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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I Jul 01. 2015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0

Seoul, Korea

이 글은 2015년 4월 21일부터 6월 20일까지 동남아 여행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작성하였던 여행기입니다. 이곳에서 하루에 한편씩 연재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 준비를 함에 있어서는 가는 곳의 지리나 여행루트, 이런 큰 그림 보다는 들을 노래, 볼 책 같은 그 순간을 나와 함께 할 것들에 더 치중하는 편이다. 여행을 다녀보면 막상 자기가 구상했던 곳이랑 전혀 상관없는 곳을 가게 되는 경우도 많고, 사실 또 그런 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하지만 그 어느 순간에도 나와 함께 하는 것이 음악과 책이다. 일단 이번 여행 준비에서는 크게 3가지를 중점으로 준비했다.


1. 글 작성 환경 구축

이번 여행에서도 지난번 제주도 여행과 마찬가지로 매일 같이 글을  쓰려한다. 지난번에는 집에서 쓰는 애플 키보드를 들고 다녔는데 이게 영... 케이스가 없으니 불편하기도 하고 크기도 크고 또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가 없어서 정말 처절하게(?) 썼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키보드를 별도로 구매했다.

로지텍 태블릿 키보드, 타거스 접이식 키보드, 모토롤라 키보드, 웨지 키보드 까지 이거 고민하는데만 어쩌다 보니 하루 이상을 허비한 거 같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 그냥 웨지 키보드로 결정! 하였으나 며칠 쓰다가 유니버설 키보드가 눈에 들어와서 결국 웨지를 처분하고 유니버셜로 결정하였다. 아무래도 배낭여행을 다니다 보니 제일 우선 순위는 무게일  수밖에 없다.

이번 여행에 뭘 들고 가지에 대한 고민도 한동안 했다.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갤럭시 노트4, 블랙베리 Q5, 이 4가지 선택 중에서 결국 그냥 노트4만 들고 가기로 결정했다. 괜히 다른 거 들고 가봤자 쓸일도 없을 듯하고, 킨들을 별도로 들고 갈거라 큰 사이즈는 필요 없을 듯.



2. 책 선별

책은 리디북스를 연결시킨 코보글로와 아마존을  연결시킨 킨들, 이 두 가지 중에 고민했다. 사실 킨들만 들고 갈려고 마음을 거의 다 정했는데 몇 가지 한글 책이 눈에 들어와서 결국 코보도 들고 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 사람에게는 한국어로 된 책이 마음에 직접적인 울림이 더 강한 거 같다.

어차피 론리플래닛도 구입해야 하기에 좀 찾다 보니 아마존의 'Kindle Unlimited'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게 대박이다. 월 9.99 달라에 50만 권 이상의 책과 음성 파일을 무제한 접속 가능하다. 무엇보다 론리플래닛 에디션 전부가 여기에 포함된다! 일단 한 달은 무료로 이용 가능해서 신청했다. 여행 중에 한 달은 구독을 하되 계속 이어서 구독할지는 여행이 끝나고 생각해봐야겠다.

읽을 책으로는 한글 책 중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보다'와 '말하다'를 가장 중점적으로 볼 생각이다. 어쩌다 라디오에서 소개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용이 지금 내 상황과 맞는 듯해서 기대가 크다. 거기에 시간이 된다면 지난번 제주 여행에서 정말 큰 감명을 주었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의 후속작인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다면'을 볼 생각이다. 사실 이건 영어 원작이라 킨들로 볼지도 모르겠다.

킨들 책은 Unlimited 패키지에 포함된 책 위주로 보려고 한다. 항상 보고 싶었던 '21세기 자본론'이 오디오북까지 무료이길래 포함시켰다. (이번에는 성공을...) 거기에 사실 잘 모르는 내용이지만 평이 좋아 보이는 펄벅의 'The Good Earth Trilogy'를 넣었다. 너무 진지한 책만 보기에는 그런듯 해서 시간 날 때 보려고 '얼음과 불의 노래'도 넣긴 했는데, 이걸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는지...


3. 음악 선별

책만큼 중요한 게 음악이다. 일단 피아노 반주곡 위주로 넣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바웃 타임' OST를 포함시켰다. 확실히 영화를 감명 깊게 보면 음악도 마음을 울리는 듯하다.

여행 갈 때마다 아이유 전집을 넣을까 말까 고민... 분명히 콘셉트에 안 맞지만, 살짝 포함을 시켰다. 친구랑 올해는 꼭 아이유 콘서트 원정대를 꾸리자고 약속한 기념으로...



4. 마지막으로 카메라

사실 노트4의 카메라가 워낙 좋아서 굳이 별도 카메라를 들고 가야 하나 싶긴 했지만, 이전에 구매한 리코 GR을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eyefi 카드를 붙여놔서 연결도 거의 자동으로 되게 해놓았다. 리코의 감성 어린 흑백 사진을 올리면 나도 인터넷 스타! (이고 싶지만...)

내일 드디어 떠나게 되어서 짐을 오늘 다 꾸렸다. 여행이 처음은 아니고 이번에는 정말 필요한 것만 싸야지! 하고 쌌는데 결국 배낭 한 개가 채워진다. '배낭의 무게가 인생의 무게'라는 격언을 인도 여행 때도 주구장창 들었는데 아무리 줄여도 이 이상은 줄어들지 않더라.


아마 정보성 글은 이게 마지막이 될 듯하다. 어차피 글을 쓰는 이유도 정보 전달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내 개인의 기록을 남기는 것, 이러한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혹자는 기억을 남기기 위하여 사진을 찍듯이 그냥 글로 남기고 싶을 뿐이라고나 할까...


아마 다음 글은 태국 방콕에서 올리게 될 듯하다. 매일 매일 글은 쓰는 것이 목표이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wifi가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여서 과연 매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글을 떠나서 내 개인을 찾을 수 있는 여행, 목표했던 데로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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