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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May 29. 2021

순수 국내파 그녀는 어떻게 호주 명문대를 갈 수 있었나

프롤로그. 나의 영어 이야기

한국에서 대학교까지 다니셨는데, 어학연수 없이 영어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


영어와 관련된 일을 지속적으로 해오다 보니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 나는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모두 한국에서 공부한 순수 국내파다. 학부 전공도 국제통상학, 그러니까 상경계열이니 비전공자이고. 물론 '외국어'하면 떠오르는 그 학교 출신인 것은 맞지만, 내가 영어로 튀기에는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은 곳이어서 대학시절엔 그다지 특출 나 보이지 않았더랬다.


아무튼 내가 자주 듣는 질문이니 프롤로그에서 짧게 풀어본 후, 내친김에 나의 영어 이야기를 연재해 볼까 한다.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좋은 출발점!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나는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학습'으로 접하는 세대였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나 외국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내게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꽤나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 시절 미국방송이라 불렸던 'AFN(Amefican Forces Network)'을 틈만 나면 틀어놓기 일쑤였다.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화면을 보다 보면 대충 어떤 내용을 이야기하는지 알게 되지만 누구 하나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돌이켜보니, 이때 영어의 리듬, 억양, 강세 등에 자연스레 익숙해지는 기회였던 것 같다. 그래서 갖게 된 나쁘지 않은 내 영어 발음은 나의 자산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 시대 엄마들이 그랬듯, 우리 엄마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윤선생 영어' 방문학습을 했던 시켜줬다. 물론 학습이 아니라 마더구스(영어노래) 따라 하고 파닉스 배우는 수준으로 기억된다. 금은 잘 상상이 안 되겠지만 그 당시에 초등학교 3학년의 영어 노출은 이른 편이라고들 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돌이켜보니 어찌 되었건 어린 시절 '영어 노출'이 되었구나 싶다. 그러니, 아이를 두신 분들도 엄마표 영어나 아이 영어 노출 시기가 늦었다고 절대 실망하지 마시길.


관심과 흥미가 있다면 영어와 계속 친해질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요즘에는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이니 본인의 취향을 영어와 접목시켜 보는 것도 영어를 꾸준히 지속하는 원동력이 될 것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나만의 영어공부법을 찾다- 미드 시청과 단어장


이 글에서 대한민국 영어교육에 대한 실토는 하지 않겠으나, 한국에서 받는 영어교육은 다분히 입시나 취업 위주다.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높은 사람이 꼭 영어를 잘한다고 볼 수도 없는 현실이기도 하고. 나도 대학교 시절 종로 유명 어학원의 토익 수업, 회화 수업 나 들으러 참 열심히 다녔었다. 영어가 좋아서 실력을 늘리고 싶어서 다닌 학원이지만 취업을 위한 수단처럼 느껴졌다. 한마디로 재미나지가 않았다. 미국 뉴스 애커나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유창하게 말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고...


그래서 나만의 영어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혹자는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공부법이 있다'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다. 글쎄. 지금 같은 콘텐츠 홍수의 시대라면 영어가 더 빨리 효율적으로 늘었으려나?  아무튼, 재미난 미국 드라마를 찾았다. 길이도 길지 않아 질리지 않은 것으로. 지금은 레전드로 불리는 미드 '프렌즈'를 거의 매일 보고 따라 하고 자막을 보이게 했다 없앴다가 수도 없이 본 기억이 난다. 시트콤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어서 공부하는 느낌은 덜 났었다. 최근엔 방탄소년단이 '프렌즈' 리유니온 편에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여러모로 영향력 있는 시트콤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다. 기억할만한 표현, 유용한 표현을 적는 단어장을 만들었다. 통학하는 지하철 안에서 그 단어장을 주야장천 외우고 또 외우고 보고 또 보고. 성인이 되어 언어 실력을 높이려면 일정 부분 외우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싫으면 실력은....


대학시절, 남들 다 가는(?) 그 흔한 어학연수를 여자 저차 해서 가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집중해서 영어 공부하는 시간은 보냈다. 앞서 언급했듯, 개인마다 통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위의 방법으로 시도했고 결국엔 영어가 업이 되었다.



꾸준히 꾸준히 또 꾸준히


대학 졸업 후 모 대기업 해외사업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그 시절 내 영어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학생 때 배우던 영어에서 진짜 비즈니스에 쓰이는 영어를 쓰게 되니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표현도 많이 익히게 되었던 것 같다. 간단히 말해, 현업에서 일하려면 얼른 익혀야만 했다. 그렇게 회사를 잘 다니고 있던 열정 넘치던 20대 중반, 어리고 꿈 많던 시절이라 2년 정도 일을 하니 못다 이룬 꿈(해외에 나가고 싶은)을 이루고 싶었다.


대학시절에도 안 갔던 어학연수를 가긴 좀 애매하고, 해외에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영미권 대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미국 같은 경우 대학원 준비과정이 최소 1년 정도 걸린다는 정보를 듣고, 영어시험 점수만 충족되면 된다는 호주 대학원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유학을 결심한 지 약 4개월 만에 호주 땅을 밟았다. 그동안 영어시험 보고 서류 준비하고 입학허가받고... '어디 네 맘대로 한번 해봐라' 하셨던 부모님께서는 과년한 딸이 타국 만 리로 유학을 간다 하니 좀 당황하신 눈치셨다. 학비는 신입사원으로 2년간 번 돈을 다 쏟아부었다.


내가 다닌 대학원은 아름다운 시드니에 있는 UNSW(University of New South Wales)라는 곳이다. 물론 대학원 수업... 결코 만만치 않았다. 혈혈단신 외롭기도 하고. 첫 학기에는 고생 좀 한 기억이다. 수업방식, 문화도 다른 데다가 그걸 전부 영어로 해야 하니. 게다가 Aussie English라 불리는 호주 영어, 좀 독특하다. 미국 발음에만 익숙해있어서 그런지 처음엔 잘 못 알아듣기도 했다. 덕분에 지금은 호주 억양도 잘 알아듣게 되었지만. 참고로 호주 영어는 리스닝만 되고 영 흉내는 내기 힘들다. 마치 서울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흉내 내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거기서도 거기서도 영어공부는 계속됐다. 아니, 할 수밖에 없었다. 학점 따고 졸업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도 세상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회사 동기들, 친구들, 부모님한테 큰소리나 치지 말고 유학을 왔어야 하나.

호주 시드니 UNSW (출처: UNSW 홈페이지)

본론으로 돌아와서, 영어공부 세 번째 포인트를 짚어보자. 영어는 꾸준히 꾸준히 또 꾸준히. 뻔한 조언 같은가? 별 수 없다. 언어는 방법이 없다. 영어는 마치 다이어트 같아서 꾸준히 하지 않으면 금방 다시 감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나도 지금도 노력 중이다. 자주 듣고 자주 말해보고 외우기도 하고.


간단하고 별거 없는 위의 방법이 내가 어학연수 없이 영어를 어떻게 잘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정리한 포인트다. 뭔가 획기적인 영어공부법을 기대하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무척 유감이지만, 그런 방법은 영어학원 광고에는 많이 있더라.


참, 순수 국내파 여러분! 해외 경험이 없다고 절대 기죽지 마시길.

그리고 영어실력을 위해 고민하는 모든 분들이 이 글을 참고하여 각자에게 맞는 최상의 방법을 찾아서 재미나게 꾸준히 영어 공부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어쩌다 영어 통번역사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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