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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우 Sep 21. 2015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 해시태그로 고객과 놀다

“잠깐의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하시나요?” 아마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바로 떠올릴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어 버린 시대이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이미 스마트폰의 세계가 되어버린 지하철에서 쉽게 느낄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손바닥 위에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 스낵컬쳐(snack-culture)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등장하였다.


시사매거진 2580 "더 짧게, 더 얕게"편을 꼭 한 번 참조하시라

http://www.imbc.com/broad/tv/culture/sisa2580/clip/index.html?list_id=3167268



또한 ”인간의 뇌는 글자보다 비주얼을 6만 배나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사람들 중 40%는 단순 글자보다 비주얼 정보에 더욱 잘 반응한다.”과 같이 비주얼 콘텐츠의 효과와 관련한 많은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의 대중화, 스낵컬쳐와 맞물려 최근에는 비주얼 콘텐츠 중심의 소셜미디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중 대표 매체인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11월 이미 트위터의 사용자를 넘어설 정도로 급부상중이다. 따라서 기업들도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에 속속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만약 새로운 SNS, 인스타그램 활용을 고민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주목하라. 


첫 번째, 당신의 기업에 진정으로 적합한 서비스인지 생각해 보라.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기업들의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 참조는 될 수 있지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때는 각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기업이 업(業)과 부합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기업의 메시지가 멋진 사진으로 공유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라. 


두 번째, 잘 찍은 사진만이 인스타그램 운영의 전부가 아님을 명심하라.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기업의 담당자들은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사진을 먼저 기획하고, 사진작가들 또는 그에 준하는 실력자들을 찾고 있다. 물론 국내 사용자들에게 촬영한 사진을 다양한 필터를 통해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주는 앱으로 인스타그램이 먼저 알려지긴 했지만 잘 찍은 사진만으로는 기업의 소셜 홍보 채널로 역할을 다하기는 부족하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남자친구의 손을 잡아끄는 여자친구의 뒷모습 사진 시리즈로 유명인사가 된 사진작가 무라드 오스만(Murad Osmann)의 인스타그램 계정(http://instagram.com/muradosmann )을 참조하라. 결국 기업의 인스타그램에서도 잘찍은 사진보다 업에 충실한 컨셉과 스토리가 우선이다.  


세 번째, 인스타그램 혼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적다. 이제 사람들의 취향이나 특성에 따라 SNS도 잘게 쪼개져 이전과 같이 주류 SNS를 규정짓고 논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각 소셜미디어 매체는 대체재가 아니라 이제는 서로 보완재로서의 고객 채널을 구성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확보된 기업의 소셜미디어 채널들을 고객에게 일관된 브랜드의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연결지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 전체 메시지에 부합하는 소셜미디어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스타그램의 역할도 정의하라.


인스타그램이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금 재조명받는 것이 있다. 바로 해시태그(#)이다. 해시태그는 ‘#특정단어’ 형식으로 구성된다. 특정 단어에 관한 콘텐츠라는 것을 표시한 기능이다.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이와 관련한 콘텐츠를 모아서 볼 수 있다. 


초기에 해시태그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그들 그룹의 콘텐츠를 구분 짓기 위해 스스로 사용했다. 샌디에고 화재 사건 발생 시 관련 콘텐츠에 해시태그 #sandiegofire를 활용하여 같은 주제의 콘텐츠를 모으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9년 트위터는 사용자들이 먼저 쓰기 시작한 해시태그를 공식 서비스로 지정하였다. 지금은 트위터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시태그는 트위터를 지나 페이스북에 이르러 본래의 사용 의미와는 다르게 콘텐츠 본문과 반하는 반전의 재미로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도 고객들과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콘텐츠의 반전과 잉여의 재미를 부여하는 데에만 활용하고 있었다. 최근 이 해쉬태그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닌, 감성과 재미가 담긴 고객들의 관심과 경험을 연결하는 해시태그의 사용이 늘고 있는 점을 주목하자. 


사람들은 그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일상적인 정보를 공유하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심 없는 이야기가 자신의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도배가 되고 역으로 자신의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SNS 피로도가 증가했다. 이에   음악, 예술, 사진, 동영상 등 특정 정보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버티컬 관계연결의 요구 커지게 되었다. 해쉬태그는 관심의 키워드 중심 연결이 가능하기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해시태그의 활용은 아직은 효과적이지 않다. 대부분 #브랜드명‘, ’#제품명‘의 해시태그로 해당 브랜드나 제품의 사진 또는 연관된 사진을 수집하는 단순한 활용에 그치고 있어 그 효과 또한 미비하다. 


해시태그를 활용할 때 주의할 점. 먼저 그들의 놀이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명심하자. 기업도 놀이의 룰에 따라 해시태그의 재미를 담아야한다. ‘#먹스타그램(음식 주제)’, ‘#맛스타그램(맛집 주제)’, ‘#멍스타그램(애견 주제)’, ‘#셀스타그램(셀카 주제)’, ‘#인스타굿(좋은 기분)’ 등 많은 신조어들이 해시태그에 등장하고 있음을 살펴라. 브랜드나 제품명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재미적 요소를 담아 짧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해시태그에 트렌드 키워드나 캠페인의 메시지를 담는 것도 유용하다. 

닛산은 전기자동차 ’LEAF‘의 경제적인 장점을 알리기 위해 ’#6xcheaper'를 활용하였다. ‘LEAF'가 휘발유 차보다 6배나 경제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택시로 변신한 ’LEAF'는 ‘#6xcheaper'를 포함한 콘텐츠를 선별하여 무료로 태워주었다. 


제품의 사진,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진만을 강요하지 말고 사용자들이 이미 촬영하고 있는 주제를 활용하라. 지정된 식당에 방문해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25센트(약 270원)가 남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부되는 비영리단체 ‘더 런치박스 펀드(The Lunchbox Fund)’의 피디(Feedie)앱의 사례를 참조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등장하는 ’스타벅스 레드컵‘을 2013년 ’#스타벅스레드컵‘, 2014년에는 ’#2014레드컵‘ 해시태그를 활용하여 사진이벤트를 진행하였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정적으로 등장하는 스타벅스 레드컵을 만난다면 고객들은 자발적으로도 신기한 컵을 촬영하고 싶어 할 것이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준비한 해시태그를 고객들에게 알려주면 끝! 고객의 놀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처음 기업이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였을 때, 또는 시작하려고 준비할 때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 바로 고객들이 기업과 관련하여 이미 사용하고 있는 해시태그와 사진의 주제이다. 기업이 주도적으로 해시태그를 만들고 사진 수집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찾아낸 해시태그와 사진의 주제에 살을 붙이고 재미를 더해 놀이로 만들어 내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업(業)에 충실한 주제로 대화의 폭을 줄여 그들의 관심과 경험에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행하여 놀이에 참여하라. 고객들의 관심과 경험을 연결하는 고객 관심사 중심의 놀이터를 만들어라. 소셜 웹상에서 기업은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역할이지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 이글은 'IBK가 만드는 중소기업 CEO REPORT' 8월호에 송고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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