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책방온실 카페만 가오픈 합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그런지 조그만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일이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 더구나 카페, 책방, 문구점. 벌여 놓은것 세 가지를 딸 혼자 챙기다보니 더 정신이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음에 꼭 들도록 준비를 끝내고 오픈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올해 내내 준비하여 내년 초에나 문을 열면 모를까. 그래서 '에라, 일단 문 열고 보자.' 하고 딸과 의기투합하였고, 오늘 가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보니 공교롭게도 오늘이 육이오네요. 덕분에 오픈 일을 절대로 잊어먹지 않을 듯합니다.
책방온실의 주제가 책인데 안타깝게도 책이 아직 없습니다. 책이란 게 그냥 쉽게 쉽게 주문하고, 배달 오고 하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딸이 그래도 심사숙고하여 고르고 골라 책 주문을 하였는데, 오늘 낼 하던 책 배달이 하세월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책 없는 북카페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카페를 열어 커피와 음료 만드는 것부터 손에 익히고, 책장은 책이 오는 대로 채워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게 오픈을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으로 한동안 바쁘게 보냈습니다. 가게를 열기도 전에 지쳐서 주저앉을 정도였네요. 그다지 곱지 않은 피부지만 뭐가 막 나고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최종 마무리 되어 깨끗하게 정리된 가게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사진으로 가게 내부를 소개해드리자면,작은 화단과 소박한 테이블이놓인 홀이 있습니다. 그 안쪽에 계산대와 커피머신이 있네요. 그리고 반대편책이 진열될 방에는 소파로 꾸며 놓았습니다. 노란 원색입니다. 사진으로도 텅 빈 책장이 영 아쉽습니다. 아늑한 아지트 같은 다락방은 자유분방한 모습입니다.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밥상이 생뚱맞습니다. 티브이 화면으로는 불멍이나 폭포수 떨어지는 것을 볼 것이라 하네요. 옥상에는 평상 두 개를 펼쳐 놓았습니다. 바람 솔솔 부는 저녁, 역시 멍 때리기 좋은 장소입니다.
딸이 문구류 판매대를 꾸며 놓았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독서노트도 있고, 몇 가지 아이디어 상품이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 아이템이 계속 추가될 것입니다. 딸의 재능이 빛을 발휘할 분야이며, 아울러 제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잘되어야 하고 잘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딸이 디자인하고 글자를 인쇄하여 제작한 삼색 연필입니다. 거기에 쓰인 문장을 보고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도대체 딸의 근자감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저를 닮은 것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거야. 아무것도 나를 멈추게 할 수 없어. 그것은 바로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