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ETF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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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미국 금융시장에 다소 생뚱맞은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의 AI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2019년 5월 2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AI로 운용되는 액티브인덱스 ETF 두 개를 상장한 것이다.
상장된 ETF인 NYSE: QRFT는 S&P500 지수를 enhance 하는 것을, NYSE: AMOM은 S&P500 모멘텀지수를 enhance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액티브인덱스 ETF 이다. 딱 1년이 지난 지금 위 AI ETF 들은 다음과 같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NYSE: QRFT의 경우 상장 이후 1년동안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를 (토탈리턴/보수차감 후 기준) 11.60%p 아웃퍼폼하고 2배가 넘는 샤프비율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NYSE:AMOM 의 경우도 S&P500 지수를 11.50%p 아웃퍼폼하고 약 2배의 샤프비율을 기록했다.
피어 ETF인 블랙락, 골드만삭스 등의 액티브 인덱스 ETF 들과 비교해보아도 압도적인 성과이다. QRFT는 같은 카테고리에서 2위인 골드만삭스의 GSLC보다 1년동안 10%p 이상 좋은 성과와 2배 이상의 샤프비율을 기록했고, AMOM 역시 2위인 블랙락의 MTUM을 6.6%p 앞섰고 샤프비율도 1.4배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대형주 고배당 컨셉의 액티브 인덱스 ETF로 2020년 2월 27일에 상장된 Qraft AI Enhanced U.S. Large Cap High Dividend ETF (코드명 NYSE: HDIV, 국내증권사 해외주식 HTS에서는 코드명 HDIV 검색하면 된다) 의 경우도 아직 기간은 짧지만 미국 대형주 고배당 ETF 그룹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은 위의 AI ETF들이 AI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추출된 운용전략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자동화된 데이터 전처리 시스템 + 딥러닝 기반 자동 운용전략 추출 시스템을 통해 위의 AI ETF 들은 한 달도 안되는 시간에 제작과 테스트가 완료될 수 있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이러한 AI 시스템을 통해 5명의 인원이 1달동안 최소 5개의 액티브인덱스 ETF를 제작할 수 있는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운용사의 경우 하나의 액티브인덱스 ETF를 출시하기 위해 주니어퀀트 포함 5~10명의 인원이 투입되어 6개월~1년의 시간이 걸린다.
기존 퀀트 운용방식은 크게 데이터처리->전략리서치->주문집행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데이터처리 단계에서는 복잡한 금융 데이터를 시뮬레이션을 위해 바이어스가 없도록 잘 처리하고 / 전략리서치 단계에서는 처리된 데이터를 이용해 alpha source를 리서치하고 포트폴리오 전략화시키는데 굉장히 많은 리서치 인력이 투입되며 / 만들어진 퀀트 전략들에 대한 대규모 매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장충격 최소화를 위한 복잡한 주문집행(트레이딩)도 필수적이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액티브인덱스 ETF를 양산하기 위해 각 단계들을 모두 AI 시스템화 하였다.
이를 위한 전체 시스템 구조는 다음과 같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심플한 구조로 복잡한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다. 그래야 이를 자동화할 수 있다.
S&P 글로벌, Refinitiv(구 톰슨로이터)와 같은 데이터벤더의 금융데이터는 바로 쓰기가 매우 어렵다. 생존편향 바이어스(상장폐지 종목의 정확한 처리) 및 미래참조 바이어스(3분기 기업실적이 실제로는 4분기에 발표가 되었는데, 3분기에 들어가 있다든가 하는) 등을 제거하는 작업과, 주식의 M&A, 유상증자, 상장 및 상장폐지, 재상장 등의 이벤트를 정확하게 전처리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들어간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데이터처리 시스템은 GPU로 가속된 병렬연산작업을 통해 이러한 전처리 작업을 자동화해준다. (https://youtu.be/bsxUPNTSDjA)
데이터처리 시스템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서 저장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이를 전처리하고 정리하여 여러가지 뷰로 투자유니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예를 들어, "특허관련 최종 공시가 나온지 2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기업"과 같이 투자유니버스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투자전략을 간단한 python 코드 몇 줄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즉, 이런 투자전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자동으로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이 시스템은 API화되어 있으며 곧 독립된 솔루션으로 대형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AI 리서치 시스템의 핵심은, 투자전략의 자동추출이다. [투자유니버스(U) 자유도] * [데이터(X) 자유도] * [함수 형태 (f) 자유도]가 곱해진 엄청난 크기의 서치 유니버스는 바둑의 서치 유니버스보다 훨씬 방대하다. 이 방대한 서치유니버스 안에서 확률높은 후보를 좁히고, 후보들을 자동으로 백테스트/포워드테스트하여 최종적으로 투자전략을 추출하는데 있어 적절히 엔지니어링된 딥러닝 모델은 상당한 성과를 보인다. 딥러닝을 통한 투자전략의 자동추출은 2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1) 팩터팩토리
팩터팩토리는 초과수익의 가능성이 있는 기본 패턴을 AutoML 기술 등을 적용하여 자동으로 탐색하는 시스템이다. nVIDIA DGX 서버 1대 기준으로 인간의 개입없이 하루에 10개 이상의 패턴(팩터)을 찾아낼 수 있다. 전기는 많이 소모하지만, 높은 급여는 안줘도 되고 이직도 없다.
