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돈 축내는 시부모
어느 겨울날 연휴이던 1월 2일
서울의 한 허름한 동네 다방에서 맞선을 보았다. 향긋한 비누냄새를 폴폴 날리며 그가 들어섰다. 할머니와 둘이서 맞선자리에 나갔다. 할머니와 사는 여자가 착해 보여서 결혼했단다(참나 헐~이다). 4계절은 겪어봤어야 했는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결혼식날 링거까지 맞으며, 노오란 유채꽃이 온 세상을 물들이던 4월의 어느 날 칠 남매 맏며느리가 되었다. 언제나 지조 있게 남의 편만 들던 그가 내편이 되기까지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청소도 잘하고 빨래도 잘 널어준다. 제발 내편 좀 들어달라고 내편이라 쓴다. 어떤 날은 곁님이라 칭하기도 한다. 오늘은 특별한 날, 님이라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