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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Oct 29. 2023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그저 영화를 보고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얘기할 수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영화를 보고 작품 내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고찰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모든 방법이 옳은 것이다. 결국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모든 영화들이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기는 힘든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 영화들은 직관적인 영화의 내용 아래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방안으로 영화를 만들어나갔다. 작품의 심층적 의미를 분석하는 과정이 있기에 해석을 좋아하는 관람객들도 본인들만의 방법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그런 대중적인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어떨까. 직관적인 해석이 없이, 오로지 심층적인 의미들만 나열되어 있는 작품이 있다면 어떨까



오늘 소개할 영화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영화의 이름만 들어보면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영화라 생각할 것이다. 어떠한 교훈이 나오고 그 교훈을 토대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보이겠지만, 전혀 다르다. 이 영화는 감독의 세계관, 감독이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깊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대중성이 아닌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영화를 볼 때 이전 지브리 작품들을 생각해서 보는 것이 아닌, 이 작품의 내면에는 과연 어떤 요소가 숨겨져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관람하기를 바란다.






<줄거리>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 
그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는 탑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히토’는 사라져 버린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들어가고, 
왜가리가 안내하는 대로 이 세계(異世界)의 문을 통과하는데…!


마히토는  어머니가 화재로 불타 그 죽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미숙한 소년이다. 그런 미숙한 소년에게는 새로운 가정이 생긴다. 어머니의 동생과 아버지가 재혼을 하게 되며, 그 가정에서 마히토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런 마히토의 눈앞에 말을 할 수 있는 이상한 왜가리가 등장을 하게 되며, 그 왜가리는 마히토에게 마히토의 어머니가 살아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마히토가 새로 오게 된 장소에는 기이한 탑이 있는데, 그 안에 살아있다고 마히토를 꼬드기는 왜가리. 그러나 마히토는 그런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지만, 어머니의 동생 새엄마 나츠코가 탑으로 사라지자 그걸 쫓아가는 마히토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뛰어든 마히토의 성장






<장점>



지브리의 작화


여전히 대단한 지브리의 작화. 빵을 먹는 장면, 내장이 튀어나오는 장면 등


작품 내에서 보여주는 지브리의 작화는 여전히 대단하다. 한번 즈음이라면 봤을법한 작화의 퀄리티이며, 10년이라는 긴 공백기였지만 여전한 지브리만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었다. 작품의 곳곳에서 이전작품에서 보았던 지브리만의 특징들이 충분히 살아올라와 있으며, 작품의 배경, 인물들의 묘사, 다양한 생명체의 그로테스크한 모습 등등 수려한 작화를 영화 곳곳에서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동화풍의 이런 작화는 오로지 지브리만이 가능한 작화이며, 이런 작화를 오랜만에 보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심층적 분석이 필요한 영화. 해석하는 재미.


과연 이 존재들은 어떤 것일까. 어떤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할까.


이 영화는 이전 영화처럼 상업적인 영화는 아니다. 상업성을 포기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자체의 작품세계에 보다 집중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기존에 유명한 지브리의 작품처럼 간단하고 명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작품은 복잡하고 난해하기만 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아이가 기묘한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같은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작품에 나오는 대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이 영화는 해석이 다양하게 나뉠 수 있다. 누구는 이런 영화를 전쟁과 관련된 영화로 바라볼 수도 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달해 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관객들이 다양한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 생각한다.




성장을 위한 모험. 그리고 세계


미숙한 소년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영화에서 주인공 마히토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힘겨움을 겪고 있는 소년이다. 그런 소년은 여태껏 다른 지브리 영화들이 그랬듯 기이한 모험을 통해 성장을 하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을 극복해 내고 자신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을 그 모험을 통해 알게 된다. 미성숙한 소년이 모험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을 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기이한 모험을 관객들은 같이 따라가게 된다. 모험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주인공 마히토는 결국 선택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죽어버린 비참하고 끔찍한 세계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을 마히토는 알고 있다. 끔찍하고 잔혹한 세계라 해도 마히토는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보면서 관객들에게 영화의 이름처럼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물어보는 것 같기도 하다.






<단점>



영화의 시대적 배경


2차 세계대전의 전쟁과 관련된 아버지


이 영화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있다고 본다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바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폭격으로 인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다른 곳으로 오게 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의 동생과 다시 결혼을 하게 되며, 아버지는 군수공장을 차린다는 주인공 주위의 배경이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을 한다. 물론 해당 요소가 엄청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군수공장,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2차 세계대전 등등 이런 요소들은 영화의 초반부에만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전쟁과 관련이 없는 영화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예 이런 요소들을 배제하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이런 요소를 가져온 이유에 대해서 관객들은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찌 됐든 영화의 감독은 이 전쟁과 관련된 요소를 영화 내에 집어넣었으며 그것과 관련해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만 비쳐 보이는 편협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요소가 영화 내에 들어감으로써 사람에 따라 호불호적인 요소로 나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해석하는 재미.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난해함


직관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한 영화. 이전과는 다른 방향성


위에서 말했듯 이 영화는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난해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을 했다. 난해하다는 것은 해석하는 재미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냥 무작정 영화를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보게 된다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영화가 그저 복잡하고 어렵게 다가올 것이다. 이는 영화를 보는데 과연 해석하는 관점이 필요한가 라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화를 그저 대중적이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면 그런 직관적인 영화 내에서도 작품의 해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직관적인 영화에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석이 가능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영화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든 간에 명확한 점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해석하더라도 어느 정도 명확성을 가지고 있어야 사람들이 방향성을 가지고 해석이 들어가지만, 이번 영화는 그런 명확성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는 대중성에 있어서는 이전에 보았던 다양한 지브리의 작품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홍보의 문제. 감독의 마지막 은퇴작+작품의 제목.


과연 지브리의 마지막 영화일까?


이 영화는 홍보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 영화를 홍보할 때 일본에서는 아예 신비주의적으로 예고편이나 어떠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영화를 개봉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는 이 영화를 개봉할 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은퇴작이라는 말과 함께 작품의 제목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요소를 합쳐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 전 관객들에게 건네는 교훈과 같은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교훈과 같은 메시지는 담겨 있지 않으며, 작품의 제목은 작중에서 주인공이 읽는 책의 제목에 불과했다. 영화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홍보가 만들어놓았던 작품의 평가에도 큰 단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평가>



한줄평 :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세계 탐방


스토리 : 3/5

[호불호가 나뉠 스토리. 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맞춰져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세계에 대해서는 관객들마다 다른 해석의 영역이었다.]


연출 : 5/5

[지브리만 할 수 있는 영화의 연출. 지브리만이 할 수 있으며,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보지 못할 수준급의 애니메이션]


작품성 : 3.5/5

[대중성을 버리고, 감독 본인의 작품세계를 탐색할 수 있던 작품]


총평 : 3.5/5

[이전과는 다른 방향의 지브리 영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영화. 직관적인 요소가 적어 난해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난해한 요소들을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영화. 영화의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뉠 것 같다.]




만약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펜이거나 
지브리 영화를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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