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패키지여행이라면?

by 은혜

지난주 3대가 함께 일본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부모님 효도여행, 내 생일 기념, 결혼 10주년 기념, 신랑의 남은 연차 소진 등 여러 이유들을 모아 모아 퉁쳐서. 하하.


해외를 패키지로 간 건 처음이었는데, 오호! 요 짜인 스케줄대로 따르는 게 나에겐 딱이다 싶었다.


문득, 인생도 이런 패키지여행과 같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딱딱 정해져 있는 일정이라 일단 몸과 맘이 편하고, 이미 인증된 멋있고 맛있는 곳만 가겠지.

맞닥뜨리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도 주요 여행지처럼 감탄과 흥이 폭발하는 자리일 테고, 거기까지 가는 여정도 관광버스 안처럼 달콤하고 편안한 휴식 같겠지.

낯선 이들과도 암묵적인 배려가 넘치고, 인생 선배는 인솔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자상하겠지.


이거 뭐야, 완전 유토피아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패키지여행은 '선. 택. 권.'이 없는 여행이라는 점이 떠오른다.


천상병 시인은 인생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이라 했고, 나태주 시인 역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라 했는데... 여기서의 소풍과 여행은 응당 '자유여행'이었나 보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라는 말처럼, 각자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내 선택에 의해 모든 결과가 만들어진다. 즉, 인생은 자유의지가 충만한 자유여행이라는 게 기본값이므로, 선택권이 없는 패키지여행에 빗댄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쩝...


완전무결해 보이는 패키지여행보다 효율이 떨어져서, 이리저리 선택하다 이리저리 치일지라도 나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재미있게 살아내야지. 그 시행착오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 말하는 인생이 되자며.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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