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즈음에

by 허진년

일흔 즈음에 / 허진년


환갑진갑 훌쩍지나 정신을 차려보니

인생칠십고래희

칠십사는 것도 드물었다는

고희古稀이로구나


마음따라 살아가라는

종심從心이라고도 하였으니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나잇살인데


헛꿈처럼 30년을

버티고 견뎌내면 하늘이 내린다는

100세를 볼 것이고


철마다 건강검진하고

보약에다 영양제 골라 먹으며

천년만년 살아낼 듯 챙기면

20년 남았고


맨발로 걷기하고 달리기 하고

금연에다가 금주하고 근육까지 키우며

알뜰살뜰 아껴쓰면 15년 남았고


삼시세끼에다

오첩 칠첩 반상으로 챙겨 먹고

생각 배우고 마음 다독이며

그냥저냥 쓰다보면 10년 남았고


대충대충

건강하다 자만하여

꼴리는대로 천방지축 생색내며

아차하다보면 5년 남는다


까딱하여

휘청하고 헛발디디다가

자빠지면 찰라이고


가슴 부여잡고

가뿐 숨을 몰아 쉬다보면

순간이 저세상이다


일흔즈음에

지나가던 누군가 소매를 잡아채어 묻는다면

무엇이라 하면 좋겠는가

작가의 이전글이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