제도는 당근과 채찍이 성과를 이끄는데 핵심 요소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당근과 채찍]은 구성원을 동료나 인격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다. 당근과 채찍의 대상으로 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당근과 채찍]의 평가제도는 성과를 견인하고 있는가? 질문했다.  


비상교육도 지난 10년간 성과를 내기 위해 평가제도를 고도화시켰다. 평가와 보상을 연동시키기 위해선 신뢰도 높은 평가제도를 만들어야 했다. 합리적이면서 납득성 높은 평가제도를 위해 좀 더 상세하게, 정확하게 지표를 만들었다. 디테일이 좋아지면 신뢰도나 납득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뢰도나 납득성은 높아지지 않았다. 비단 비상교육의 이야기만은 아닌듯하다.


2017년 7월 상공회의소에서 직장인 700명을 대상으로 평가제도 신뢰도를 조사했다. 평가제도를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75.1%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다소 예견되었지만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다. 평가가 합리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배경을 보면 평가가 보상과 연결이 되면 될수록 승진자 밀어주기, 우수 평가 돌려받기, 정치, 줄세우기가 만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알고는 있었으나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진실. 평가가 보상과 직결되는 순간, 신뢰도 보장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평가지표를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다 한들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직장생활 경험으로 배워왔다. 성과를 촉진하기 위해 구성원의 동기부여 수단으로 평가를 한다. 하지만 평가를 받아본 우리는 안다. 팀장님이 수고했다, 잘했다. 고생했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평가는 B다. B면 잘한거다. 그 순간 우리 머리속에 남는 것은 잘한 일, 고생한 일, 노력을 통한 성취, 보람이 아니라 “B”만 남는다. 보통인 “B”를 받고도 나의 공헌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상공회의소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평가 피드백을 받은 후 피 평가자의 44.5%는 의욕이 꺾였다고 응답하고 있다. 16.5%는 동기부여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설문 결과를 뒤집어 보면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을 포함해 30-40%만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말이다. 그정도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그 30-40%에는 원래 일 잘하거나 스스로 동기가 충만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평가제도에 따라서가 아니라 스스로, 일할 줄 알고 스스로를 관리할 줄 아는 구성원들이다. 이 말은 대부분의 평균적으로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오히려 평가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비상교육의 평가제도는 평균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직원 대부분을 동기부여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조직의 평균 능력이 높아진다고 확신했다. 평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일 자체의 의미, 즐거움, 성장 동기가 있고 일을 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이 살아날 수 있도록 조직의 제도, 프로세스, 시스템, 문화가 뒷바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가의 본질은 무엇일까? 본연의 목적인 성과를 이끄는 평가는 무엇일까? 고민했다. 평가의 목적을 더 성장해서 나아가게 하는 것으로 보았다. 평가를 경쟁과 보상연결 즉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버리고 성과와 성장이라는 프레임으로 재설정했다. [당근과 채찍]의 대상이 아니라 인격으로 보았다. 선한 의도로 가득한 의욕적인 직원들이 대다수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은 성장하고 조직은 성과를 이끌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했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개인이 일을 하는 이유가 성과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일을 하는 이유 즉 동기가 핵심인데 일 자체에 대한 즐거움, 의미를 가질 때, 그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 성과는 따라온다. 팀장님 눈치나 돈 때문에, 하던대로 타성에 젖어 일을 하면 성과는 낮아진다.


과거에는 SSKK 시키면 시킨 대로 수동적으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조직이 지시하면 빠르게 잘 수행한 사람이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시키는 역할에만 충실하면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변화가 상수화된 지금. 고객의 요구는 다양하고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하고 변화에 적응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가 싸워야 할 환경은 만만치 않다. 예전처럼 리더 한명만 머리를 쓰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손발이 되어서는 지금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 시대에는 당근과 채찍이 아니라 일을 하는 정확한 목적이 중요하다.


