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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작 인생 Jul 28.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본 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

강태오 씨보다 더 좋아지는 남성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강기영 씨가 연기하는 정명석 변호사입니다.  

서브 아빠 정명석 변호사를 보면서 '그래! 리더라면 저래야지!'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울적해지더라구요. 현실에선 저런 리더는 없어, 저건 판타지고 드라마야.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그럼 그 판타지에서나 있을 법한 리더가 가져야 할 자질은 무엇일까요?


1. 가르쳐주는 리더

2화에서 영우가 '그것도 모르십니까?'라고 할 때 정변은 '몰라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가르치려고 물어보는 거예요.'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죠. 당황하지 않고 주니어들에게 뭔가 배움을 주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지시하는 것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모습이 경외스러웠습니다.

IT업계는 스스로 알아서 성장해야 하는 분위기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개발 측면에서도 물어보면 구글링 해서 찾아보라고 말해주는 게 전부입니다. 디자인에서도 구체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기본기가 부족한 것 같은데. 디자인이 구린데.라는 식으로 피드백이 옵니다. 저렇게 적극적으로 가르쳐 주려고 하는 리더면 얼마나 좋을까요?


2.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리더

1화에서 그는 '이런 건 내가 먼저 봤어야 되는데 내 생각이 짧았네.'라고 실수를 인정합니다. '미안해요.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것 같다.' 라며 자폐 스펙트럼 환자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사과합니다. 6화에서도 '신입들이 사과할 일 아니야. 내 불찰이지.' 라고 얘기하며 주니어 변호사들을 다독입니다. 본인의 잘못과 실수는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3, 배울 점이 있는 리더

능력과 배울 점은 조금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능력은 업무적인 측면에서 의미지만 여기서 배울 점이란 것은 인간다움을 의미하는 것이죠. 클라이언트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건을 바라봐야 하는지 몸소 보여줍니다. 6화에서 '그깟 공익사건, 그깟 탈북자 하나라고 생각하진 말자고. 뭐, 수십억짜리 사건처럼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하자고.'라고 합니다. 그는 이런 사람입니다. 로펌 자체가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당히 냉정하고 잔인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정변은 인간은 어떠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죠. 항상 선으로 향할 줄 아는 리더입니다.


사진출처 ENA


4. 권위적이지 않는 리더

주니어 변호사에게 강압적으로 지시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권위적으로 접근하지도 않습니다. 질문을 먼저 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우변에게 '우영우 변호사는 어떻게 생각해?' 또는 팀원들에게 '어떻게 생각해?'라며 의견을 물어봅니다. 본인의 의견을 내세우기 보다는 팀원들에게 먼저 의견 제시를 받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5. 인간미가 있는 리더

허당끼도 있고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 인간미가 있습니다. 동기에게 질투도 느끼고 화를 낼 땐 화도 냅니다. 솔직하고 담백한 정변에게선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먼저 먹어. 난 쪽팔려서 먼저 가야 해.' 동네 형처럼 친근합니다. 판사의 변호사 출석 호명에 우영우 변호사 대신 목소리를 변조하여 대답하는 돌+I 모습도 보여줍니다. 사람은 본래 비집고 들어가야 할 틈이 있어야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더할 나위 없죠.


6.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는 리더

정변은 누구에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6화에서 정변은 급하게 최수현 변호사에게 변호를 지시합니다. 배심원들이 폭력 남편에게 시달리던 증인을 동정하는 것 같아 보이니 최수연 변호사가 변호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었죠. '최수연 변호사가 나가서 부드럽게 하세요' 라며 코칭합니다. 반면 의사 증인이 나오니 우영우 변호사에게 변호를 지시합니다.

"저는 딱딱하니까요?"
"그렇지, 보여줘."

뭔가 대단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사진출처 ENA


7. 상사에게 대들 줄 아는 리더

한바다 대표와 합을 맞춰 눈치껏 클라이언트를 설득도 하지만 가끔은 대표에게 반기를 들기도 합니다. 3화에서 정변은 클라이언트 때문에 대표와 갈등을 빚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우영우 변호사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란 이유로 변호인 교체 요청을 하죠. 정명석 변호사는 여기에 반기를 듭니다. 장애를 가졌지만 능력도 가졌다고 우영우 변호사를 지지해줍니다. 할 말은 하는 사람이었던 거죠. 물론 누울 자리를 보고 뻗는다고 한바다 대표도 대단한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니 이런 대화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었지만 대표와 타협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 멋있었습니다.


8. 함께 하는 리더

업무만 던져주고 나몰라라 하는 현실과는 다릅니다. 드라마 구조상일지는 모르겠으나 정변은 주니어들과 함께 합니다. 주니어들이 대면하기 힘든 클라이언트는 본인이 도맡아 만나봅니다. 주니어들이 어려워 하면 같은 공간안있어줍니다. 주니어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부드럽게 다가갑니다. 정변은 든든합니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함께 합니다.





이걸 통틀어서 우린 능력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정변에게는 정변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대표와는 다르게 디테일을 캐치하고 후배들을 가르칩니다. 그것이 시니어의 역할이자 팀장의 자질인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ENA

 


'저건 드라마잖아. 드라마에서나 존재하지' 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도 우영우보단 정명석 변호사가 판타지라고 하셨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 주변에서 그렇게 우호적이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없다구요. 현실에서 우영우를 만나려면 사회 곳곳에 정변 같은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자립을 돕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더불어 이런 리더가 많아야 주니어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라고 저런 리더가 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만약 법으로 정해져 있다면 위헌 법률 심판 제청이라도 해야죠. 우리가 저런 리더가 되고 저런 지지자가 되어주면 됩니다. 정명석 변호사를 보면서 저도 언젠간 저런 훌륭한 리더가 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가득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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