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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예담 Aug 21. 2021

회사 vs 직원, 1127일간의 전투

전투의 서막

이 이야기는 100% 내가 겪은 경험담으로, 제목과 같이 한 회사에서 1127일간 체험한 이야기이다.


지옥의 문이 열린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18.7~19.1월 

1부 : 지옥의 문을 닫으니 새로운 지옥의 문이 열리다!     


1-1. 뒤늦게 들어간 회사를 퇴사하다.


난 또래 친구들보다 졸업이 늦었고, 자연스럽게 취직도 늦었다. 집에서는 안정적인 공무원, 공기업을 선호했지만 배웠던 전공을 살리고 싶어 여러 대기업에 지원했고, 3번의 도전 끝에 대기업 한 곳에 입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만한 회사였기에 부모님도 좋아하셨고, 주변의 축하도 많이 받으며 입사했지만 6개월 만에 첫 사회생활에서의 쓰디쓴 좌절감을 맛보았다.


일과 위치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슴 따뜻한 구성원들 덕분에 “일이 힘들어도 사람이 좋으면 버틸 수 있어”라는 말을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예상과는 달리 더 오래 있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머나먼 지역에서 고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쳐갔고, 어느덧 임계점에 다다른 나를 볼 수 있었다. 


결국 배치받은 후 약 9개월 뒤 난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시 취준생, 아니 백수가 되었다. 처음엔 지옥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고 좋았지만, 그 기분은 2주를 넘지 못했다. 


동기들이 있는 단톡방은 열심히 울려대며 서로 간의 업무와 회사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한가로이 공원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했다. 모두 열심히 일을 할 시간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되뇌며 다시 취업준비에 돌입했다. 주변에서는 좀 쉬고 다시 준비를 해도 늦지 않다고 했으나 그러기엔 내 나이와 주변의 시선을 감내하기엔 나의 멘탈이 견디기 어려웠기에.


도서관과 집, 자소서 작성, 인적성 준비의 삶을 반복한지 얼마 안 되어 괜찮은 사기업 두 곳과 공공기관의 채용전형에서 서류-필기까지 합격하며 면접까지 가게 되었다. 그리고 사기업 1곳, 공공기관 1곳의 합격을 이루어냈다. 그때가 퇴사한 지 3개월이 좀 지났을 무렵이었다.




1-2. 재취업에 성공하다.


아직도 생생하다. 나보다도 백수에서 벗어난 나를 자랑스럽게 여긴 부모님의 표정을... 그리고 사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공기관으로 마음이 굳어진 난 사기업 입사를 포기하고 공공기관에 입사를 결정했다.


이곳은 대학생 시절 교환학생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계약직으로 짧은 기간 근무한 이력이 있던 회사였다. 과거에 같이 근무했던 분들이 계셔 입사 당일 “정규직으로 왔다” 인사를 드렸고, 다들 축하해주셨다.


2주간의 짧은 입사 교육 이후 나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부서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같은 부서에는 과거 나와 함께 근무했던 A도 있었다. 계약직으로 일할 당시에도 사이가 괜찮았기에 앞으로의 회사생활에 잘 안착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며, 나 스스로를 행운아라 여겼다. 


그러나 이러한 상상은 한 달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부서 배치 이후, A는 내가 예전에 알던 그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상했다. 이유 없이 불친절하고 나를 깎아내렸다. 이토록 함부로 대하는 것은 군대에서도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광경이었다. 


그래도 처음엔 견디고 비위를 맞춰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노력을 하면 할수록 나의 자괴감과 그의 무례함은 반비례 곡선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이렇게 약 한 달을 지내던 중 결국 난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되었고, 결국 폭발하고야 마는데...


Edge of Tomorrow


감정의 폭발이 Edge of Tomorrow의 실사판으로 이어질지 알지 못했다.



영화 Edge of Tomorrow 소개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류는 그에 대항해 전 세계 군대가 모두 연합한 연합군인 연합방위군(United Defence Force, UDF)을 창설한다. 


방위군의 정훈장교였던 육군 소령 빌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가 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가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죽었다가 또 다시 살아나는 것. 외계인과의 접촉으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히게 된 것이다.


톰 크루즈는 전투를 승리할때까지 죽었다 깨어나는 것을 반복하며 같은 전투를 수백번을 치르게 된다.


*이 글은 위윌 자조모임 정회원 휴직맨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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