*팩토리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크래프트 뉴스레터를 참조
https://www.qraftec.com/research/2020/6/14/qraftnbspai-quant-series-001-factor-factory
2) 전략팩토리
팩터팩토리를 통해 찾아낸 팩터들은 독립된 소스가 아니기 때문에 선형결합보다는 비선형 결합모델로 구성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전략팩토리에서는 팩터팩토리에서 자동으로 추출된 팩터들을 비선형적으로 조합하여 비선형 자산가격모델을 만드는 형태로 최종 투자전략을 찾아낸다. 팩터팩토리를 통해 더 많은 팩터들이 누적될수록 전략팩토리에서 점점 더 정교한 자산가격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3) 넥스트 밸류 ETF의 사례
가치팩터, 즉 가치투자의 성과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가치투자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산업구조에 맞춰서 설계된 밸류에 대한 측도가 잘못되었을수도 있다는 연구가 힘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가치투자는 장부가치와 시가총액을 비교하여 투자한다. 그러나 장부가치는 자산-부채 회계 시스템 하에서 자산에는 주로 유형자산만 계상되고, 무형자산은 측정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용으로 처리되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치팩터가 힘을 잃은 원인이라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정보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형자산보다는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기업의 실제 가치에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 장부가치 중심의 가치 측도가 맞지 않게 된 주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아마존에게 보유한 물류창고(유형)와 배송시스템(무형)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지를 상상해보면 쉽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인풋데이터로 R&D 비용, 마케팅 비용, 조직관련 selling, general, administrative expense, 특허 issuance 등을 사용하여 정확한 무형자산 측도(즉 함수 f)를 알파팩토리를 통해 자동으로 추출하였고, 이를 통해 가치투자의 성과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된 Qraft AI Enhanced Next Value ETF는 2020년 10월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한 주문집행(execution) 시스템의 역사는 매우 길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화된 주문집행 시스템은 VWAP, TWAP, IS 등의 사전에 정의된 룰베이스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세계최초로 주식 개별 종목의 틱데이터에 딥러닝 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한 AI 주문집행시스템 LOXM 을 발표하여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고, 곧이어 골드만삭스도 AI 주문집행시스템을 개발하여 테스트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역시 주식 틱데이터에 딥러닝 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한 AI 주문집행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이를 세계최초로 신한금융투자에 제공하여 상용화하였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이를 내부용으로만 사용하고, 외부에 제공하지 않는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상대적으로 늦게 개발에 착수하여 그사이 발전한 최신 AI 강화학습 모델을 적용할 수 있었다. 알파고에 쓰였던 DQN 모델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JP모건의 LOXM과는 달리,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보다 최신의 에이전트 기반 강화학습 모델을 응용하여 주문집행의 성과를 크게 끌어올렸다. (https://youtu.be/o3m6Ewjc7Lw)
2018년 말에 증권사 딜러와 AXE에게 같은 (KOSCOM에서 랜덤하게 생성한)대형주 포트폴리오를 주고 누가 더 싸게 포트폴리오를 시장에서 살 수 있는지를 5일간 대결했던 AXE Challenge (총상금 1억원 / nVIDIA, 신한은행, KOSCOM, PwC 후원)가 열렸다. TV에 생중계된 이 대회에서 AXE 시스템은 증권사의 인간 딜러를 큰 차이로 제압했다.
AXE는 2020년 3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법인 주문집행에 적용되었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이 위탁한 약 3천억원의 주식주문을 AI 로 처리하였으며, VWAP 대비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20년 5월 기준)
이러한 AI 주문집행 시스템은 개별종목의 가격, 거래량 뿐만 아니라 체결내역, 지정가 호가 등을 포함한 틱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여 최적 주문집행 전략을 탐색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액티브인덱스 뿐 아니라 모든 금융상품의 대량거래에 따른 거래비용을 최소화하여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마켓임팩트가 큰 초대형 펀드 또는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하는 펀드에서 그 효과가 크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최근 AI 주문집행시스템 AXE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클라우드 솔루션 형태로 패키징하고 있음을 밝혔다. 클라우드 솔루션화가 완성되면 모든 금융기관이 API 연결을 통해서 자사 서비스에 AXE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메신저 플랫폼 기업이 호가창 기반의 복잡한 주문 UI를 가진 MTS를 없애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Apple 5천만원 어치 좋은 가격에 사줘" 같은 자연어 또는 음성 명령 기반의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UI/UX 가 확산되면 지금과 같이 호가창을 보면서 주문가격, 시장가/지정가 선택 등이 필요한 복잡한 MTS는 금새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세계 최대의 GPU 기업인 엔비디아는 최근 전세계 AI 스타트업 중 30개를 선정하여 특별 지원하는 inception premier 프로그램에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를 선정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이고, 전세계에서도 금융분야 AI 기업으로는 최초이다. (다른 선정기업들은 대부분 유니콘이거나 이미 Apple 등에 인수된 유명 AI 스타트업이다.) 선정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GPU가 많이 소요되는 자율주행, 비전 쪽의 AI 기업이 대다수다. 엔비디아가 금융분야의 첫 프리미어 회원사로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를 선정한 것은 AXE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침투하게 되면 nVIDIA 의 GPU 역시 금융기관에 많이 팔릴 것임을 예상한 포석일 것이다. (주문집행의 경우,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실시간 동시처리 능력을 요구하며, AXE는 학습과정 및 추론과정에서 많은 병렬 GPU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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