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영원한 노무현의 시대가 시작되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故 노무현 대통령
탈권위를 꿈꾸던 멋쟁이 대통령.
직원들과 맞담배를 피우고 사우나에서 벌거벗은 몸으로 국민들과 악수를 나누던 소탈한 대통령.
시대를 앞서도 한참을 앞서갔던 바보 대통령.
제 16대 대통령, 노무현
2009년 5월 23일,
그는 홀로 무거운 짐을 떠안은 채 우리들 곁을 떠났습니다.
한 장 짜리 짧은 유서만 남긴 채 홀연히.
그가 떠나고
남겨진 빈자리에는 수많은 의문만이,
국민들에게는 뒤늦은 후회만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18년 5월 23일,
오늘은 그의 9주기입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많은 게 변했습니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후계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그가 살아생전 못다 이뤘던 꿈들을 서서히 이뤄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기꾼부터,
혼이 비정상인 아바타 대통령,
대통령을 싸이코라 부르던 적폐 세력들은 모조리 죗값을 치르는 중입니다.
어쩌면 이 광경을 가장 보고 싶어 하셨을,
아니 언젠가는 반드시 이 순간이 올 거라 확신하셨던 故 노무현 대통령.
정작 그가 이 모습을 직접 보시지 못하시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2002년 여름,
故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 유시민 작가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노무현의 시대가 오겠어요?"
"아 오지요. 100% 오지요. 그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지요"
'노무현의 시대'가 반드시 올 거라 확신하던 유시민 작가의 대답을 듣고 이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것 같아요."
"후보님은 첫 물결이세요. 그 첫 파도가 가고 싶은 데까지 못 갈 수도 있죠. 근데 언젠가는 사람들이 거기까지 갈 거예요. 근데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야 뭐, 후보님이 거기 계시든 안 계시든 상관있나요."
"하긴 뭐, 그런 세상이 되기만 하면 되지, 뭐 내가 꼭 거기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
故 노무현 대통령도, 유시민 작가도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노무현의 시대가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그리고,
정작 그런 시대가 오면 그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까지도.
'노무현이 없는 노무현의 시대'
그가 떠난 후에야 국민들은 깨달았습니다. 그의 소중함을 말이지요.
우리 국민들은 故 노무현 대통령을 떠난 후에야 다짐했습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돌이켜보면 저도 누군가가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잊고 살다가 항상 떠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탈권위를 꿈꾸던 소탈한 대통령도,
만날 다투고 피하기만 하던 아버지도,
힘들 때마다 위로해주던 친구들도,
모두 저의 곁을 떠나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달았지요.
특히나 가장 소중한 사람을 외롭게 만들었다가 그들이 떠난 후에야 느끼는 공허함과 후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뒤늦은 후회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휘몰아칠 무렵 다짐합니다.
'다시는 후회하지 않겠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제가 어리석은 건지,
모든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은 각오를 금세 잊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는 중일 겁니다. 저도, 여러분들도.
마지막으로 다짐해봅니다.
앞으로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아무쪼록 우리들은 지금 그가 예측했던 대로 '노무현이 없는 노무현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국민들에게 남겨준 유산,
즉 그의 정신은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의 정신이 우리 국민들 곁에 함께하는 한 노무현이 없는 노무현의 시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떠난 날,
영원한 노무현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지금쯤 그는 어디선가 국민들을 바라보며 씁쓸하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짓고 계시겠지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바보, 노무현 대통령님.
이제는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더 이상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젠 무거운 마음의 짐 전부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쉬시길.
그리고 행복하시길.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