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JINism Jul 03. 2015

사진이 즐거우려면 가벼워야 한다.

기괴한 카메라 펜탁스Q 시리즈 이야기

 안녕하세요? 무진군입니다.

 카메라 장비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무진군은 니콘과 펜탁스로 촬영을 합니다. 그냥 가격과 카메라의 특성에 대해서는 차지 하고 미니멀리즘이 녹아 있는 카메라.. 그리고 최신의 여러 카메라 메이커의 방향성과 다른 독특한 카메라를 만드는 펜탁스의 철학을 한번 논해 볼까 합니다.


 펜탁스는 과거 Auto110이라는 괴이한 카메라를 만듭니다. 담뱃갑 크기의 아주 조그마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말이죠. 1979년에 현재의 포서드/마이크로 포서드의 원형인 110 필름 시리즈를 쓰는 Auto110 그리고 후속으로 Auto110 슈퍼를  판매합니다. 물론 135mm 필름 바디의 소형화로 인해 36년 전 나왔던 이 카메라는 후속 기종 한 개를 제외하고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사진은 제가 저작권이 없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이후 미러리스로 제작되는 K-01을 제외하고는 펜탁스 Q 시리즈가 등장을 하게 되는데, 콤팩트 카메라 정도의 센서(Q/Q10)를 채용해서 RAW 파일 촬영 플래시 슈지원 등을 하는 마그네슘 바디로 등장합니다. 처음 Q 시리즈가 나올 때는  "센서리스"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센서가 없다) 일반적인 135mm의 풀사이즈/ APS-C(크롭)/그리고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에 비해 턱없이 작은 센서를 달고 나옵니다.


센서 크기 정리 ⓒJe hyuk Lee

 요즘은 센서가  1/2.3인치 수준의 스마트폰도 나오니.. 사실 스마트폰과 비등한 센서 크기의  보잘것없는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펜탁스 Q 시리즈를 쓸 바에 폰카를 쓴다..라는 게 일반적이지요. 그렇다면, 폰카 수준의 센서를 갖고 있는 것을 왜 굳이 사용해야 하느냐? 센서 크기가 촬영의 대부분이 전부로 인식할 수도 있겠지만.(센서가 크면 비싸니까요).. 의외의 곳에서 Q 시리즈의 철학은 콤팩트 카메라와 스마트폰과 다른 노선을 걷습니다.


센서 크기가 작으면 나쁜 카메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니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들 중에 풀프레임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은 대부분 "아웃포커싱"에 대한 것이 많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풀프레임의 장점 중에 극히 일부이며, 장점이자 단점도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라고 하시겠지만, 배경을 정리하는 장점이 있는 대신에 단점은 배경을 살리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조리개를 센서(촬상면)가 작은 카메라보다 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접사" 촬영을 할 때 두드러지는데, 심도 확보를 위해 F8~16까지 조여야 하고 더 많은 빛의 양과 조명이 필요하게 됩니다. APS-C(크롭 바디)의 장점이기도 한데, 더  극대화되는 것이 더 소형의 스마트폰 카메라나, 콤팩트 카메라가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콤팩트 카메라의 장점이기도 합니다만, 또 다른 단점은 바로  최적화된 렌즈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이지요.

 

 예를 들자면, 줌렌즈나, 접사 등의  최적화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이것은 콤팩트 카메라에선 슈퍼 줌과 슈퍼마크로기능 등으로 해결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RAW 촬영과 외부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는가?.. 에서는 하이엔드급 콤팩트 카메라에서 가능합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하이엔드 급의 콤팩트 카메라는 무겁고 큽니다. (어디까지나 스마트폰, 펜탁스 Q시리즈  대비입니다.)


