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 마이크로 원자로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공군이 유사 상황에 대비해 군사 기지의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취약하고 낡은 외부 민간 전력망에 의존하는 대신 기지 내부에 자체적인 초소형 원자로(마이크로 원자로)를 구축하겠다는 혁신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공군은 최근 군사 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초소형 및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업계에 정보요청서(RFI)를 공식 발행했으며, 이는 원자로 설계부터 인허가, 연료 공급, 건설 및 배치까지 모든 과정을 포함합니다. 미 공군은 이를 통해 알래스카 아일슨(Eielson) 공군기지 등 핵심 시설에 초소형 원자로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미 공군이 이처럼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 기지 내 원자로를 추진하는 이유는 현대전에서 가장 먼저 파괴되는 핵심 인프라가 바로 전력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와 요격 미사일로 가득 채워진 기지라도 외부에서 공급되는 전기가 끊기면 거대한 고철 덩어리 보관소로 전락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첨단 반도체 공장이 단 1초의 정전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멈춰 서는 현상과 동일하게 현대 하이테크 인프라의 공통된 약점으로 지적합니다.
사이버 공격이나 전자기펄스(EMP), 자연재해 등으로 지역 민간 전력망이 마비되더라도 군 기지는 계속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오프그리드(Off-grid) 생존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미군의 전략입니다.
미군의 이러한 전력망 독립 추진 움직임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초호황을 맞이한 한국 전력기기 업계에 훌륭한 전략적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전례 없는 인프라 대규모 개편을 진행 중이며,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대한전선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망 구축 능력을 충분히 입증한 한국 기업들이 향후 미군 기지 전력망 현대화 사업이나 초소형 원자로 연계 송배전망 구축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무기 체계라는 제한된 의미의 방위산업 수출을 넘어 동맹국의 핵심 군사 인프라를 한국의 뛰어난 전력망 기술로 지탱하는 새로운 차원의 안보 협력 모델이 개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결국 다가올 미래의 패권 경쟁은 누가 더 강력한 무기를 보유했는지를 넘어 누가 끝까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