목적에 따라 애자일하게, 적응하면서, 스스로 판단하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성장이 필요하다. 평가 시스템도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며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맞는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일하는 조직의 능력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개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문화, 제도, 시스템이 바꿔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가는 내부가 아니라 시장의 평가가 진짜 아닐까? 내부 경쟁은 시선을 내부에서 이기고 싶게 만든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동료가 아니라 외부 환경이다.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은 높이고 타성을 방지하는 인사평가제도를 고민했다. 비상교육의 평가제도인 밸류업, 그 명칭 그대로 구성원을 육성하여 성장시키고, 그 결과 조직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하는 제도의 구현된 모습이 무엇일까? 현장의 소리를 듣고 이론을 공부하고 끊임없이 토론했다. 이 시대의 바람직한 조직문화, 제도란 일의 의미와 즐거움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평가제도도 일의 의미와 즐거움을 높여주는 제도, 성장을 이끄는 제도로 재설계하려고 했다.


[밸류업 제도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첫째. 밸류업의 목적은 일을 통한 성장이다. 밸류업은 명칭 그대로 개인의 성장을 돕고,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것이 목적이다. 개인과 조직의 밸류업을 말한다.  밸류업을 통해 일이 업그레이드되고 그 결과 세상에 긍정적 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 즉. 비상교육의 존재이유(Mission)인 “모든 이들의 행복한 경험과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 진행한다. 그러기 위해서 밸류업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제대로 목적을 설정하고 합의하는 과정과 피드백 과정에 집중하게 된다.


둘째. 목적을 합의하고 그 목적에 맞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분명한 목표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해 성과를 만든다. 목적의 합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한다. 타성대로가 아니라 목적대로 일하도록 정확하게 끝그림을 그린다. 끝그림에 대한 합의는 해볼까?하는 동기와 추진력을 제공한다. 불필요한 일을 제거하고, 불명확한 목표로 발생할 수 있는 삽질, 깨짐, 시간 낭비, 동기 증발, 일 싫어, 리더 미워 등의 불필요한 시간과 감정 낭비를 줄인다.


셋째. 개인의 일의 성취에 대한 축하와 기념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성장위원회]는 동료의 성취를 축하하고 내가 한 일의 노고를 알리는 자리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과 헌신을 리더만의 기억이 아닌 [조직의 기억]*과 자산으로 남기고 기억하는 자리로 만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축하한다. 피드백 과정을 통해 협업의 의미를 배우고 업무 노하우가 공유되는 것은 덤으로 얻는 혜택이다.  

* '조직의 기억'이란 표현은 [조직문화통찰]을 쓰신 김성준 교수님의 페북에서 인용하였다.


[밸류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첫째. 밸류업이 일반적인 평가 제도와 다른 점. 가장 큰 결단은 평가와 보상의 분리이다.

둘째. 평가는 [성장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내 일을 잘 아는 사람들이 피드백한다. 팀동료, 타부서원, 고객도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일반적으로 연말에 정기 인사평가를 하지만 비상교육은 이를 폐지했다. 대신 프로젝트를 마감하면서 성장위원회를 진행한다.  

넷째. 성장위원회는 평가 결과를 서열화 하지 않는다. 일의 밸류업을 위한 피드백만 진행한다.  



[밸류업의 참조 이론이 있나요?] 

