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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Dec 13. 2018

김재춘 소장의 《성공하는 모금 제안의 기술》

모금은 농사처럼 정직한 작업이다. 뿌린 만큼 거둔다.

"모금과 관련해 실무자들이 말하는 가장 큰 고역은 바로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269p


다음 달로 청년 NGO단체 설립 3년 차를 앞두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친절하게 다가왔다. 저자의 말처럼 활동 당시 큰 고민 중 하나가 '모금에 대해 주위에 물어볼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마 NGO단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고충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목차>
제1장 모금 제안 다시 생각하기
제2장 모금 제안 과정과 실전 기술
제3장 모금 제안서 작성 방법
제4장 모금 제안서 작성 사례
부록


저자는 이 책을 총 4장으로 나누었다. 1장에서는 과거의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2장과 3장에서는 실전 이론을, 4장과 부록에서는 예시 및 인터뷰를 통해 궁금했던 점들을 채울 수 있었다.


작가는 수십 년간 모금의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해온 전문가였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제대로 꼬집었다. 가령 "모금은 요구가 아니라 설득이라는 점이다.", "모금은 가치교환이다."라는 내용들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모금은 농사처럼 정직한 작업이다. 뿌린 만큼 거둔다."라는 내용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모든 것은 뿌린 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노력 없이 성공을 원하는 것이 가장 큰 욕심이 아닐까? 작가는 이러한 부분 역시 놓치지 않고 지적한다.


"가끔 '해 보아도 안되더라'하는 푸념을 하며 제안에 흥미를 잃고 중단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하지만 그들의 '해 보아도'는 10번을 넘지 못한다. 고작 10여 회의 제안도 안 하고 안 된다고 그냥 결론지어 버리고 포기한다." - 296p


그렇다. 모금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무엇이든 노력한 만큼 돌아오게 되어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한, 두 번의 실패를 끝으로 쉽게 포기한다. 문득 오래전 채현국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런 체계도 갖추지 아니한 채로 제안만 많이 한다고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까? 그건 또 아니다.


"제안서를 써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실무자들은 책상에 앉아 바로 사업과 단체 소개부터 쓰기 시작한다.(…)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소개서와 제안서는 다르다.(…) 제안서는 자신의 단체와 사업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기능을 넘어서, 상대방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설득하는 문서이다." - 123,4p


사실 이 대목에서도 나는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개서와 제안서가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제안서를 작성할 때마다 나는 단체 소개를 먼저 나열하곤 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놀랐던 사실은 모금 전문가인 작가도 하나의 제안서를 쓰기 위해 수십 개의 논문과 자료를 읽어본다는 사실이었다. 글을 뚝딱 하고 써낼 줄만 알았던 나의 생각이 오류였음을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아무리 오래 사색할지라도 제안서의 뼈대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이를 작가는 <비영리 삼단논법>이라 불렀다.

 

 1. 우리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
 2. 당신(제안 대상자)은 돈이 있다.
 3. 그 돈을 달라. 잘 활용하겠다.


대부분의 단체가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이런 좋은 일을 하는데, 돈도 있으니 기부를 해달라'는 맥락으로 제안서를 작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대 기업일수록 이런 제안이 많이 들어올 텐데, 아무리 좋은 동기를 가지고 수차례 제안한들 그들이 쉽사리 마음을 열까? 아니다. 결국, 우리는 기부자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전략까지도 연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이에 대한 수많은 실제 사례와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 느낀 점


이 책과 그의 강의를 직접 들어본 결과 저자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전문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전문가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자연스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서서히 그 반열에 오른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NGO 3년 차 새내기인 나로서 꼭 소장해야 할, 아니 저자의 말처럼 소장이 아닌 실무용 서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청년 NGO 단체로 거듭나기 위하여 이 책을 수시로 꺼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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