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수리는 밤의 지배자이다. 큰 골격과 체구를 타고났으며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수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토끼, 고양이 등 작은 동물들은 물론이고 비둘기, 꿩 등도 사냥할 수 있어 배고픔을 모르고 살아온 수리였지만 어느 날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수리가 사는 곳에 최근에 참매 무리가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늘에서 적수가 없었고 오만하여 배고플때마다 일대의 짐승들을 거의 학살하다시피 하였다. 서로 활동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마찰은 없었지만, 참매 개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수리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짐을 꾸려 이사를 가기 전날 밤,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낸 고양이 치타한테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들렀다. 사연을 들은 치타는 심한 목감기에 걸려 말을 하지 못했기에 단 한마디를 나무에 새기고 사라졌다. 그곳엔 ‘유지경성. 위기는 곧 기회’ 한 줄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수리는 짐을 내려놓고 매일같이 매들을 연구했다. 밥은 어떻게 먹는지 잠은 어찌 자는지 새끼는 몇마리가 있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살폈다. 그러자 약점이 보였다. 매들은 견고한 보금자리를 만들지 않았다. 감히 그들을 사냥할 조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잠도 주로 나무 꼭대기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잤는데 이는 수리가 사냥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수리는 매를 사냥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실패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수리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어둠속에서 소리없이 나는 연습을 수없이 하여 ‘스텔스 비행모드’를 개발했다. 이로서 매의 밝은 귀를 속일수 있게 되었고, 수리는 곧 매들을 사냥하기 시작해 금세 배고픔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사냥할 수 있는 지역이 곱절은 증가하여 더 넓은 범위를 지배하게 되었고, 참매 무리에게 고통받던 짐승들에게 ‘구원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