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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법 통과한 P2P금융, 내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지난 10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P2P금융법)이 11월26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었다.


온투법에는 금융회사가 P2P대출에 연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자,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고 시장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산업 발전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금융회사와 P2P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협업은 우리들의 금융생활에 어떤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이미 10년 이상 P2P금융이 괄목할 성장을 만들어 온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조사해 보았다.  


세계적으로 P2P금융은 기존에 성장하지 못했던 중금리대출을 활성화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2005년 세계 최초의 P2P금융기업이 등장한 영국과 가장 선진 시장인 미국의 경우, 정부와 금융회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P2P금융기업과 협업해 중금리 대출 공급을 활성화시키고 서민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1. 영국 사례


1) 영국기업은행(British Business Bank : BBB)  

영국기업은행(BBB)은 펀딩써클, 레이트세터 등 P2P금융에 정책 자금을 투자해 영국 내 중금리대출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bit.ly/38PH4wL)

영국기업은행(BBB)은 영국정부가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은행이다. BBB는 2013년3월부터 현재까지 P2P금융기업  펀딩써클(Funding Circle)이 취급하는 대출에 총 1억 6500만 파운드(한화 약 2,430억원)를 투자했다. 2018년에는 영국 소재 소상공인 대출에 투자하는 1억 5천만 파운드(한화 약 2,200억원) 규모로 추가 정책 자금을 설정했다. 펀딩써클(Funding Circle) 외에도 2013년 마켓인보이스(MarketInvoice)에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20억원), 2014년 레이트세터(RateSetter)에 1000만 파운드(한화 약 150억원)를 투자하는 등 여러 P2P대출 플랫폼에 정책적으로 투자해 중금리대출을 활성화 시켜 나가고 있다.


2) 유럽투자은행(The European Investment Bank)


유럽투자은행(The European Investment Bank) 도 2019년4월  펀딩써클(Funding Circle)이 취급하는 대출에 1억 유로(한화 약 1,32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부터 2500만 유로(한화 약 330억원)가 추가적으로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3)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역시 2019년 7월, 영국의 P2P금융기업인 렌더블(Lendable)에  2억파운드(한화 약 2,933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4)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P2P 투자 허용


영국은 또한 2016년 4월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P2P투자를 할 경우,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민간에서 중금리대출의 자금이 공급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책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와 같이 ISA에 제도적으로 편입된 이후, 영국의 P2P금융시장 규모는 2016년 1분기 1억 7000만 파운드(한화 약 2,516억원)에서 2017년 1분기 2억 6000만 파운드(한화 약 3,770억원) 규모로 1년 만에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루어냈다.  



2. 미국 사례   


1)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Greenwich Associates)의 금융기관의 P2P 투자 조사 리포트


미국의 금융산업 컨설팅 회사인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Greenwich Associates)가 2018년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4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21개 기관이 이미 P2P 대출에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투자한 응답자의 43%가 개인 및 소상공인 신용대출 전략의 일환으로 P2P금융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아직 투자하지 않은 53개 기관 역시 30%가 현재 투자를 심사하고 있거나 분석 중이라고 응답, 금융기관들이 P2P 대출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설문조사에는 운용사 52개, 연기금 17개와 컨설턴트 5명이 참여했다.   


2) 피어아이큐(PeerIQ)의 P2P 대출 보고서


소매금융 전문 데이터 회사인 피어아이큐(PeerIQ)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P2P 대출을 기초 자산으로 한 유동화 자산의 발행량이 481억 달러(한화 약 57조원)에 이른다.  이 유동화 자산의 인수자는 연기금과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정부 기관의 정책자금이나 연기금, 공제회의 자금이 P2P금융으로 투입될 수도 있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박재성 혁신성장본부장은 지난 3월18일 열렸던 국회 임팩트금융포럼 세미나에서 P2P금융이 정책 금융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에서 자금이 공급되어 중소기업 자금 조달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연구원 박재성 혁신성장본부장이 국회 임팩트금융 포럼에서 정책 금융이나 공제회 자금을 P2P 대출에 투자하면 자금의 사회적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 P2P금융에 대한 포용적 규제 적용 <> 기존 금융기관 중소기업 대출 거절 시, P2P플랫폼으로 인도 의무화 <> P2P를 적격 지원대상 선별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책 금융 레버리지 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영국기업은행(BBB)과 펀딩써클 협업 사례와 같이 P2P대출자가 투자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등이 일정 비율로 대응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란우산공제, 중소기업공제 등 공제회가 P2P대출의 투자자로 참여한다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2020년은 전세계 최초의 P2P금융 제정법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시행되는 첫해다. 지난 4년 여 간 산업의 초석을 다져온 한국 P2P금융산업이 기존 금융기업들과 협업으로 금융에 어떤 혁신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게 될 지 벌써부터 큰 기대가 된다.


끝으로,


많은 사람들이 ‘금융회사의 P2P 대출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개인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금융회사의 P2P 대출 투자는 여러 해외 시장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 조직을 갖추고 있어,  투자하고자 하는 P2P금융사의 심사평가모델은 물론 채권 관리부터 서비스 운영 전반, 내부 통제 및 보안 등까지 철저히 분석하고 감사한 후 투자를 결정한다. 금융회사가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대출 심사와 운영, 내부통제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는 회사라는 검증이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이렇게 전문가들이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만큼 간접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보호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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