첫째. 목표이론을 참조했다. 목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평가목표와 학습목표다. 평가목표는 결과에 집중한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목표이다. 달성 or 미달성이란 결과로 능력을 증명한다. 성공여부에 가치를 부여한다. 면허, 자격증 취득 등 목표를 세우고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평가목표도 분명 의미가 있다. 반드시 필요한 계단은 올라야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서  평가목표로 독려하면 안된다. 평가목표만 설정하면 도전을 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거나 도전하지 않는다. 이유는 힘들까봐(타성), 성취할 수 없을까봐(부정). 잘 할 수 없을까봐(증명에 대한 부담) 등 두려움 때문이다. 왜 두려움이 생긴 걸까? 무한 경쟁 사회, 돈을 중시하는 사회, 변화로 인한 혼돈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목표는 과정에 집중한다. 새로운 것을 배워 자신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표이다. 학습 그 자체에 의의를 둔다. 성장과 도전을 스스로 독려하는 방법이다. EBS 다큐멘터리 <아기성장보고서> ‘동기, 실패를 이기는 힘’에서 학습목표와 평가목표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7세 아이들에게 처음엔 쉬운 퍼즐로 성공을, 다음엔 어려운 퍼즐로 실패를 경험하게 한다. “어떤 퍼즐을 다시 하고 싶나요?”는 질문에 평가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쉬운 퍼즐을 더 하고 싶어요. 어려운 건 싫어요,”하며 쉬운 퍼즐만을 선택 했다.


학습목표를 가진 아이들은 “이미 풀었던 퍼즐은 재미없어요. 맞추지 못한 퍼즐 주세요.”라며 풀지 못한 퍼즐을 다시 해 보겠다고 했다. 실험은 계속 되었다. 중학교 2학년 수영 시험 시간, 퀴즈 프로그램, 교실 환경에서 결과는 같았다. 평가 목표를 가지면 실패의 위험부담을 안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학습 목표를 가지면 재미를 위해 어려운 것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평가 목표는 학습자체의 즐거움을 빼앗고 아이 스스로 능력을 발전시킬 기회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브런치 글 성취목표 VS 학습목표에 추가 내용 있음]


둘째. 직접 동기 이론이 기본이 되었다. 조직 전문가인 닐 도쉬(Neel Doshi)와 린지 맥그리거(Lindsay McGregor)는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사람들이 일에서 즐거움, 의미, 성장 동기를 찾는다면 성과는 당연히 높아질 것”이라며 일을 하는 이유와 성과와의 연관성을 제시했다. 저자는 20년간 포춘 500대 기업 및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실제 사례로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일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을 때, 결과가 의미 있거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 될 때 일에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성과는 따라온다. 일반적인 경험을 생각하면 ‘즐거움, 의미, 성장’이란 동기가 있을 때 결과가 좋은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누나를 따라 별생각 없이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아이 vs 피아노가 재미있어 즐기는 아이의 실력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크다. 듣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연주를 하고 싶다는 의미를 가질 때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즐겁진 않더라도 가수가 되기 위한 성장 과정이라고 한다면 꿈이 명확할수록 빨리 배운다. 조깅이 즐겁다면 더 자주 뛴다. 조깅에 건강, 다이어트, 습관 등의 의미를 부여할 때 노력한다. 엄마에게 혼날까봐 공부하는 아이보다 공부가 재미있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 된다고 생각할 때 실력은 빨리 는다. 과제가 어렵고 오랜 시간이 필요할수록 즐거움, 의미, 성장이란 동기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벽돌공 두 명이 나란히 벽돌을 쌓고 있어도 ‘먹고 살기 위해 벽돌을 쌓는 사람’ vs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다고 생각하며 벽돌을 쌓는 사람’은 결과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의사 vs ‘매일 아픈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고된 직업’으로 느끼는 의사의 능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책을 만드는 일이 즐겁고 그 책을 보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만드는 책 vs ‘팀장님 눈치 때문에’ 만든 책의 결과는 정말 다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중, 내가 하고 싶거나 즐거운 일을 할 때 성과가 더 좋다.


