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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Oct 11. 2018

두근두근 몽골여행, 고비의 가을은 어떤 맛일까?

두근두근몽골원정대



영하 5도

울란바타르에 겨울이 시작된 10월 어느 날, 고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몽골로 떠났다.





몽골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 ‘고비의 여름은 가을이다.’







여름이면 숨이 턱 막히는 건조함과 뜨거운 햇살, 4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가진 고비사막에서 연중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라는 이야기다.







울란바타르에서 중고비를 지나 남고비의 모래언덕 홍고링엘스 까지의 거리는 1000km. 우리는 포장 600km 비포장 400km. 왕복 2,000km의 먼 길을 5박 6일간 달렸다.






여행 중 만나는 솜(마을 개념의 작은 행정구역)에서 여행자와 유목민은 ‘노마드’라는 동등한 자격으로 만난다. 잠깐의 눈맞춤. 다시 각자의 길을 떠나지만 그 순간의 만남은 소중하다. 고비여행에서 솜은 여행자에게 휴식과 보충의 의미 외에도 이런 두근거림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울란바토르를 떠난 지 3일째, 우리는 드디어 몽골의 최남단 고비의 언덕 위에서 검푸른 알타이산맥과 대비되어 밝게 빛나는 모래사막 '홍고링엘스'를 만났다. 모래사막은 반짝이며 동에서 서로 끝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가을이라 해도 고비의 한 낮은 덥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높은 모래언덕을 올라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해를 바라본다.






어스름한 해 질 녘 거친 땅을 달리는 자동차가 만들어 내는 흙먼지는 고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수증기 같고, 안개 같고, 구름 같은 하얀 신기루는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심포니







지평선은 먼데 달은 가깝다. 아득한 대지의 어깨를 좁게 느껴지도록 만든 커다란 보름달. 고개를 돌리니 반대편에는 같은 크기의 해가 지고 있는 비현실적인 초원의 풍경.







여름에는 10시에 해가지는 몽골도 가을에는 6시 반만 지나면 주변이 어둑해진다. 가을이라 해가지면 제아무리 고비라 해도 제법 쌀쌀하다. 몽골 가을여행에는 따듯한 옷과 방한용품이 필수다.





별과 함께 보낸 긴 밤이 지나고.










반대쪽 지평선이 밝아 온다. 우리의 일상에도 매일 해가 뜨지만 고비 여행에서 만난 4번의 일출은 특별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초록을 잃지 않은 고비의 초원, 이래서 가을 고비를 여름이라 했나 보다.






바람이 불고, 춥고, 먼지가 일고, 음식이 안 맞고, 씻지도 못하니 불편한 자연여행. 또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하루하루, 사람과의 계획된 만남이 아니고 자연을 대하는 일이니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여행이었다.





애초 계획은 모두 바뀌어버렸지만 계획표대로 시작해서 끝나는 여행에 두근거림 따위가 있을 리 있나.







하지만 우리는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 근처의 여행자 캠프가 아닌, 우리가 원하는 풍경에서 서쪽으로 저물고 동쪽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했다. 밥을 먹고 세수하고 이빨을 닦고 찾아간 곳에서 절대 만날수 없는 하늘과 땅, 빛과 어둠이 섞이고 반전되는 매직 아워의 순간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가을 고비 여행은 어떤 맛일까?







해 질 녘 홍고링엘스 차가운 모래 위에 앉아 나눈 따듯한 커피의 맛.






낮의 열정과 밤의 냉정이 공존하는 우리의 가을 고비 여행은 두근두근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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