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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Jul 23. 2022

심리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시나요? (1)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잡설

10여 년 전 미드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장르별로 시리즈를 섭렵하던 시절, 리얼러티 쇼도, 다큐도 아닌 것이 심리 치료를 정석으로 리얼하게 다룬 드라마도 존재하는 것을 알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로 HBO에서 제작한 인 트리트먼트(In treatment)입니다.  

시즌 3으로 시리즈가 끊겨서 아쉬워했는데 작년에 시즌 4가 방영되었습니다.


오늘 시즌 1에 대해 간략히 소개드리려 합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분량의 대부분이 동굴과 같이 침침하면서도 은은한 볕이 드는 주인공의 방, 상담실입니다. 한 편당 나오는 인물도 정신치료자인 폴과 그의 환자 또는 가족 한 두 명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이게 드라마가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치료의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표현되는 인물들의 내면이 대사와 섬세한 표정과 몸짓에 리얼하게 잘 담겨있고 신경증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과 내면의 현상(전이 등)이 투박하지 않게 인물 속에 잘 녹아있습니다. 

(다만 극 중 환자들의 문제가 주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와 경험에서 비롯된 역동적 관점으로 해석되는 편입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정신과 전문의 시험에 나오는 모의 환자의 연기보다 100배는 나은 듯합니다. 하긴 배우들이 모두 연기파 배우인데 당연히 그렇겠죠? 

가브리엘 번이 정신과 의사인 폴을 맡았고 이 드라마로 2008년 골든 글로브 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드라마의 진행은 5편이 한 세트로 한 주간에 방영이 됩니다. 

실제 월, 화, 수, 목, 금요일에 주 5회 방송되었고 극 중의 각 각 다른 환자가 그 요일 일정 시간에 매주 방문한다는 설정입니다.

예를 들어 극본상 월요일 10시에 오는 로라는 1편, 6편, 11편.. 이렇게 출연하고 현지 방송일도 매주 월요일입니다. 그래서 더 리얼  느낌.


월요일에 오는 로라

는 마취과 의사이면서 지적이고 뇌쇄적인 매력이 있지만 성장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자관계에서 반복됩니다.


치료자인 폴에게 그 (전이) 감정을 행동화하면서 계속 뻐꾸기를 보냅니다.

폴은 치료자와 환자 로라와의 거리를 적절하게 조절하는가 싶지만 어느새 로라는 폴과 그의 아내의 틈새를 파고 들어가게 됩니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상대방의 주의를 끌고 유혹하는데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붓고 스스로를 위기에 처하게 하는 로라는 히스테리성 성격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화요일에 오는 알렉스는

과도하게 자신만만하고 늘 최고만을 추구하는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입니다.

마초의 결정판인 알렉스는 어린 시절부터 역시 마초적이고 최고만을 생각하는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습니다. 정상(normal이 아니라 best)이 아닌 것을 혐오하고 무시하는 성격을 가지고도 나름 잘 살아오다가 비행 작전 중에  실수로 어린이들 머리 위에 폭탄을 떨어뜨리고 나서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상한 거 아니냐며 폴에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초반 세션 동안 말만 그렇게 안 했지 '니가 최고라고 듣고 왔는데 나 좀 어떻게 해봐. 왜? 안 돼? 너 그것밖에 안 돼?'를 온갖 표정과 행동에서 충분히 전달되게 구현합니다. ^^


네. 그렇습니다. 화요일 알렉스 시리즈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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