일을 하는 이유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작은 성취를 만들며 일을 즐길 때, 일의 결과가 세상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찾을 때, 일을 하는 과정이 내 성장과 경험을 위한 일이라 생각할 때, 일을 하는 자신도 행복하다. 이는 마음작동법을 통해, 해크먼과 올덤의 직무 특성 모델을 통해서도 검증했다. 업 중요성, 과업 정체성, 스킬 다양성, 자율성. 피드백이 있을 때 일의 의미를 높이고 동기부여 된다는 이론이다. 다양한 실험 결과,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셋째. 소시오크라시의 참여와 합의이론을 따랐다. 소시오크라시는 사이버네틱스에 기반한 자율경영 조직개발론이다. 사이버네틱스는 각 부문의 자율적 운영과 전체의 통합된 경영이 조화를 이루고 시너지를 내는 방법에 대한 이론이다. 즉, 소시오크라시는 개인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시장 경제가 요구하는 생산성을 더욱 높이려는 시스템이다. 소시오크라시의 핵심 중 하나는 목적에 대한 합의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체계를 만들어 조직 공동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탁월한 업무관리 방법을 제시 한다. 밸류업은 소시오크라시의 업무평가 방식과 프로세스를 참조했다. [링크 컨설팅 참조]


넷째. 뇌의 휴리스틱을 방지하기 위해 최신편향, 기억의 재편집, 손실회피, 액션 바이어스, 결과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몇가지를 운영 시 제도로 반영했다. 



[밸류업은 어떻게 운영하나요?]

연간 1-4회씩 부서 사업계획에 따라 개개인이 하는 일의 목적을 합의한다. 그 이후 그 일의 결과를 만들어 낸 긍정적 요인과 좀 더 그 일을 발전시키기 위한 피드백을 진행한다. 업무담당자는 회사에 기여하고 있는 업무를 정해, 업무담당자의 일을 잘 아는 사람들로(팀동료, 타부서 협력자, 상위직책자, 고객 등)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피드백의 목적은 일을 통해 성장시키는 것이다.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 업무담당자마다 피드백 조건은 동일하지 않다. 평가의 동일 조건으로 집중하기보다, 업무에 따라 피드백 기간, 횟수, 시기, 피드백할 사람을 업무담당자 본인이 직접 선택하게 하였다. 예를 들어 학기 교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연2회, 교재 개발 완료 후, 개발자-디자이너-제작-저자와 종합 피드백을 진행한다. 채용처럼 반복적인 업무의 경우에는 온라인 채용 프로젝트, 공채, 면접관 교육 등 프로젝트별로 2-4개월 단위 피드백을 진행 한다.                     

 


[밸류업 제도를 한 후 무엇이 좋아졌나요?]

첫째.  평가가 두렵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긴장도는 높아졌다. 팀장님이 아니라 ‘나의 업무를 잘 아는 이해 당사자들’ 모두가 피드백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평가가 성장과정이라는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둘째. 평가가 성장과정이라는 신뢰가 시작되었다. 아울러 나의 노력과 시도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그 자체가 보상이라고 인식하는 좋은 사례도 생기기 시작했다. 동기가 부여된 것이다. 내 일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지고 의미가 높아진 것이다.

 

셋째. 피드백 과정을 통해 노하우가 공유되고 협업이 가능해졌다. 이타적인 마음도 생긴다. 공동의 목표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쌓인다. 자기일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줄어들고 타인의 업무를 고려하며 일하는 풍토가 생겼다.


넷째. 타성에 젖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사람에겐 압박감이 느껴져, 안주나 타성을 멈추게 한다는 긍정적 고백이 시작되었다. 팀장눈치가 아니라 팀원 전체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노력’을 설명해야 하는 성장위원회에서 매번 같은 일만 반복했다고 고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압력이 되어 일을 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찾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섯째. 개인의 노고와 공험을 조직의 기억으로 남기기 위한 방법. 기록의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 시대는 정보화 사회를 지나 하이컨셉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변화는 상수화 되었다고 말한다. 뷰카의 시대다. 빠른 변화의 시대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성장을 원하는 세대다. 납득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

시장의 환경이 급변하게 변하고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변화가 다이내믹한 이 시대에는 그에 맞춰 일하는 방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일의 목적’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일의 목적이 정의되면 어떤 변화가 와도 적응할 수 있다. 일의 정의와 평가가 변화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그 일을 왜 하는지 목적이 정확해야 한다. 그에 따라 평가나 피드백도 달라져야 한다.


