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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희 Jan 27. 2022

아파트 귀촌 예정입니다

시골에서 살 집 구하기

수없이 요동치고 산재하는 마음을 정돈하고 매만지며 귀촌을 결심했고, 이사 갈 지역 선정까지 완료했다. 막연한 꿈을 현실의 세계로 끌어오는 일은 생각만큼이나 어려웠는데, 어찌 됐건 그 어려운 과정을 차근차근 헤쳐나가는 뿌듯한 과정 중에 있는 요즘. 고민과 탐색, 그리고 결심까지의 과정들이 연이어 이어지다보니 숨이 가빠지는 순간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숨을 고를 시간도 없이 눈앞에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집 구하기 미션. 집을 구해 본 사람이라면 이 얼마나 거대한 산인지 격하게 공감할 테다.




우리의 계획은 이렇다. '지방중심도시▶희망 지역' 단계적 귀촌의 방식이다. 먼저 창녕 읍내 아파트에 거주하며 이 지역에서의 생활이 체화된다면 좀 더 시골스러운 마을에 자리를 잡고 싶은 마음이다. 생활의 변화에서 오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간극을 최대한 메꿔가며 천천히,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의 경우 농사지을 계획이 전무하기에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 도시에 머무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했다. '귀촌' 이라는 단어가 던져주는 이미지 속의 집과는 많이 다른 아파트 귀촌 생활이겠지만 이 또한 우리에겐 큰 의미 있는 시도이자 도전.




그리고 마침내 집을 구했다. 사실 이렇게 재빠른 속도로 구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결론적으로 아주 홀가분한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창녕을 오가며 기민하게 알아봐 준 남편 덕분에 집 구하기 미션은 클리어. 우선 도시와는 달리 매물이 많지 않았다. 정말 실거주하는 목적으로 집을 소유하는 분위기라 전세 못지않게 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 집값 오르는 일도 당연지사 드물다. 집을 구하는 우리 입장에서 여러모로 탐탁지 않은 환경이긴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요지부동인 집값,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기에 매물이 없는 이 상황이 굉장히 올바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인 견해로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집 구하는 과정이 훨배 심플한듯 하다. 집값 오르는 부분에 대한 치밀한 계산의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그저 실거주 목적으로 나에게 적합한 집을 잘 고르면 되니까. 대신 조금은 마음 쓰라린 각오가 필요하다. 이 집을 되팔 때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런데 현재 창녕읍의 경우 매물 자체가 많이 없고, 집이 금세 팔리는 걸 보니 이 또한 괜한 우기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긴가민가 재고 있었던 어떤 집이 이틀 만에 팔려버려 깜짝 놀랐다.) 어찌됐건 다행히 우리와 인연이 되어줄 집을 구했고 최근 계약까지 완료했다.


실재하는 부동산 계약서가 두 손에 잡히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우리 이제 정말 창녕 주민이 되는구나. 미지의 지역, 새로운 집에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일구어 나가게 될까. 귀촌을 하게 되면 어디에 살지, 무엇을 할지, 누구와 함께 살아갈지 등 삶의 모든 부분을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는 글을 썼던 적이 있다. 이제 어디에 살지는 정해졌으니 다음 물음에 대한 답도 천천히 채워나가면 되겠지.


어찌 됐건 차근차근 잘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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