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통해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수십조 원대 미국산 무기 구매라는 모순된 조건을 안게 되었습니다. 2030년을 목표로 전작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 드러났으나, 동시에 미국 측에 약 250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 규모의 무기 구매를 약속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미 상원 등 의회 핵심 관계자들은 한국의 국방비 지출 확대와 함께 2030년까지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영의 의사를 보였습니다. 전작권 환수라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선언 직후에 대규모 미국산 무기 구매 소식이 현지 정치권을 통해 먼저 흘러나온 셈입니다.
안보 전문가들과 시장 일각에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주도적인 작전 지휘권을 되찾겠다면서도, 실제 전쟁을 수행하는 핵심 무기 체계의 미국 의존도는 더욱 높이는 모순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내세운 조치가 오히려 미국 방위산업만 이롭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딜레마의 근저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충당해야 할 한국군의 현실적인 역량 부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작권을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인수하여 행사하려면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 능력과 원활한 지휘통제 시스템, 고도화된 다층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 필수 선결 조건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자산만으로는 단기간에 이러한 광범위한 연합작전 수행 역량을 완벽히 갖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2030년이라는 전작권 전환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부족한 핵심 안보 자산을 미국산 첨단 무기를 대량으로 도입하는 방식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규모 무기 구매 약속은 사실상 전작권 전환을 승인받기 위한 필수적인 진입 조건 혹은 대가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임시방편식 접근이 장기적인 한국군 구조 개편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작권이라는 명목은 한국이 확보하더라도, 실제 한반도 전장을 파악하고 적을 타격하는 핵심 체계를 미국 무기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독립적인 작전 지휘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군이 작전 지휘권만 보유한 채, 첨단 시스템의 운영과 유지보수, 정보 해석 등 핵심 기능은 여전히 미국의 주도 아래 놓이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국가 재정을 들여 얻어낸 전작권이 실질적인 독립 없이 형식적인 자주국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국산 무기 체계의 자립 능력을 강화하고 작전 수행의 실질적 독립을 달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