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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May 08. 2018

미완의 다빈치 고양이

런던 에세이-르네상스 미술

그림 1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보는 세상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창조물을 유심히 관찰하였고 이를 통해 비가시적인 본질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정신의 소유자였다.


그는 말했다.


"작은 고양이마저 (신이 창조한) 걸작품이다 (Even the smallest feline is a masterpiece)".


그의 말마따나 그는 고양이 스케치를 다수 남겼다. 고양이는 고대 이집트에선 신성한 동물이었고 유럽의 고전시대인 그리스와 로마시대때도 길들여진 애완동물로 고양이는 유럽인들에게 무척이나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고양이가 등장하는 서양회화는 여기저기 많이 볼수 있다. 고양이는 날렵한 동작과 영악한 인상으로 인해 독립과 자유로움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욕망의 상징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그래서 장점과 단점, 양면성을 다 가진 고양이었다.


런던 대영박물관 소장인 다빈치의 작은 스케치를 보면 성모가 아기 예수를 무릅위에 안고 있다. 천진난만한 아기 예수는 품에서 빠져 나오려는고양이를 안고 있다. 이 풍경에서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보여주며 천진난만한 아기가 고양이와 장난을 치는 모습으로 상상해도 된다. 그리고 세상 창조주이신 제 2격인 예수 그리스도가 창조물인 (다빈치의 말로는 걸작품인) 고양이와 소통하며 노는 모습은 창조물인 세상과 소통하려 '인간의 살과 피를 취한 성육신'의 신비로 이해할 수도 있다.


구도상으로 성모의 얼굴을 중심으로 삼각형 또는피라미드 형으로 스케치를 한것으로 보아 다빈치의 트레이드 마크를 여기서 볼수 있으며 르네상스 시기에 일반적이었던 '성모자' 회화의 안정적인 기하학적 구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달아나려는 고양이를 붙잡고 있는 아기 예수와 고양이의 동작에서 비록 스케치이지만 운동성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다. 고양이는 민첩하고 날랜 동작의 동물이어서 다빈치의 관찰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라 관찰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일상의 동물도 다빈치가 얼마나 유심히 관찰했는지는 그의 다른 스케치(아래 사진) 습작에서 짐작해 볼수 있다. 한마디로 그는 금쪽같은 시간 허비않는 부지런한 예술가였다.


다빈치는 이 주제로 다수의 스케치를 남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완성된 작품으로 남은 건 지금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운좋게도 그의 스케치는 남아 있어 대략이나마 완성된 작품으로 상상해 볼수가 있고 걸작품으로 탄생하지 못한 습작임에도 거장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즉, 거장의 속마음이 그의 스케치에서 들여다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고양이 애호가들인 '에일러파일(ailurophile)'들에겐 이 스케치만으로도 대단한 위안이될것이다.


그림 1: Leonardo da Vinci, Virgin and Child with Cat, a drawing.1467/1519. British Museum.


그림 2: Leonardo da Vinci, Virgin and Child with Cat, a drawing.1467/1519. British Museum.


그림 3 과 4: Leonardo da Vinci, Cats, lions, and a dragon c.1513-18. Pen and ink with wash over black chalk. Royal Collection Trust/© Her Majesty Queen Elizabeth II 2016.

그림2
그림 3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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