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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Sep 22. 2022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

 책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에서 말한다.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애를 써도 우리 인생에서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이다.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나와 관련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상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는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문자 하나가 휴대폰으로 도착했다.     

아빠, 바빠?

나 폰 고장 나서, 임시 대여 받은 번호로 문자하는 거야!

문자 보면 답장 줘.     


 아들이 보낸 문자에 대한 나의 답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난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휴대폰 고장으로 스트레스 받는 아들이 보낸 문자에 대해 이렇게까지 비정하게 답변해야 했을까? 다른 이들이 이 상황을 제3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들과 내가 의절했거나, 또는 호적에서 파냈다거나! 그렇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받은 상처가 그렇게까지 컸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이렇게까지 된 거엔 다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31살의 나에게 문자도 할 줄 아는 장성한 자식 한 놈 생겼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정도의 문자를 보낼 정도라면, 빠르면 25~26살에 애가 생겼다는 말이 될 텐데 ……. 그 당시 나는 솔로였고, 결혼한 적도 없다. 한 마디로 나를 두 번 죽이는 말인 셈이다.     


 또 다른 문제 역시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자가 격리 4일 차에 이 일이 벌어졌다. 문자도 보낼 줄 아는 다 큰 자식 놈이 아버지 컨디션은 묻지도 않고!!!! 아주 문디 자슥이!!!   

  

 날이 갈수록 피하기 힘들고, 내 의지대로 차단하기 어려운 일들은 마냥 늘어만 간다. 위의 보이스 피싱 사례처럼.     

보이스피싱 너무 싫다... / 출처, Pixabay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받아들일 것인지, 또는 거부할 것인지. 진짜 휴대폰이 고장 났는지 확인해보고자, 각자의 아들, 딸에게 전화하는 걸로 보이스 피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자를 주고받다 돈을 요구한다면, 답을 그냥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겠지. 나처럼 보이스 피싱범의 뒤통수(?)를 치는 거 역시 방법이다. “난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    


 부디 수많은 다양한 방식의 보이스 피싱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대응하길 바란다. 그 선택은 오로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다들 잘 대처할 수 있으리라!     


보이스피싱범들 다 잡혀가라!!! / 출처, Pixabay


PS. 아빠라는 단어에 절대(?) 상처받지 않았다. 절대로 아니다! 아저씨라는 단어를 뛰어넘어 아빠라니……. 코로나19 확진 후 자가 격리하던 날 중 그날이 가장 아픈 날이었다.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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