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는 연습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Shklovsky)의 오스트라네니(Ostranenie) 미학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가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Shklovsky)는 '예술로서의 기법'(Art as Device)에서 '오스트라네니'(Ostranenie), 즉 '낯설게 하기'라는 개념을 주창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이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는 자동화 현상을 경계했습니다. 브리콜뢰르(Bricoleur)의 역량은 이처럼 세상이 합의한 사물의 고정된 '이름'이나 '용도'를 해체하여, 그것을 원초적인 형태와 물질 그 자체로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을 단순히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각'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자'를 앉는 도구라는 사전적 정의로만 받아들이는 대신, 그것을 '나무판자와 막대의 결합'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새로운 쓰임새가 발견됩니다. 사물의 기능을 지우고 형태와 물질 그 자체에 집중하는 낯설게 하기를 통해 아이의 사고 영역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으며, 이는 고착된 관념의 틀을 깨는 강력한 전략이 됩니다.
아이의 창의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사물의 이름을 지우는 대화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매일 쓰는 연필을 '지구에 처음 온 외계인의 보고서' 형식으로 묘사해 보는 에피소드는 아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이것은 끝에서 검은 가루가 나오는 기다란 나무 막대다"와 같이 용도를 배제한 묘사는 아이가 사물의 본질적 물성에 집중하게 만드는 창의성의 기초가 됩니다.
낯설게 하기는 삶의 생동감을 회복하여 익숙한 풍경을 예술적 경험으로 전환하는 지적 활동입니다. 안경을 '두 개의 투명한 유리알이 금속 다리에 매달린 도구'로 묘사하는 놀이는 아이로 하여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물의 질감과 형태를 새롭게 감각하게 합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정답을 출력하는 기계가 되지 않으려면, 이처럼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며 자신만의 새로운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안목이 필수적입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물 묘사 수수께끼'는 낯설게 하기를 현대적 기술로 구현한 훈련입니다. 인공지능(AI)에게 이름과 용도를 말하지 말고 오직 기하학적 형태와 시각적 특징만 묘사하도록 주문했을 때, 아이는 추상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사물의 외형적 속성을 유추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지식의 암기를 넘어선 지각의 확장이며,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매뉴얼에 길들지 않은 '야생의 눈'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사물에 붙은 낡은 이름표를 떼어내고 그 본질적인 물질성에 집중할 때, 아이는 주변의 모든 것을 자신의 창조를 위한 유연한 재료로 변모시킬 수 있습니다.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아이, 그 아이가 바로 인공지능(AI)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진정한 브리콜뢰르(Bricoleur)입니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과 레디메이드(Readymade)의 문맥 변주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기존의 사물을 전혀 다른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예술의 정의를 뒤바꾼 '레디메이드'(Readymade) 개념을 통해 현대 미술의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변기를 전시장으로 가져와 '샘'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사물의 본래 용도를 지우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방식은 아이들이 사물을 고정된 기능이 아닌 유연한 재료로 인식하게 하는 브리콜뢰르(Bricoleur) 교육의 핵심 원리와 일맥상통합니다.
사물의 가치는 그것이 원래 무엇이었느냐가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에 의해 어떤 문맥에 놓이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아이들이 집안의 물건을 골라 이름을 부르지 않고 형태와 질감으로만 묘사하는 활동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실험처럼 사물의 고정된 문맥을 해체하는 행위입니다. 안경을 유리알과 금속의 조합으로 설명하는 순간, 그것은 시력 교정 도구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조형적인 영감을 주는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합니다.
개념의 전환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아이들이 가져야 할 '질문의 품질'과도 연결됩니다. 인공지능(AI)에게 사물의 이름과 용도를 숨긴 채 기하학적 형태만으로 퀴즈를 내달라고 주문하는 과정은 사물의 외형적 속성에만 집중하는 고도의 관찰 훈련입니다. 아이는 인공지능(AI)의 추상적인 묘사를 들으며 '변기'나 '우산'이라는 단어 이면에 숨겨진 선, 면, 부피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며, 이는 사물을 다르게 보는 눈을 길러줍니다.
인공지능(AI)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분해하고 자신의 의도에 맞춰 재조립하는 능력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이 기성품을 예술로 승화시킨 과정과 같습니다. 사물의 이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놀이는 아이들이 세상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상에서 능동적으로 창조하는 주체로 변화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변주는 아이들에게 정답을 찾는 속도보다 '정답을 정의하는 힘'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줍니다. 외계인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묘사하는 훈련은 아이로 하여금 주변 환경에 지배받지 않고 환경을 다스리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이름 없는 잡동사니들이 아이의 상상력 속에서 위대한 발명품으로 변신할 때, 아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유일한 생존 전략인 주체적 브리콜라주(Bricolage)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 훈련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나침반을 제공합니다. 고정된 용도에 갇힌 엔지니어링적 사고를 넘어, 잔해를 모아 의미를 부여하는 브리콜뢰르(Bricoleur)의 시선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레디메이드(Readymade)처럼 혁신적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물의 이름을 지우고 그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창조자로 성장할 때, 비로소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진정한 인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 브리콜뢰르 만들기
Step 1. [활동]: 외계인의 사물 보고서
1.수집하기: 집안에 있는 평범한 물건 3가지를 골라 아이 앞에 놓습니다.
2.관찰하기: 그 물건의 '이름'과 '평소 쓰임새'를 잠시 잊기로 약속하고, 모양, 색깔, 질감을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3.나만의 기준세우기: '지구에 처음 온 외계인'이 되어 이름 대신 오직 시각적, 촉각적 정보로만 설명하는 규칙을 세웁니다.
4.활동하기: 안경을 '두 개의 투명한 유리알이 금속 다리에 매달려 얼굴에 걸치는 도구'라고 설명하는 식의 묘사 놀이를 즐깁니다.
5.코칭가이드: 아이가 물건의 이름을 말하려 할 때 '외계인 언어에는 그 단어가 없어!'라고 유도하며 고정관념의 벽을 허물어줍니다.
Step 2. [AI활용]: AI 사물 묘사 수수께끼
1.도입: 인공지능(AI)도 사물의 이름 대신 형태와 질감에만 집중하여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관찰 훈련을 시작합니다.
2.인공지능에 질문하기: 인공지능(AI)에게 특정 사물(예: 변기, 우산 등)을 지정한 뒤, '이 물건의 이름과 주요 용도를 절대 말하지 말고, 오직 기하학적 형태와 질감, 시각적 특징만 묘사해서 퀴즈를 내줘'라고 주문합니다.
3.결과 분석하기: 인공지능(AI)이 내놓은 추상적인 묘사를 아이와 함께 들으며 어떤 특징이 그 사물을 가리키는지 논리적으로 추론합니다.
4.결과 덧붙이기: 인공지능(AI)의 묘사에서 빠진 감각적인 부분들을 아이가 직접 덧붙여 더 완벽한 묘사로 완성해 봅니다.
5.교육적 마무리: 사물의 기능을 지우고 형태 자체에 집중하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무한히 확장해 보는 브리콜뢰르적 사고를 다집니다.
참고문헌
Duchamp, Marcel. The Writings of Marcel Duchamp. Edited by Michel Sanouillet and Elmer Peterson, Da Capo Press, 1989.
Shklovsky, Viktor. Theory of Prose. Translated by Benjamin Sher, Dalkey Archive Press,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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