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rika (2007)

파프리카 (2007), 곤 사토시

by Sue
































00. 앞서


영화 인셉션과 같이 '꿈'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보게 된 '파프리카'.


고객의 꿈속으로 들어가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혁명적인 dc mini라는 장치가 분실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장치는 정신 치료에 사용되며, 영화 제목에도 등장하는 '파프리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사람들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함으로써 환자의 불안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한다.



01. 초반부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티피컬한 애니메이션적 연출이 없고 구도와 장면 전환 등이 실사 영화와 비슷해서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이기에 표현의 한계가 없어 '꿈'이라는 비현실적 소재가 창의적이게 펼쳐졌다. 인셉션과 같은 '꿈'을 다루는 실사영화 다수보다 훨씬 자유롭게 표현 가능했던 것 같다.



특히 초반부에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연출이 계속 이어졌고, ‘꿈’을 시각화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린 구성이 돋보였다.


이 영화에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런 방식의 표현이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후반부 혼돈의 꿈 장면들 속에 숨겨진 사회적 상징들이다.







빌런이 사람들의 꿈을 억지로 하나로 합쳐버리면서 개개인의 내면은 완전한 카오스의 행진으로 변하고,

그 과정에서 현실과 꿈의 경계가 무너지며 각종 기괴(..)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시청각적 충격을 위한 장면인가 싶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이 장면에는 당대 일본 사회의 그림자가 투영되어 있었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실제로 해당 장면은 치솟은 중년층 자살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를 지나고 잃어버린 10년의 한 가운데에 있던 당시 일본 사회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 뒤에 나오는 장면들도 각각 성의 상업화, 노숙자, 히키코모리, 정치권력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02. 후반부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내가 방금 뭘 본거지?' 싶은 내용이 많았다.

클라이맥스를 지나고 점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논리적이지 않아서

초반부에 쌓아온 긴장감이 흐려지고, 초반의 신선함에 비해 마무리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일본 소설 중에 가끔 등장하는 불편한 성적 장면이 이 영화에도 (소설 원작이라 그런지) 존재했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파프리카'의 존재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로 비유하고, 그 나비를 못으로 박아놓음으로써 꿈의 자유와 희망의 상징을 억압하는 빌런을 강조한 것 같은데,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장면 후 아무런 서사적 해소 없이 그대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이 장면의 필요성과 메시지는 개인적으로는 설득되지 않았고 불편함만 남았다.



03. 결론은


파프리카는 실험정신과 창의성 면에서는 정말 높이 평가받을 만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인셉션'과 '이터널 선샤인'이 생각났는데, 그 두 실사 영화가 서사적 측면에선 더 몰입도가 높지만 꿈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장 다양하고 창의적이게 표현한 건 '파프리카'인 것 같다. 특히 ‘꿈’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화하는 방식이 정말 재밌었다. 시리즈로 제작되었다면 더 많이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곤 사토시 감독의 다른 작품, '퍼펙트 블루'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18화The Subst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