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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Aug 22. 2023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바비>


어렸을 적 사람들은 각자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양한 장난감들은 그 당시의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도 공유를 할 수 있고 어쩌면 나만의 비밀을 털어놓을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던 다양한 장난감들 중에서 바비라는 인형에 대해서 모두가 들어봤을 것이다. 바비는 미국 마텔에서 만든 인형 시리즈로 현존하는 인형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시리즈라 할 수 있다. 금발의 머릿결, 날씬한 몸매를 가진 초반의 바비 시리즈에 비해, 최근의 바비는 다양한 직업과 인종을 가진 인형들로 출시가 되고 있다. 이런 인형이 출시가 된고 팔린다는 것은 사회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비>이다.



인형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은 어찌 보면 황당하고 다소 터무니없다고 보일 수 있다. 단순히 인형이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내에서는 확고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이 영화를 볼 때 어렸을 적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을 생각하며 영화를 관람하기를 바란다.






<줄거리>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 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전형적인 바비는 바비 랜드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바비 중에 하나이다. 바비 랜드에는 수많은 바비들이 있다. 의사 바비, 경찰 바비, 대통령 바비 등 바비들이 자신만의 직업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는 그곳. 그리고 바비는 그런 수많은 바비들 중에 한 명일 뿐이다. 그런 바비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고, 셀룰라이트가 생기는 등 이상한 현상이 생기자 바비는 마을에 있는 이상한 바비를 찾아가게 된다. 이상한 바비는 그런 전형적인 바비에게 현실 세계에서 전형적인 바비를 가지고 노는 누군가의 영향이라 말하게 되고, 전형적인 바비는 그런 이상 증후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로 가게 된다.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바비 랜드의 바비가 바라보는 현실 세계.






<장점>



              바비 랜드라는 바비의 세계            


영화에서 펼쳐지는 바비 랜드는 바비들이 살고 있는 상상의 공간


  현실의 바비는 단순한 인형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바비는 바비 랜드에 살고 있는 수많은 바비들이다. 이 영화에서 시각적인 요소는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바비를 연기하는 수많은 배우들은 어쩌면 현실에 보는 인형 같기도 하며, 그런 바비들이 살고 있는 바비 랜드는 정말로 어렸을 적 생각해 봤던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상상력의 집합체를 실제로 영화의 시각적인 요소로 구현해 놓으니, 관객들은 바비 랜드의 그 멋진 풍경에 순식간에 빠져버리고 만다. 비어있는 컵, 자동적으로 나오는 토스트기, 텅 비어있는 구급차 등 이상한 것들 투성이이지만, 어렸을 적 상상력은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고는 했다. 영화에서 바비 랜드와 바비들을 보면서 그 캐릭터와 세계가 어렸을 적 동심의 상상력을 끌어오기도 한다.                                          




              바비가 현대사회에서 나와 바라보는 시선            


바비와 켄의 여행. 그리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것은


 바비는 현대사회로 빠져나오게 된다. 그리고 바비 랜드에서만 살았던 바비는 현실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현실 세계에서 나오자마자 바비가 보는 것은 수리공들과 음담패설들이다. 여자들이 하고 있었던 일들을 남자들이 하고 있고, 바비의 몸매를 보고 남성들은 음담패설을 나누게 된다. 바비는 자신이 바라고 있던 샤샤를 만나게 되지만, 샤샤에게서는 현대사회의 여성들이 바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듣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사회를 바비라는 캐릭터를 끌고 와서 꼬집고 있다. 현대사회에 이상한 점들을 그리고 바비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여성상에 대한 분노를 영화 내에서는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바비, 그리고 켄 이 아닌 바비와 켄.            


켄 이 그저 켄일 수 있는 세계


 영화의 후반부, 켄 이 가져온 가부장적 철학에 무너지던 바비들을 전형적인 바비가 다시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자각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겪게 하면서 바비들을 다시 눈을 뜨게 된다. 이는 가부장적 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여성들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단순히 남성의 소유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후회하고 판단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하기의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영화에서는 켄에게도 메시지를 주고 있다. 바비 랜드에서의 캔은 그저 바비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이전 바비 랜드에서 켄은 그저 바비의 소유물과 다름이 없던 것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바비는 켄에게 깨달음을 안겨준다. 켄은 그저 켄이라는 말처럼, 남성도 여성의 소유물이 아니고, 여성도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모두가 공평하고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단점>



              현대사회를 너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바비가 나와 바라보는 현대사회는 너무 비관적이지 않을까


 영화는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이 영화가 너무 고발적이라 말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이 영화가 너무 비판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영화의 호불호를 나누는 것은 바로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세계는 총 2가지이다. 여성 중심의 바비 랜드와 남성 중심의 현대사회. 여성 중심의 바비 랜드에서는 남성은 여성의 소유품이고, 남성 중심의 현대사회에서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권한과 힘이 없다고 그려진다. 이 영화에서는 여성 중심의 사회도 문제로 보이고, 남성 중심의 사회도 문제로 보인다. 각 사회마다 무능한 남성과 무능한 여성들이 그려진다. 영화는 그런 평등과 성 관련 사상에 얼마나 민감한지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것이다. 마지막에 여성과 남성을 향한 공평한 메시지가 남아있어도,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차별과 사상의 차이는 이 영화를 깎아먺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결말. 인간으로서의 전환            


결말로 가서는 인간이 되는 삶을 선택한 바비. 그러나 왜


 이 영화는 중간까지는 잘 이어가다 켄랜드가 되고 나서야 메시지가 몰아닥친다. 영화에서 글로리아는 바비를 향해 장황한 연설을 한다. 그것이 전부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며, 여자란 무엇인지 바비를 다시 일깨우게 만드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 뒤로도 켄은 켄 만으로 되어야 한다. 바비는 인간이 되어도 된다. 등 다양한 메시지가 후반부에 집중해서 다뤄지고 있으니 관객들은 그 메시지를 따라가기에 벅차다. 특히 영화의 결말 바비의 결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치고 힘들어도 인간이 되고 싶다는 답이 나오지만, 관객들은 어째서 이 답이 나왔는지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 바비가 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지, 그 전조도 없었을뿐더러 바비가 없는 세상에서 바비 랜드는 어떻게 되는지, 켄과 바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풀어내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남겨지게 되었다.                                          






<평가>



한 줄 평 : 훌륭한 바비 랜드, 몰아닥치는 메시지


스토리 : 3/5

[후반부에 몰려있는 메시지. 조금만 중간 부분에 메시지를 나누어서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켄랜드에서 바비 랜드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려 보니, 관객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연출 : 4/5

[훌륭하게 표현한 바비와 바비 랜드. 바비들이 살고 있는 바비 랜드는 정말 인형들의 거주지인 것처럼 독특한 연출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바비들과 켄들의 모습과 그 연기도 이 영화가 얼마나 영화의 연출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작품성 : 3/5

[바비 그리고 켄, 이 아닌 바비와 켄]


총평 : 3.5/5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호불호가 나뉠 영화. 얼마나 현대사회를 민감하고 여유롭게 보고 있냐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취향이 나뉠 것 같다. 누구에는 여성을 성 상품화를 한 영화라고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남성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영화라고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어렸을 적 바비인형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남아있는 분이거나
현대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위치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영화 <바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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