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중용 읽기
지극한 성실함은 쉼이 없다.
쉬지 않으므로 오래가고, 오래가므로 넓고 두터워지며, 넓고 두터워지므로 높고 밝아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Therefore, the most complete sincerity is ceaseless.
Not ceasing, it is long-continuing. Long-continuing, it becomes broad and deep. Broad and deep, it becomes high and brilliant. Without any display, it becomes manifested; without any movement, it produces changes;
without any effort, it accomplishes its ends.)
우리는 종종 ‘한 방’을 꿈꿉니다. 단 한 번의 눈부신 활약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극적인 반전으로 단숨에 성공을 거머쥐는 드라마 같은 삶을 상상하곤 하죠.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어제와 비슷한 오늘이 반복되고,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듯한 지루함에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용』은 바로 그 ‘쉼 없는 반복’, 즉 ‘꾸준함’이야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위대하고 신비로운 힘이라고 말합니다. 지극한 진심(至誠)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바로 ‘쉼이 없다(無息)’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복리(複利)의 마법’과도 같습니다.
매일 아침 30분씩 책을 읽는다고 상상해 봅시다. 하루 이틀, 한두 달이 지나도 내 삶에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가 1년, 5년, 10년 동안 쉬지 않고 계속된다면(不息則久) 어떨까요?
처음에는 미미했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며 단단한 지혜의 증거(徵)를 드러내기 시작할 겁니다. 그 지혜는 점점 더 넓고 두터워져(博厚)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힘이 되고, 마침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높고 밝은(高明) 통찰력으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중용』은 이 꾸준함의 힘을 하늘과 땅에 비유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저 하늘은, 사실은 아주 작은 빛의 조각들(昭昭)이 무수히 많이 모인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작은 빛들이 쉼 없이 모여, 해와 달과 별들을 품는 무한한 하늘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은, 사실은 아주 작은 흙 한 줌(一撮土)이 쌓이고 쌓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흙들이 쉼 없이 쌓여, 거대한 산맥을 짊어지고 망망대해를 담아내는 광활한 대지가 되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것들은 모두 가장 작고 사소한 것들의 ‘쉼 없는 축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꾸준함이라는 평범하고도 위대한 마법입니다.
이 마법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마침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지는(無爲而成)’ 경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수십 년간 쉼 없이 건반을 두드려온 피아니스트는, 더 이상 악보를 보거나 손가락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의 손은 그저 음악 자체가 되어 흐릅니다. 그가 평생 쌓아온 꾸준함이, 그를 ‘노력’의 차원을 넘어선 ‘자연’의 경지로 이끈 것입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노력이 너무 작고 보잘것없게 느껴지나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의미 없게 느껴지나요? 잊지 마세요. 당신이 지금 딛고 있는 그 작은 한 걸음, 당신이 지금 쌓고 있는 그 흙 한 줌이야말로, 당신의 삶을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두텁게 만들어 줄 가장 위대한 마법의 시작이라는 것을요.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