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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Aug 22. 2015

고고밴이 바꿀 물류 패러다임

9월 한국 진출하는 고고밴코리아, 기대 요인과 과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점령했습니다. 온디맨드(Ondemand), 혹은 O2O(Online to Offline)라는 키워드도 등장했죠. 스마트폰 앱만 열면 숙소가 생기고, 음식을 배달받고, 택시가 도착하며, 세탁물을 건네받는 시대입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글로벌에서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점했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이용자와 소호 사업자의 연결입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빠르고, 검증된 사업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이용자)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획득했죠. 이러한 온디맨드 기업들은 더 좋은 사업자를 확보하기 위해 평점과 리뷰를 통한 선의의 경쟁 구도를 만듭니다.

평점으로 사업자를 구분짓는 에어비앤비

한국에서는 '직접 고용'이라는 형태도 등장하고 있죠. 대표적인 곳이 배달의 민족과 온디맨드의 속성을 일부 갖고 있는 소셜커머스 쿠팡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월 250만 원, 쿠팡은 월 260만~350만 원의 급여를 주고 정규직 라이더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온디맨드 기업은 고고밴입니다. 고고밴은 수많은 형태의 퀵서비스 사업자(운송 기사)와 고객을 '앱'으로 연결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고고밴은 차주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2013년 7월 13일 홍콩에서 시작한 서비스다. 고객이 고고밴을 통해 배송을 요청하면 10초 내로 회신을 주고, 근처에 있는 화물차를 GPS로 연결해 배송 업무를 진행한다. 홍콩에서 3만5000대의 제휴 차량을 확보하며 배송 시장의 60%를 점유했으며, CNN이 선정한 ‘가장 핫한 아시아 스타트업 10’에도 꼽혔다. 이후 싱가포르, 대만에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고고밴에 등록된 차량이 8000대를 넘어섰으며, 대만에는 6000대 이상의 오토바이가 고고밴을 통해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 로켓배송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온다...'고고밴'

9월에는 한국 지사(고고밴코리아)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고밴코리아가 내세우고 있는 여섯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운송 거리를 기준으로 한 가격

2. 24시간 365일 운영

3. 주문 고객과 최적의 위치에 있는 운전 기사 연결

4. 운전 기사 위치 확인

5. 고객 평가

6. GPS를 기반으로 한 배송 예약


고고밴만 밀어주는 이유가 뭔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고고밴에 대한 취재와 정리를 해왔습니다. 정말 많은 숫자의 온디맨드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는 시기에 고고밴에 대한 세번째 글이죠. 이를 아는 분들은 의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기사

로켓배송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온다...'고고밴'

고고밴이 로켓배송을 뛰어넘었다니?


고고밴은 앞서 설명한 온디맨드 서비스의 가치에 더해 열악한 시장 환경을 바꾸고자 하는 데에 비전이 있는 회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퀵 서비스' 하면 떠오르는 건 불친절하고 바쁜 택배 기사 아저씨와, 배송 퀄리티가 먼저 떠오릅니다. 택배 기사의 수입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고객의 불편함도 가중되고 있죠.


택배기사의 열악한 처우, '인력 이탈' 속출(TBS 방송)

고고밴이 바라본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지난 7월 만났던 고고밴의 창업주 스티븐 렘(사진)은 "운전 기사에게는 안정적인 일거리를 제공하며,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죠. 그때 들었던 이야기를 조금 더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미국 유학 시절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객의 필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배웠고, 고고밴을 만들었습니다. 콜센터를 통해 퀵서비스를 부르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연결이 결렬되기도 했죠.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초반에는 와츠앱으로 기사를 모았고, 이후 고고밴이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운전기사를 연결한다고 끝나는 건 아닙니다. 친절하고 안전한 배송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더욱 친절하고 편리한 배송을 위해 오전 6시에 기사들을 교육하고, 오후 5시에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고밴은 수수료 0%를 내세우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고객, 운전기사에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죠.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수수료 0%를 내세웠지만, 모든 수수료를 없앤 건 아니었죠.


*관련 기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수수료 제로” 발표를 해석하기


고고밴의 설립 목적은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한 것'에 있습니다. 이용자에게는 최적의 운전 기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운전 기사들에게는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접점을 연결한 스타트업이죠.


최근 만났던 한 지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더군요.

어느 날 눈이 많이 쌓인 날 퀵서비스를 계속해서 요청하는 데도 아무도 오지 않더군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콜센터에 계속해서 전화하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계속 기다리다가 실버 택배 어르신 한 분이 배송을 해주시긴 했습니다만, 이러한 상황에서 고고밴과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과제도 있습니다. 운송 기사들에게 얼마나 많은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몇년 전 SK가 내트럭이라는 서비스를 출범하고 기사들의 많은 환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보장해주지 못했죠. 결국 이 산업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고고밴코리아가 시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1)운송 기사들을 많이 확보해야 하며 (2)기사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많은 기업, 시장을 연결해야 하고 (3)이용자에게는 편리하고 친절한 배송을 해줘야 합니다. 이 세가지 과제를 해결한다면, 한국의 운송 시장에서 고고밴이 차지하게 되는 비중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뜻깊은 도전이 결실을 거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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