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삼순이가 나타나고
#1. 산모인 고등어는...
'고등어'는 새끼를 낳고는 열심히 밥을 먹으러 옵니다. 덩치는 우리 집에 오는 애들 중 가장 작은 앤 데 새끼를 낳아서 엄마가 되었네요... 그런데 이 아이는 새끼를 낳고 나니 좀 뻔뻔해졌습니다.
뻔뻔해진 것뿐 아니라 아주 무서워지기도 했는데... 이 애는 요즘 최상위 권력자처럼 행동하며 데크를 휘젓고 다니고 있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터줏대감인 '턱시도'도 오래된 '치즈 1,2호'도 이 애가 휘젓고 다녀도 가만히 둡니다. 이 애는 '블랙이들'도 완전 무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애는 이제 내 손길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간식을 주고 손을 내미니 자기가 와서 머리를 비비기 시작하더니 또 어떤 날은 발라당 하고 누워 배까지 보여줍니다. 이 들 세계에선 배를 보인다는 건 최고의 신뢰를 한다는 건데... 앗~ 그런데 배를 보니 젖꼭지가 보입니다. 수유하느라 젖꼭지가 부어올라 보입니다.
지금 새끼들 수유를 하고 있으니 열심히 먹어야겠죠... 아침저녁으로 와서 밥 달라고 나를 쫓아다니며 냐옹거립니다. 이 애가 올 때마다 통조림을 주었더니 그냥 밥만 주면 냐옹거리며 쫓아다니고 헤딩까지 합니다.
'빨리 통조림 내놔~~ 이 인간아!!'라는 것처럼요... 아주 뻔뻔해졌습니다.
도대체 이 애는 뭘 믿고 이렇게 뻔뻔하며 강한 척하는 걸까요?
그리고 신기한 건.... 이미 자리를 잡고 다른 애들이 밥을 먹고 있어도 하악질 하며 머리를 밀고 들어가 밥을
뺏어 먹습니다. 우선 이곳에서 사는 '턱시도'가 타깃이 되었는데요... 이 애를 완전 호구로 봐서 밥 뺐어 먹는 건 기본이고 간식을 줘도 다 뺏어 먹습니다. 맘씨 좋아진 건지 무서워서 피하는 건지 '턱시도'는 이 애가 와서 밥을 먹으면 한편에 조용히 피해있습니다. 또 요즘 우리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치즈 2호'가 밥을 먹을 때도 이 애가 와서 카악~ 하며 인상 한번 쓰면 '치즈 2호'는 밥그릇에서 물러납니다. 덩치는 작은애가 왜 이리 무서워진 걸까요... 더 큰 애들이 피하는 건 이 애가 산모라서 봐주는 걸까요? 아무튼 얘는 요즘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데크 위를 오른쪽 왼쪽 다 휘젓고 다니며 애들 사이에서 밥을 먹습니다.
역시 위대한 건 모성애인가 봅니다. 새끼를 낳고 나니 이렇게 용감무쌍해지다니요. 무서울 게 없는 엄마가 된 거 같아 한편으론 대견한데... 한편으론 좀 쨘하기도합니다.
새끼를 낳고는 홀쭉해진 몸으로 더 강해진 걸까요?
#2. 새로 나타난 삼순이
얼마 전부터 나타나 밥을 먹고 가는 앤 데.... 이 애는 겁이 많아서 나만 보면 밥을 먹다가도 도망갑니다.
데크 밑으로 숨어서 그간 사진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아침밥을 주러 나왔더니 데크 오른쪽에 있다가 나를 보자 급히 옆집으로 피했습니다. 이 애는 덩치도 제법 있어 보이는 성묘인데도 이렇게 겁이 많습니다.
주로 데크 밑에 숨어 있다가 내가 자리를 피하면 나와서 밥을 먹곤 했는데 이날은 옆집으로 도망갑니다.
이 애가 오는 경로는 데크 오른쪽 뒤편 밭쪽으로 와서 밥을 먹는데 나를 보면 대개 멀리 도망가거나 데크밑에 숨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이날 옆집으로 도망가 울타리 너머 나를 바라다보고 있어 사진에 잡혔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가까이 가면 도망갈까 봐 멀리서 찍었습니다. 잘 보이지도 않고 하니 언제 와서 밥을 먹는지 모르고 다른 아이들과 섞여 있지도 않고 혼자 밥만 먹고 도망가는 몸을 숨기는 애 입니다.
그런데 얼굴 포스가 이 애도 장난이 아닙니다. 다른 애들과 사이가 좋으면 데크에서 밥도 같이 먹을 수 있을 텐데... 이 애는 다른 아이들과 사이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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