* ‘하이컨셉 시대’는 다니엘 핑크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무관해 보이는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해 남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역량 등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과 실현능력’이 필요한 시대를 말한다.

동아.com (2019년 6월 29일 기사) 포스코 임직원 세대별 비중


밸류업 평가제도 내에서 피드백은 철저한 계획보다는 빠른 적응으로 업무관리 방향을 스스로 바꾸게 한다.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의 변수들을 모두 다 통제할 수 없지만, 빠른 수정으로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일을 하게 만들려면 통제나 강압적 지시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그 일을 통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조직이 해야 할 일은 일 자체의 즐거움, 의미를 높이고 목표를 계속 얼라인먼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능력 있는 인재들이 원하는 일하는 법, 지금 세대가 바라는 윈윈하는 조직운영 방식이다. 언택트 환경에서도 중요한 방향이다. 연1회의 평가보다 애자일한 기업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상교육의 조직구성원 모두는 “내가 선택한 비상이라는 조직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우리의 믿음 안에서 일하고 있다. 목적을 합의하고 정확한 목표만 수립한다면 모두 제대로 일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모두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방법과 문화만 잘 가이드하면 된다.  ‘열심’에 매몰되면 목적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목적 중심으로 일할 수 있도록 HR이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한다. 하면 좋지만 안해도 되는 HR이 아니다. HR이 창의성과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하반기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요?]  

피드백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과거의 실수를 지적하고 질책하는, 오로지 평가를 위한 피드백은 피 평가자에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주었다. 방어자세를 만들어 성장을 제한하는 피드백을 지양한다. 굳어버린 시멘트에서 벽돌을 빼내려는 행동 대신 미래의 성장에 집중해서 최선의 성과를 도출하는 피드백이 성장을 이끈다. 현재 전직원이 함께 [피드백 그라운드 룰]을 만들고 있다. 올해에는 비상교육 전직원이 함께 만든 피드백 그라운드 룰을 가지고 밸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드백 그라운드 룰]  ..................................................

존중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성숙하게 소통한다.

사실을 근거로 피드백한다. 감정은 뺀다.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간결하게 전달한다.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솔직하게 피드백하고 쿨하게 받는다.

...................................................................................


이 밸류업 피드백제도는 조직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평가가 없어진 환경은 채찍이 없어졌다는 말이다. 평가를 이용한 D등급이나 C등급부여 라는 채찍이 없어서 일을 안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있다. 이 제도는 조직구성원을 신뢰하지 못하면 시행하기 어렵다. 비상교육은 핵심가치를 함께 만드는 과정을 전 직원들과 1년간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는 구성원에 대해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구성원도 회사와 동료 구성원에 대해 신뢰를 확인했다. 참여와 합의를 통해 함께 목적을 공유한다면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이상과 가치를 위해 스스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믿었다. 조직은 일의 목적,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밸류업은 아직 첫 걸음마에 불과하다. 내부에서도 긍정적 피드백도 있지만 ‘힘들다. 시간 없다. 리더의 권한이 없다.’는 불만의 소리도 있다. 하지만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 과정을 공유하고 피드백해서 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일을 통해 개인이 성장하고 조직의 성과로 연결해 내는 평가제도 벨류업은 시대의 흐름에, 개인 및 조직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세상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연결고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와 조직 모두 성장하는 최대 공약수를 넓히기 위한 제도는 밸류업이라 확신한다. 코로나19 및 기술의 발전으로 다가온 언택트 시대에도 목적과 피드백 중심의 밸류업은 강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언택트. 리모트워크 시대 밸류업 적용 사례는 이후 소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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