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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웅 Feb 22. 2019

한국형 에꼴42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동적 세부요소에 대한 고민없는 기술중심주의 단상

한국형 에콜42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우리나라에도 '한국형' 에콜42를 만든다고 합니다.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본질과 동적인 세부요소가 아닌 어느 시점의 스냅샷을 가지고 베껴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애자일 세미나에서 언급된 말입니다. '성공은 유연하고 패턴이 없기 때문에 따라하기 힘들고, 스냅샷을 따라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공하는 것은 계속 변화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기술교육을 기획, 운영한 직접적 경험과 실리콘밸리의 부트캠프, 에콜42에 대한 간접적 경험을 바탕으로 개진한 개인적 의견입니다.


'한국형 에콜42에는 학습경험, 경험디자인, 애자일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1. 자율성이 피어나는 문화를 설계해야 한다.

흔히들 에콜42의 핵심을 자율성 기반의 학습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십여년동안 수동적인 학습이 익숙한 교육생을 ‘자율적으로 학습하세요’라고 지시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형을 하려면 한국에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율적인 학습이 가능한 컨텐츠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율적인 인터랙션이 오갈 수 있는 여러가지 고안이 장치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트레이닝, 서로의 질문을 독려하는 분위기 장려 등을 통해 자율성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고도화하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교육생들은 이전의 학습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만다. 기술학습은 요소의 배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잘 이어지게 하고 완결의 경험의 연속으로 성장하게 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학습경험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율성이 피어나는 문화를 설계할 수 있다.


2. 피드백이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된 에콜42에서는 교육생의 수에 비해 실제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인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피드백의 횟수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기술교육에서 비슷한 수준에서 주고받는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수준의 전문가가 주는 피드백이 문제해결과 성장에 아주 큰 실마리를 제공하곤 한다. 코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되었는지, 프로젝트의 과정이 잘 꾸려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피드백이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오퍼레이션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강의, 교육 오퍼레이션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이를 통해 점차 개선해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건강한 피드백 시스템을 만들어, 교육생 상호간, 교육생-오퍼레이션간 피드백을 주고받고, 이를 통해 시스템이 점점 발전하는 모양새를 가질 수 있다. 애자일한 접근이다. 에콜42가 현재의 모습이 있기까지는 이러한 피드백의 누적이 큰 작용을 했다. 피드백의 인터랙션과 누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역할을 애자일 전문가가 할 수 있다.


3. 기술전문가로는 충분하지 않다.

위에 언급된 내용들은 기술을 가르치는 강사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시스템이다. 오퍼레이션과 인터랙션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경험에 대한 전문가와 경험디자인, UX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시스템 설계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에콜42와 같은 프로그램의 핵심은 교육생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요소를 가르치고, 프로젝트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단계단계에 대한 치밀한 설계가 있어야 하고, 이 설계에는 어떠한 경험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팀 프로젝트도 단순히 팀을 꾸려서 과제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반드시 팀의 구성으로 구성원이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디테일한 요소반영이 요구된다. 이는 기술전문가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호작용의 전문가, 기술교육의 전문가, 교육 오퍼레이션의 전문가도 필요하다. 이들의 상호보완이 총제적인 경험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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