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baby boomup to baby give up
대한민국이 아프다.언제부터 어디가 아픈지 그 누구도 쉽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 정체의 경제, 양극화와 분열의 정치,시대의 변화를 잃지 못하고 획일화된 교육,혼란과 불안정의 사회,집단이기주의의 문화 등 그 어느 영역도 안정되어 있다고 하기 어렵고, 어른,아이 등 사회나가정, 그 어느 누구, 그 무엇의 특정대상 할 것 없이 성치 못하다. 어디서부터일까? 무엇때문일까? 왜 그럴까? 행복하기 위해 이 세상을 살아도 아쉬운 마당에, 아파서 걸어 보지도 못하고, 삶의 무게에 눌린채 인생의 중압감을 느끼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30년 전, 대한민국은 눈부신 성장의 출발선상에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면서 개인과 사회는 빠르게 변화되었다. 이 때의 주 성장동력을 가리켜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한다. 주로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나 전쟁의 상처 속에 배고픈 유년시절을 보냈고, 기본적인 의식주가 불안정한 사회를 거치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던, 하지만 초고속 경제성장기를 이룩한 매우 훌륭한 부모세대를 가리킨다. 이 세대가 경제활동을 시작할 때 즈음인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 한국경제는 급성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삶의 환경이 변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베이비붐업이 시작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삶으로 안정화되었고, 이들은 배고픔을 알기에, 서러움을 알기에 그 누구보다 자녀 교육에 헌신적인 세대였다.
그러나 이들의 자녀 세대는 어떤가? 2007년에 출판된 '88만원 세대'라는 책은 당시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다. 정규직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에서 88만원을 받는 세대가 바로 그 자녀세대이고, 8년이 지난 지금 그 88만원 세대는 3포 세대로 불리는 베이비깁업 세대가 되었다. 3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좌절과 절망의 세대, 시대의 불운을 가진 안타까운 현실을 나타내 준다.
세계에서 유래없는 초고속 성장의 대한민국의 베이비붐업세대가 이룩한 30년이,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베이비깁업 세대로 이어졌다. 소득활동을 할 취업시장이 없고, 경직된 노동시장 속에 신규채용은 얼어 버렸다. 소득활동이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결혼이라는 가정을 만들게 되는데, 정상적인 고등교육과정인 대학교육까지 마쳤으나, 경제활동의 자리가 없는 현실이 베이비깁업세대를 만들어 버렸다. 어찌 생각해보면, 지난 30년간 고속성장이 이어져 오는 동안 사회는 미래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재에 급급했고, 현재 각자의 생존문제에 몰입한 나머지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온 나머지, 지쳤을 지도 모르겠다. 개인과 조직, 가정과 사회 모두 새로운 동력을 준비하지 못한 채, 동력 자체를 잃어 버린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