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 명상 61 : 언어도단

5-7. 우파시바의 질문

by 김경윤

1069.

우파시바가 물었다.

“석가시여, 저는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큰 번뇌의 흐름을 건널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의지해 건널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널리 보는 분이시여.”

1070.

거룩한 스승은 대답하셨다.

“우파시바여, 무소유에 의지하면서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생각으로써 번뇌의 흐름을 건너라. 모든 욕망을 버리고 의혹에서 벗어나 집착의 소멸을 밤낮으로 살피라.”

1071.

우파시바가 물었다.

“모든 욕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유에 의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생각으로부터 해탈한 사람. 그는 물러남 없이 거기에 편안히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1072.

“우파시바여, 모든 욕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유에 의해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높은 상념의 해탈에 도전한 삶. 그는 물러남 없이 거기에 편안히 머무르리라.

1073.

“널리 보는 분이시여, 만약 그가 물러남 없이 여러 해 동안 거기에 머무른다면, 그는 해탈하여 청량하게 되겠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사람에게는 식별 작용이 있습니까?”

1074.

“우파시바여, 사나운 바람이 불면 불씨는 꺼져 버려 불이 되지 않는 것처럼, 성인은 몸과 마음에서 해탈해 없어지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1075.

“번뇌를 소멸해 버린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까, 혹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까? 성인이시여, 그것을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은 이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계십니다.”

1076.

스승은 대답하셨다.

“우파시바여, 번뇌를 소멸해 버린 자에게는 그것을 헤아릴 기준이 없다. 이렇다 저렇다 말할 만한 기준이 그에게는 없다. 모든 것이 깨끗이 끊어지면 논리의 길도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작은 명상>


학생 우파시바는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큰 번뇌의 흐름을 건널 수 없으니, 의지할만한 것을 가르치 달라고 간구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던 셈.

거룩한 스승은 대답한다. 그렇다면 무소유에 의지하라.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생각하라. 그것에 의지하여 번뇌의 흐름을 건너라. 이렇게 말하는 스승의 말이 고맙다. 상태만이 아니라 관점을 제공한다. 우리가 바라는 욕망, 갈등하는 의혹, 간절한 집착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 버려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아예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소유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렇다면 모든 욕망과 집착의 불을 끄고 해탈한 사람은 존재하는 것인가? 사라진 것인가? 스승은 대답한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논리의 길은 끊어졌고, 판단의 기준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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