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익한 종

by 정용수

길가 버려진

작은 들꽃이 되고서야

당신께 노래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아무도 봐 주지 않는 밤

홀로 피어나는 꽃처럼

나의 봉사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옥합을 깨뜨려 기름 붓던 여인처럼

나의 욕심도 깨뜨려

당신 앞에 온전히 겸손한 자

된다면 좋겠습니다


금 그릇 아닌

깨어진 질그릇의 삶으로도

당신이 주신 보화로 기뻐할 수 있는

오늘의 평화가 참으로 감사합니다


썩어지는 밀알들을 통해

이루시는 당신의 나라

그 나라에 나도 이젠

한 알의 밀알이고 싶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낮아짐이

당신 위해 썩어짐이

왜 이리도 소중한 행복인지요


내 영혼 회복시킨

당신의 사랑 앞에

난 항상

무익한 종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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