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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땡책협동조합 Jun 03. 2019

소녀가 성장하는 환상소설,
부엉이 소녀 욜란드

박애진의 <부엉이 소녀 욜란드> 


"잊지 마라. 넌 인간의 아이지만 네 그림자는 부엉이라는 걸. 
삶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그림자가 널 도울 거야"


욜란드에게 부엉이 그리마가 하는 말입니다.


프롤로그는 마녀의 마법으로 시작합니다.


마녀는 흠이라도 있는지 꽃잎을 구석구석 살피며 솥 안에 넣었다.

“가장 고운 꽃잎만을 모아왔습니다요.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모두 오늘 피운 꽃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은?”

까마귀는 날갯죽지에서 소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른 머리카락을 꺼내 내밀었다. 마녀는 머리카락을 곱게 쓸더니 솥 안에 넣었다.

 “벚꽃가루.”
(10쪽)


욜란드는 인간의 아이이지만 온 부엉이의 어머니인 산솔부엉이 그리마의 보호 아래 벌판에서 자라납니다.

다른 부엉이 새끼들처럼 사냥을 하고 둥지를 만들면서요. 하지만 부엉이처럼 날개가 돋은 것도 아니고, 날아다닐 수도 없습니다. 욜란드는 야생에서 자란 소녀에 불과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움트다’라는 장에서는 매력적인 세계가 펼쳐집니다. 현실이 아닌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는데 각각의 요소들이 그 매력을 더해줍니다.


날개 길이만 욜란드의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산솔부엉이, 그리마. 온 부엉이의 어머니라는 ‘그리마’와 ‘약속 나무’, 태어나 자란 곳이 축복해 주는 날, 온 부엉이의 어머니만 갖는다는 시간의 그림자를 나는 날개가 있습니다.


욜란드는 인간이지만 시간의 그림자를 나는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의 그림자를 날아 본 미래는 어둡습니다.

벌판에 불이 날아 불에 피해 도망치지만 역부족이었죠.

그 미래를 보고 난 후 그리마는 의미심장한 부탁을 합니다.


욜란드의 나이 열여섯, 갑작스럽게 인간의 화살에 죽게 된 그리마. 욜란드는 그리마를 죽인 에드워드에 의하여 인간과 세상에 대해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욜란드는 사랑하게 될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과거를 찾아 여행하기도 하며 성장합니다.


반딧불이를 본 후 욜란드는 처음으로 온전히 자기 힘으로 그림자를 날았다.
그 전에 제대로 날지 못했던 건 그림자를 통해 답을 찾은데 아니라,
원하는 답을 그림자에서 찾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억지로 이끌지 않고, 어둠에 몸을 맡기고 날며 자기 운명을 보았다.
그림자에서 그녀가 본 사람이 눈앞에 서 있었다.
그리마도 셰퍼드를 이렇게 한 눈에 알아보았을까?(131쪽)


'움트다, 만나다, 섞이다, 돌아보다, 날다, 깃들다'라는 독특한 제목의 장을 통해 욜란드의 성장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흔히 환상소설 하면 모험에 뛰어든 남자 주인공이 동료들과 고난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욜란드는 주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한 뼘씩 커가는 소녀입니다.


이 소녀가 가는 여정을 함께 하시겠어요?


박애진의 [부엉이 소녀 욜란드]입니다.




송지영 "환상문학, SF소설 리뷰"

환상문학과 SF소설을 좋아합니다. 

친구 덕분에 알게 된 환상문학과 SF소설을 친구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을 통해 알게된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하며 잘 알려진 작가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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