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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14. 2018

독일의 자연치유사 하일프락티커



쉰이 다된 나이에 독일에서
다시 학생이 되었다.


월요일 아침

6시부터 남편과 아이들 빵 도시락 싸서 직장으로 학교로 보내고 나면.... 나는,

둘러 매고 나갈 배낭에 오늘 수업 때 필요한 프린트 물 들을 가지런히 꽂아 모은 바인더를 넣고 잘 굴러 가는 볼펜 들과 샤프, 색색의 현광 펜 들이 담겨 있는 필통 담고 스프링 노트 한 권 그리고 수업을 들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작은 출석부 (각 과목별 교수들의 서명이 들어간다.) 넣고 과일과 빵 이 들어 있는 도시락 하나에 마실 차가 들어 있는 작은 보온병을 넣고 나면 학교 갈 준비가 끝난다.


한 달 전부터 독일에서 다시 학생이 되었다.

낼모레 쉰이 다 된 나이에 우리 아들 딸 같은 파릇파릇한 20대 아이들 틈에 섞여 앉아 들어도 그때뿐이고 도통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공부를 하느라 머리에 쥐 나고 너무 오랜만에 딱딱한 의자에 앉아 수업을 받느라 어깨, 허리 결리지 않는 곳 없이 여기저기 아우성이지만 하루하루가 즐겁다.

학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몽글몽글한 설렘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이... 쌓여 가는 집안일을 쳐다볼 때도 빠듯한 시간에 정신없이 요리강습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도 미소 짓게 한다.

독일에서도
지금의 서양의학이 발달되기 전부터
우리네의 한의사들처럼
약초 등을 이용한 자연치유법과
민방 요법 등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하일 프락티커라고 불리는
전통 의사들이 있다.


독일 에는 Heilpraktiker 하일 프락티커 라는 직업이 있다.우리말로 자연치유사 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지금의 서양의학이 발달 하기 이전부터 약초, 아로마 세러피 등의 자연요법, 민방요법 등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우리로 보면 한의사 같은 독일의 전통 의사다.


하일 프락티커 과정

하일 프락티커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일반 요양병원 등의 종합 병원으로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 개인 병원을 하고 있다.

우선 하일 프락티커가 되려면 인체해부학, 병리학, 임상병리학,응급의학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기본적인 의학 과정을 2년 해야 하고 그 과정이 끝나면 보건부에서 실시하는 국가고시를 통과해야만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만 25세 이상 에게만 2년 과정이고 만 25세 이하는 4년을 공부해야 한다.

나이가 25세의 두배가 되는 나는 2년만 하면 되는 과정을 이제 21살인 율리아는 4년을 해야 한다.

나이가 많아 덕을 본 셈이다. 이유는 나이가 있으면 그만큼의 풍부한 경험 즉 삶의 연륜을 높이 산다는 거다.


물론 하일 프락티커 자격증을 취득해도 거기에 약초테라피, 아로마테라피 등의 자연요법(나투어 하이 쿤데 ), 심리치료, 미술치료, 이치등등의 각기 세분화되어 있는 전문분야는 모두 따로 공부해야 한다.

전문분야 중에서도 요즘은 침술과 뜸 등으로 이루어지는 동양의학 과정이 대세다.

  


그 과정은 녹록지 않으나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하는데
늦은 나이는 없다.


생물학, 인체해부학, 병리학, 임상병리학,응급의학 등등 요즘 나를 괴롭게? 하는 과목 들이다.

의대에서 기본 적으로 다루어지는 공부 들을 하일 프락티커 들도 당연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미쳐 생각지 못하고 덜커덕 공부를 시작한 나는 요즘 멘붕일 때가 종종 있다.

우리말로 해도 어려운 공부를 독일어로 이루어지는 수업 따라가는 것도 녹록지 않은데 라틴어로 되어 있는 의학용어들은 나를 외계인으로 만들어 준다.

아마 이 동네의 다니엘 이나 스잔네가 우리의 한의학을 배우기 위해 앉아 있는데 수업 중에 한자용어들이 마구 쏟아진다면 그들도 나와 같지 않을까?


그러나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학생 이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매 순간 설레 이게 한다.

비록 우리 아이들 만한 애들 틈바구니 에서 지난 시간에 배웠던 것 또 들어도 여전히 나는 모른다 하는 상황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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