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보고 나온 후 이렇게 속상한 적이 있었나 싶다.
여전히 전시를 많이 보고 있지만, 부족한 생각과 글쓰기 역량으로 인해 글 쓰는 것을 멀리했다. 그런데 이렇게 속상하니 답답해서라도 글을 적게 된다.
휴일을 맞이해 근처 유원지도 다녀오고 자주 가는 동네 미술관을 방문했다.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초등학교 저학년쯤 된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방문해서 관람이 어렵다고 거부당하는 것을 보았다.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내가 동행해서 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론은 아는 사이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라 보호인이 될 수 없고, 관람 시 문제는 담당직원 책임이기 때문에 거부당했다.
규정을 따르고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며, 내가 섣부르게 행동한 것도 잘못이다. 그러나 미술관 안에는 관람객이 5명 미만이었으며, 전시장 안에도 직원들이 여러 명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아이들의 행동을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동네에서 제법 떨어진 곳까지 얼마나 기대를 하며 왔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너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
담당직원은 마지막까지 관람을 제지하며, 아이들이 입은 티셔츠에 적힌 ‘돌봄 센터’ 글씨를 보고 얘기했다.
“센터에서도 자주 오잖아요.”
아이는 바로 아니라고 반문했다.
오늘은 공휴일이다.
휴일에도 근무하는 부모님들의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미술관 관람시간은 평일/주말 보통 6시까지이다. 주말에도 부모님이 근무를 한다면, 아이들은 전시관람을 할 수 없는 것일까?
유선이나 부모님의 동의를 구할 방법이라도 찾아줬다면 어땠을까. 도슨트 시간에라도 맞춰 아이들과 동행해서 전시 관람을 도왔으면 어땠을까. 미술관에서 적어도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더라면 덜 속상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사는 지역 안산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다. 아이들도 다문화 가정 아이임을 알 수 있었기에, 이러한 거절이 혹시나 더 크게 느껴질까봐 더 미안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돌아서는 아이들 모습이 아른거린다. 부디 오늘일은 기억에 남지 않고, 예쁜 마음 잘 지키며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