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인간의 자유를 세우다

앤 여왕법과 저작권의 탄생

by 띠띠리따띠뚜
세계 최초의 저작권법으로 평가받는 <앤 여왕법(Statute of Anne)>의 법령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저작권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문학, 음악, 연극 또는 예술 작품을 복제, 배포 및 공연할 수 있는 독점적이고 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


즉, 저작권이란 창작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오늘날의 저작권은 현대 사회의 근간 중 하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만약 저작권이 없었다면 인류의 문화 예술은 물론 심지어 경제와 학술의 발전 또한 매우 더뎠을 것이다. 개인이나 단체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현대 사회에서, 저작권은 바로 그러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기업들은 독창적인 기술과 디자인의 제품을 통해 수익을 얻고, 개인은 창작물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인류사에서 저작권이란 개념의 출현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작권 개념이 인류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했던 건 아니다. 근대 시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표현물을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했다. 이야기들은 음유시인들의 구전을 통해 원래 내용과 크게 달라진 채 전해지고, 그림 역시 종교적,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창작물들은 사회나 국가에 귀속되었고, 창작자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했다.


인류사에서 저작권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한 건 근대에 접어들고 나서부터다. 이 시기에 나타난 계몽주의 사조는 독립적이고 이성적인 자아라는 개념을 탄생시켰고, 사회 역시 자연스럽게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710년 영국에서 제정된 앤 여왕법(Statute of Anne)이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영국은 자국에서 출판되는 출판물들을 엄격히 검열했고, 출판권 역시 정부에서 허가 출판사들만이 독점하고 있었다. 영국의 지식인들은 정부의 검열과 독점적인 출판권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와 개개인의 출판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고, 더불어 당시 발생했던 출판사들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는 당시 군주였던 앤 여왕의 승인을 받아 기존의 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키게 된다.


앤 여왕법은 창작자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일정 기간 (최초 14년, 연장 14년) 동안 작가의 배타적 출판권을 허용했다. 이 법은 세계 최초로 저작권의 개념을 확립하고, 책의 저작권이 출판사뿐만 아니라 저자에게도 귀속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법안이었다. 덕분에 영국의 작가들은 정부와 출판사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각자의 사상과 예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 오늘날 영국이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전통을 이어온 데에는, 개인의 저작권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법적으로 존중해 온 배경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이후로도 저작권 개념은 널리 퍼지고 발전하며 인류사에서 예술과 기술이 발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예술가들은 도용당하고 검열당할 위험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발표했고, 기업이나 학자들 역시 자신들의 독창적인 발명품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세계적으로 자유, 민주, 인권과 같은 시민적 권리와, 과학 기술, 상업과 같은 경제적 성장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저작권의 중요성을 가볍게 여기고, 타인의 창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표절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이는 저작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위협이다. 저작권은 단순한 법적 권리를 넘어, 인류의 창의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탱하는 토대이다. 그것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가 누리는 문화와 사회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