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개인병원에서는 간호사가 아니라 의료보조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남편은 독일에서 의대를 마치고 오랜시간 독일의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와 신장내과 에서 과장으로 일해 왔다
그러다 어느날 개인병원인 가정의 병원을
개원 하기로 했고 나또한 병원일을 함께 하기로 했다
독일시골 동네에서 의사 한 명에 직원 다섯 명으로 이루어져 있는 작은 병원이다. 어쩌다 (병원 매니저, 그 시작)
이 작은 병원을 꾸려 나가며 수많은 일들을 겪었고 그만큼 경험치도 쌓여 가고 있다.
덕분에 익숙할만하면 바뀌고 또 적응할 만하면 바뀌는 독일의료보험공단의 서류들 들고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했던 이전에 비해지금은 복잡하게 바뀌어도 웬만한 건 빠른 시간 내에 습득하는 스킬이 생겼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일들은 존재한다.
그중에 최고는 직원 채용이라 하겠다.
이 일을 하며 자주 생각 나는 말이 있다. 우리보다 그전에 이곳에서 가정의 병원을 운영하셨던 벤젤 선생님네 사모님이 인수인계하던 시간 동안 늘 하시던 말씀이다.
"가정의 병원 운영은 식당 운영 이랑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요 찰떡같은 표현이아닐수 없다.
식당과 가정의 병원은 요모조모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맞는 직원 채용하기가 겁나 힘든 건 식당이나 개인 병원이나 실정이 비슷하다.
독일은 의료시스템이 주치의 제도로 되어 있어서 개인의 기본적인 건강에 관해 책임지고 있는 곳이 가정의 병원이다.
그런 가정의 병원을 비롯한 개인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 들을 독일에서는 간호사 가 아니라 의료전문인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은 주로 종합병원 병동에서 일한다.
같은 의료인이지만 Krankenschwester 간호사와 Medizinsche Fachangestelte 의료보조인은 명칭뿐만 아니라 하는 일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우리 병원 직원들인 의료보조인 MFA는 한국으로 하면 동네 병원의 간호사 선생님 들과 원무과 직원들의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이라 이야기하겠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의료보조인 MFA들은 간호사 Krankenschweter들에 비해 컴퓨터 서류 업무들이 상당히 많고 그에 비해 간호사 들은 병동의 입원 환자 들을 커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의료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이 3년짜리 아우스빌둥 직업교육을 받지만 의료보조인에 비해 간호사의 기본급과 보험 등의 처우가 의료보조인 과는 다르다.(*독일은 간호학과가 대학이 아닌 직업교육에 들어갑니다.)
그것은 근무시간과 근무 내용이 서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독일 종합병원은 의사들 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성실하고 똑똑한 한마디로 쓸만한 의료보조인 MFA들이 종합병원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상당수다.
그러하니 우리처럼 코딱지만 한 개인병원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오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중에서 우리와 맞는 직원을 찾는 것은 더 어렵다.
그동안 직원을 한 명 더 채용하기 위해 직원 찾아 삼만리였던 시간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떠오른다.
게 중에 P양이 압권이었다 가뭄에 단비는 개뿔! P양의 본색
얼마 전 우리 병원에 의료보조인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인턴이 하나 들어왔다.
교육학 전공 학생들이 교생실습을 하듯 독일의 의료보조인 MFA 직업교육을(Ausbildung아우스빌둥) 받는 학생들은 그 교육시간 내에 병원에서 인턴을 해야 한다.
아직 학생이라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공 3년 차를 하고 있어서 바쁠 때 손을 덜기에는 충분하다.
인턴의 이름은 꼬치, 평상시에는 일주일에 이틀 학교를 가고 삼일 병원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방학 동안은 일주일 내리 병원 근무를 한다.
그 근무 조건에 우리는 매달 보험료 등이 포함된 정식 MFA 월급의 약 3분의 2만큼을 지급하고 일 년에 한 번 하는 연수비를 내어 준다.(모든 계약 조항은 의료보조인 MFA 과정에 정해져 있다. 즉 모든 병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렇게 우리 병원은 요즘 수, 목, 금 은 오전 진료시간에는 세명이 오후 진료 시간에는 두 명의 직원이 확보가 된 셈이다.
안 그래도 늘 딱 맞는 직원 숫자로 누구 하나 아프거나 휴가를 써야 할 때면 병원일이 빠듯하게 돌아가고는 했다.
내년이면 모든 과정을 끝마치게 되는 인턴이 우리와 잘 맞는 직원으로 성장해서 우리 병원에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