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는 언제부터 벴을까?
인류 최초의 베개는 기원전 7,000년 즈음 메소포타미아의 초기 문명사회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 때는 부유층만이 베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거의 만 년이 지난 지금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템이 되었다.
인간의 신체 구조상 고개가 약간 앞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맨 땅에 누우면 머리가 뒤로 젖혀져 불편하다. 베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명되었으며, 누웠을 때 목과 머리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긴 세월 동안 베개는 여러 형태로 진화해왔다. 표준형, 도넛형, 경추형, 복합형, 유닛형, 안김형, 더블형, 어깨지지형 등 다양한 형상을 한 것은 물론, 라텍스, 메모리폼, 구스, 쿨젤 등 베개에 들어가는 필링 또한 현란해졌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것은 만 원 안쪽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30-40만 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베개도 있다.
- 제레마의 탄생기
전 세계에 베개를 쓰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정확히는 몰라도 어림잡아 몇 십억 명은 될 것이다. 이들의 체형과 목 높이, 개인 선호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시중의 베개가 아무리 다양할지라도 만족할 만한 제품이 없다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러 베개를 써도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른바 '베개 유목민'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우리는 문제에 다르게 접근해보았다. 사용자가 베개에 맞추기보단, 베개를 사용자에 맞추면 어떨까? 사용자의 목 높이에 맞게 베개의 높낮이를 조절해주는 장치를 다는 것이다. 베개 높이는 사용자가 누우면 자동으로 조절되지만, 베개와 연결된 앱을 통해서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한다. 마침 IoT 기술이 한창 주목받고 있을 무렵이었고, 관련 전문성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Io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베개 '제레마'를 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뭔가 심심했다. 사용자가 과연 목 높이만 조절해주는 베개를 살까? 사람들의 수면을 어렵게 하는 부분은 또 없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바로 떠오른 답은 코골이였다. 숙면의 가장 큰 방해 요소인 코골이는 성인 인구의 반 정도가 겪고 있는 고민이었다. 본인이 코를 골지 않더라도 부모님, 배우자, 친구, 친척 등 가까운 이의 코골이를 안 겪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인 코골이는 남성의 약 40%, 여성의 약 26%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은 수면 중 숨 쉬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하며, 자는 동안 좁아진 기도로 억지로 숨을 쉬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다.
이보다 무서운 것은 수면 중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게 하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럽 호흡기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수면무호흡증 발병 인구 수치는 9억 36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세계 보건기구 WHO가 2007년 추산한 종전 수치인 1억 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결과를 바탕으로 인류 수면의 주적인 코골이(and 수면무호흡증) 문제까지 베개의 솔루션으로 안고 가기로 했다. 베개 내부에 센서를 달아 사용자의 코골이 소리를 인식하도록 개발 밑그림을 그렸다. 센서에 코골이 소리나 진동이 감지되면 베개가 알아서 목 부분의 베개 높이를 높여 준다. 사용자의 기도를 확보하고 숨을 원활하게 쉬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코골이 소리는 연동된 앱에 저장되어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코골이 소리와 수면 환경을 확인하도록 한다. 제품이 많이 팔리면 코골이 데이터도 풍부해지기 때문에 더 구체적인 연구가 가능하다.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수면 조언을 앱에 띄운다.
목 높이 자동 조절 & 코골이 완화
그렇게 우리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스마트 베개 제레마의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동기와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바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다는 것,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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