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신랑의 노년의 삶을 생각했을 때 돈보다 더 중요한 건 건강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돈이 적으면 그 안에서 검소하게 맞춰서 살면 된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하면 삶이 매우 불편해지고 행복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이 계시다.
양가 어르신들께서는 금리가 좋을 때 은행을 이용해서 돈을 불리셨고 다행히 연금도 들어 놓으셔서 지금 연금으로 생활을 하고 계신다.
더 다행인 점은 70대이신데도 아프신데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계신다.
오히려 자식 공부시키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를 걱정하고 계셔서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나는 40대 초반에 건강을 한번 크게 잃은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열심히 회사일을 했던 그 시기에는 내 몸이 튼튼한 줄 알고 시간을 아껴 가면서 일을 했다.
시간을 더 들여서 일을 하면 돈이 따라왔기에 그때는
그 돈이 그렇게도 소중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대출을 크게 했기에 되도록이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다 갚고 싶었다.
내 젊음을 믿었기에 피곤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곤 했다.
건강검진 때 나는 병원에서 치료를 요하는 병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 일을 그만두고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대로 치료해서 다행히 건강을 3년 만에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건강할 때는 사람이 다른 꿈을 꿀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건강하게" 가 꿈이 되는 그런 상황을 겪고 나서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아플 때 돈이 있어야 치료를 할 수 있으므로
삶에 우아함을 지킬 수 있는 적정선의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돈을 적게 가지고 있더라고 노년에 건강하다면 삶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행복하게 퇴직하기에서 가장 기본은 "건강한 노년"이다.
건강해야 거주지를 자연이 있는 곳으로 옮겨가 마당 있는 집에서 채소를 키워서 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도시에서 병원과 가까운 곳에서 거주해야만 한다.
나는 내 기준으로는 다시 건강해졌지만...
일반적인 사람들 기준으로는 건강하지 못하다.
기관지 알레르기가 심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해서 알레르기 약을 받아야 한다.
다른 종류의 알레르기도 있어서 틈틈이 응급실에도 가곤 한다.
전에 앓았던 병이 다시 재발할지도 몰라서 일 년에 한 번씩 검진도 받고 있다.
신랑과 나는 노년에 어디에서 살지 의논을 할 때
항상 큰 병원이 있는 곳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으로 건강하지 못하지만 병원의 도움을 받아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이 정도만 유지할 수 있어도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행복하게 퇴직하기에서 가장 큰 나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