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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Mar 04. 2020

인도! 916일 세계일주의 시작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좋지 않은 패러다임 바꾸기

세계일주?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결심한 후 가장 먼저 했던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근데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시작부터 막막했다. 보통 사람들처럼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여행을 목적으로 해외에 가본 적도 없었다. 혼자서 비행기를 타본 적 역시 없었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순수 토종 한국인이었을 뿐. 



"인도? 거기 손으로 밥도 먹고, 응가도 닦고, 악수도 하는 곳 아니야?
으... 더러워..."
(좌) 나와 함께한 75L메인 배낭과 밀리터리 보조 배낭, (우) 인도 길거리에 누워 자연스럽게 신문을 보는 현지인



  어쩌다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인도? 거기 손으로 밥도 먹고, 응가도 닦고, 악수도 하는 곳 아니야? 으... 더러워..." 나는 생긴 것과는 달리 나름 위생에 민감한 한국인이며 보통 사람들보다는 위생에 대해 조금 더 유난 떠는 그런 남자다.


  인도는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리는 나라다. 

인도를 다녀온 지인, 인터넷 글 등을 통해 인도에 대해 알아봤지만 명쾌하게 답을 해주는 곳은 없었다.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 너무 힘들었고 매 순간 당장 떠나고 싶었지만, 한국행 비행기가 인도 땅에서 이륙하는 순간 뭔지 모를 감정과 함께 '울컥'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 인도가 너무 좋아서 또 가고 싶다는 사람, 그곳이 그리워서 두 번, 세 번 이상 방문 중인 사람 등 다양했다.


  되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나라, 지역/도시마다 문화, 언어, 생김새 등이 확연히 다른 나라, 극과 극인 부와 가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라 등 무언가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힘든 그런 나라였다.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4살짜리 아이보다 더 호기심이 가득한 나.

몇 날 며칠 동안 수많은 정보들을 찾아봤다. 인도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인도 정말 좋았어요"

  "무엇이, 왜 좋았는데요?"

  "음... 그러니까... 아... 잘 모르겠어요, 근데 그냥 좋았어요, 또 가고 싶어요"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엇이, 왜 방문자들에게 이런 매력을 준 것일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는 인도라는 곳은 여행하기에 쉽지 않은 나라일 거 같은데... 더럽고 위험한 곳 같은데...


  유럽, 동남아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나라보다 조금은 색다르고 모험적인 곳을 선택했다.


  "그래! 어차피 돈 쓰면서 고생하려고 생각했으니 차라리 시작을 조금 힘들게 하자! 그리고 내공(?)을 쌓아보자. 어떤 곳인지 모르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인도에 대해 한 마디로 결론을 내려보자!"


  이렇게 나의 첫 방황 국가는 인도로 결정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인도스러움이 느껴졌다. "와, 인도다! 드디어 인도에 왔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다.

보통 10초 이상씩 자동차 클랙슨(빵빵이)을 "빠아~~~~ 앙"하고 누르는 운전기사들

언제 접촉사고가 발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차선을 '아예' 무시하며 운전하는 기사들

소를 신성시 여기는 나라이기에 소들이 차도를 활보하며, 그 소들을 피해 운전하는 기사들


  이렇게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지만, 욕을 하거나 화를 내기는커녕 세상 차분한 표정으로 운전하는 인도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고 신기했다. 그렇다. 여기는 바로 '신세계', 인도다.




(좌) 소가 신성시 여겨지는 나라, 그러나 소에 짐을 싣거나 타고 가는 이 풍경이 낯설었고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중)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시장 빠 아르 간지에서 구매한 알라딘 바지와 색동저고리 느낌의 현지 옷, (우) 자전거 릭샤(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지인들의 교통수단)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는 길 가에는 판자촌이 있었고 다 찢어진 천이나 나무, 박스 등으로 집을 지어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판자촌이 따로 모여있는 곳이 아닌, 아파트 단지 건너편도 아닌, '아파트 바로 앞에서' 이러한 모습을 봤다. 내가 지금 바라보는 스크린에 중산층 이상이 살아가는 아파트 단지와 판자촌이 한눈에 들어왔다.


"와... 이게 뭐지..."


  순간 내 모든 신경들이 정지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빈부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대충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지금 여기서 이러한 모습을 직접 본다는 것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인도 내에서 어딜 가든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좌)난잡한 도로, 길과는 달리 지하철 내부는 우리나라 못지않게 깨끗했다, (우) 인도 사람들은 모두가 공중부양을 할 거 같다는 나만의 귀여웠던(?)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포즈.



우물 안 개구리


  첫날부터 시작된 문화충격은 단순 충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내온 한국이라는 곳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곳이었지만 "아, 이런 곳도 있구나! 이게 이들의 삶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다"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몰려왔다.


나의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좋지 않은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삶에 녹아있는 각자의 고정관념들이 있다. 그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방법 중 하나는 실제로 부딪쳐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는 의식적인 노력으로 나의 머리카락 색을 바꿔보기로 했다.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그동안 머리에 염색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며, 머리카락 색이 요란한 사람들은 사회에 반항하거나 사고방식이 유별난 사람들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나는 머리카락 색을 노랗게 바꿨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신기하면서 그저 웃음이 났다. 솔직히 뭔가 좋았다. 검은색이 아닌 머리카락은 꿈에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지만 생각보다 잘 어울렸으며, 머리카락 색을 바꿨다고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대만족이었고 신세계였다. 신세계 인도에서 또 다른 신세계에 도전하고 경험하는 이 순간이 좋았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들 괜찮아하는 반응이었다.

아무것도 아닌데 나는 왜 그토록 강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았던 것일까?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고, 직접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왜 나는 수많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았던 것일까? 

왜 그렇게 좁고도 좁은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던 것일까? 


  이렇게 첫 출발지인 인도에서부터 매 순간, 질문하고 답해보며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먼저는 나를 알고 싶었고, 상대도 알고 싶었으며, 그저 '다름'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노란색 머리카락 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인생 첫 변화였고 시도였다. 내 기준에서는 이게 일탈이지 않았나 싶다. 글을 쓰는 지금의 나라는 사람은 지나가며 보이는 어느 휘황찬란한 색의 머리카락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울림'을 주는 삶을 꿈꿉니다.

916일 동안 80개 나라를 방황하였고, 조금 다른 인생을 나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중.


- 개인 키워드 : 울림, 가족, 약자, 자신감, 리더십, 영향력, 강점, 세계일주, 퇴사, 도전, 성취, 강연, 동기부여, 공감, 글, 코칭, 관계,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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