 작은 카메라다 보니 일반 소형 Speedlight만으로도 중형 조명 효과를 내면서 심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이기도 합니다.(아마도 펜탁스 Q시리즈의 철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 외에도 편리한 점이 있는데 바디(200g 충전지와 메모리 포함)+렌즈(가장 무거운 렌즈가 90g)=300g 미만의 무게와  크기입니다. 15-45mm 망원 줌 같은 경우 (135mm 환산 약 70-200mm) 2.8 조리개 고정 렌즈인데도 불구하고 90g이니까요.(소위 말하는 캐논 백통의 화각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dslr의 70-200mm 2.8 고정 렌즈의 무게는 1Kg 내외입니다.)


왜 굳이 펜탁스의 Q시리즈를 작가는 예를 들어  이야기하는가?

 작년 11월에 후속기가 나오고 왕창 가격이  떨어졌을 때  장난감처럼 구입해 왔던 게 Q7이란 Q시리즈의 제품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말하는 "센서리스" 돈 값 못하는 카메라의 탈을 쓴 장난감. 이란 표현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심도가  확보되며 조리개를 열 수 있는 작은 센서의 카메라가  필요해서 구입을 했던 것 이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 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보정으로 올려보는 아름다웠던 가을의  조각들입니다. 저는 렌즈를 현재 하나만 쓰고 있습니다. 5-15mm의 135mm 환산 화각 약 24-70mm 의 줌렌즈 하나지요. 삼각대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을 하곤 하는데, 삼각대도, 멘프로토의 pixi라는 모델을 씁니다.(무한도전 등에서 잠깐 나왔었죠?) 삼각대+렌즈+바디+필터 3장 정도 들고 다니는데 1Kg이 안되더군요. 무거움이 사라진 사진 촬영은 자유를 줍니다. 아주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 했다랄까요.


ⓒ 2014 Je Hyuk Lee

 펜탁스 Q시리즈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성능의 바디경쟁이 아닌,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진 생활도 나쁘지 않다라는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펜탁스의 Q시리즈의 성능은 요즘의 웬만한 바디 보다 떨어지고, 돈값 못한다 라는  평가들처럼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최신 고성능의 바디가 소재가 아닌 특이한 포지션의 바디이기 때문이죠.


 센서가 작아도, 렌즈가 많지 않아도.. 못 찍을 사진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굳이 스펙상 되지 않는 여러 가지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배경을  정리하는 방법은 "아웃포커싱"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그럼 이제 슬슬 결론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장비가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좋은 장비는 조금 더 후반 작업을 줄여 주는 결과를 보여 줍니다.

 다시 모든 장비는 적절한 사용을 위한 포지션이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럼 Q시리즈는 추천할 만한 좋은  카메라인가?라는 질문이 있다면, "좋은 카메라는 맞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에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시리즈가 많은 분들이 모르는 카메라일 수도 있고, 극단적인 센서 크기가 장/단점이 한번에  존재하는 카메라 이기에 하나의 예로 들으며, 펜탁스라는 회사의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도 맞습니다. 또한, 스펙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드림으로써, 많은 카메라 메이커의 스펙 전쟁과는 다르게 자신의 카메라를 아끼고 최적의 용도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예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결론은  하나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펜탁스 Q보다는 다들 좋으시죠?
(제가 쓰는 것이 Q 시리즈 중엔 신형이지만요.)
즐겁게 자신의 카메라로 보는 세상을 조금 더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무겁고 갖고 다니기 힘든 카메라는 촬영전에 힘을 다 빼서 즐겁지 않게 됩니다.
적당한 수준의 크기와 무게, 그리고 결과물을 보여 주는 카메라 라면,
충분히 사진에 대해 즐길 준비가 되어 있으신 것 입니다.


지름신은 훠이훠이~ :D


                   이 글에 포함된 글과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 2015 Je Hyuk lee 입니다.






 다음 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뵙겠습니다. 펜탁스 Q7로 촬영한 사진은 작가의 블로그 Blog.MUJINism.com에 방문하시면 더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진 & 카메라라는 이름의 폭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